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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비치니의 진공관 앰프 역사에 기록을 남기는 역작

조회수 2020. 1. 14.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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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 Yoshino EAR 509 MK2

EAR 509 MK2는 이름처럼 EAR의 509 파워 앰프의 2세대 버전으로, 오리지널이 발매된 1970년대 말 이후 25주년을 기념하여 2000년대 초에 발매된 25주년 애니버서리 에디션을 제품화한 모델이다. EAR 509는 하이파이 앰프로서도 유명세를 거둔 앰프지만, 프로 스튜디오에서 녹음 및 마스터링용으로 큰 성공을 거둔 앰프이기도 하다. 509가 성공을 거둔 것은 그리 비싸지 않은 진공관으로 남다른 회로 설계로 탁월한 사운드를 만들어냈으며, 산업용 기기로서의 튼실한 내구성까지 더해져, 음악성과 물리적 회로에서 파라비치니의 재능이 빛을 발한 EAR의 역사적 모델이 된 것이다.


509 MK2는 PL509라는 뮬라드가 개발한 CRT 전자빔 편향을 좌우하는 라인 출력용 5극관인데, 파라비치니에 따르면 구하기가 쉽고, 높은 내구성을 지닌 회로를 만들 수 있는 관이라서 선택했다고 한다. 여기에 자체 설계·생산하는 전용 출력 트랜스포머는 남다른 구조의 부품으로, 트랜스포머의 출력 측으로부터 피드백을 앰프 초단으로 되돌리는 글로벌 피드백이 아닌, 출력 트랜스포머 입력 측의 별도 탭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제작되었다. 자체 설계·제작한 전용 출력 트랜스포머 덕분에 높은 안정성과 내구성을 유지하되 피드백으로 인한 음질 열화를 억제할 수 있었다. 

외형적으로는 MK2가 되면서, 2개의 출력 트랜스포머 상단에는 크롬 도금의 커버가 씌워졌고, 두 트랜스포머 사이에 배치된 4개의 정류용 커패시터에도 크롬 도금의 커버를 씌워 시각적 통일감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섀시 또한 베이스 플레이트에는 크롬 도금 마감 처리에 EAR의 로고를 넣어 디자인적 세련미가 한층 높아졌다. 오리지널과 다른 또 하나의 차이점은 직접 조정 가능한 바이어스 캘리브레이션이 제공되어 조정 노브를 돌려 바이어스 상태를 안정되게 맞출 수 있도록 했다.


테스트에는 SCM100 PSLT New를 사용하고 프리이자 소스기기로 EAR의 Acute Classic을 사용했다. 흔히 진공관에서 기대하는 따뜻하고 유려하며, 고역의 달콤함이 듬뿍 담긴 사운드는 509 MK2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하이엔드 대출력 트랜지스터 앰프 같은 뛰어난 다이내믹스와 탄탄한 저음의 구동력을 기반으로, 눈앞에 거대한 음장과 무대를 그려내며 높은 투명도로 음상 속에 다양한 디테일을 하나하나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능력이 이 앰프의 진짜 묘미이다. 핀 포인트적인 칼 같은 포커싱과 안 길이가 깊게 쑥 들어간 심도 깊은 무대의 입체감은 모노블록이기도 한 이 앰프의 뛰어난 스테레오 이미징 능력을 드높여 주는 무기가 된다. -3dB 기준 100kHz, ±1dB 이내 기준으로 60kHz에 달하는 재생 대역의 응답 특성은 광대역 사운드로 투명하고, 스피디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이 앰프의 증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EAR 자체 설계·생산의 출력 트랜스포머 덕분으로 트랜스포머로 인해 고역이 깎이거나 대역 폭이 감쇄되는 일없이 와이드 레인지한 설계와 튜브의 성능이 그대로 사운드에 반영된 것이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나 존 루터의 레퀴엠 같은 대형 관현악 녹음에서 정말 거대한 콘서트홀의 입체적 무대를 넓고 투명하게, 그리고 뛰어난 선명도로 눈앞에 그려내며, 합창단이나 보컬 독창 같은 무대 위의 이벤트가 되는 사운드들도 또렷하게 그 속에 박아 놓았다. 단지 크고 입체적인 것만이 아니라, 보컬이나 그 속의 악기들의 기본 사운드가 되는 중역의 재생 능력 또한 매우 훌륭하다. 


높은 온도감보다는 적당한 중립적 색채로 쿨한 공간 분위기 속에 디테일하고, 세련된 중역 톤을 깨끗하게 들려준다. 색감과 질감은 트랜지스터 앰프들보다 훨씬 뛰어나서 진공관이 지닌 개성적 장점들을 느끼게 할 만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그러면서도 인상적인 부분은 흔히 진공관 앰프들에서 겪게 되는 고역의 히스 노이즈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뛰어난 미음을 들려주는 일부 진공관 앰프들의 경우, 스피커 가까이서 들으면 무음 상태에서 상당한 히스 노이즈를 발산하는데, 509 MK2에는 그런 요소들을 찾아볼 수 없다. 하이엔드 반도체 앰프들처럼 정숙하고 깨끗한 뒷 배경으로, 오히려 더 진하고 선명하게 또렷한 사운드로 콘트라스트 높은 음악을 만들어 내준다. 

저음과 리듬 표현도 훌륭한데, 마커스 밀러의 ‘Trip Trap’ 같은 베이스 연주 녹음을 ATC SCM100 PSLT New에서 스포츠카를 탄 듯,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능력을 보면 이 앰프의 저음 구동 능력을 금방 알 수 있다. 진공관 앰프들에서 떠올리는 부드럽고 끝이 풀어지는 자연스러운(?) 저음이 아니라, 다이내믹스와 하이 스피드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그런 저음을 큰 스피커에서 거침없이 끄집어냈다.


이 역사적인 모노블록 진공관 앰프는 진공관의 미학적 요소의 일부를 멋지게 끄집어내어 반도체적 힘을 더해 문무를 겸비한 결과물이다. 녹음에 담긴 음악적 감흥들을 정말 깨끗하고 투명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특히 3차원적인 공간 속에 펼쳐지는 투명하고 세련된 디테일에 다이내믹스가 높은 하이 스피드의 힘과 에너지가 더해진 사운드로, 파라비치니의 역량이 빛을 발한 하이엔드 진공관 앰프의 표본 같은 존재라 부를 만하다(성연진).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가격 1,890만원

실효 출력 100W 주파수 응답 3Hz-30kHz(+0, -1dB) IMD 0.2% 이하 댐핑 팩터 20 S/N비 94dB 입력 임피던스 25㏀ 크기(WHD) 30×16.5×23cm 무게 1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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