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하이엔드 오디오는 어떤 느낌일까

조회수 2019. 12. 19.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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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psilon PST-100 MKⅡ

그리스의 하이엔드 오디오를 제대로 만나 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리고 입실론의 등장은 이제는 그리스가 하이엔드 오디오의 변방이 아님을 입증해 주는 중요한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입실론은 특히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더욱 만족도가 높은데, 동사의 앰프들 중 유난히 이슈가 되는 모델이 바로 PST-100 MKⅡ 프리앰프다. 프리앰프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점은 극히 이례적이긴 하지만, 이 제품이 만들어 낸 사운드를 경험해 본다면 입실론의 내추럴 아날로그 사운드에 집중하게 된다.


제품의 외관은 지중해 스타일의 깔끔하고 두께감을 강조한 스타일로, 알루미늄으로 견고하게 제작되었다. 이 프리앰프의 경우 독특하게 전면 패널에 디스플레이만 심플하게 적용했고 볼륨이나 실렉터 등은 모두 삭제했으며 모두 리모컨을 통해서만 조정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PST-100 MKⅡ 프리앰프의 핵심은 바로 트랜스포머를 통한 어테뉴에이터 볼륨 제공과 진공관을 통한 라인단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어테뉴에이터 볼륨은 프리앰프의 생명과 같은 부품인데, 일반적인 저항을 사용하지 않고 트랜스포머의 탭을 내서 31스텝으로 볼륨을 제어하도록 했으며, 최고급 코어와 은 배선재를 통해 더욱 디테일과 깊이 있는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특히 트랜스포머 방식의 어테뉴에이터는 일반적인 저항 방식의 어테뉴에이터와 달리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근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이를 고집하는 브랜드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설정을 통해 패시브 모드와 액티브 모드로 전환이 가능하다. 세팅 방법은 볼륨을 0으로 하고 리모컨의 S 버튼을 통해 패시브와 액티브의 선택이 가능하다. 주의할 점은 액티브 모드에서는 위상이 반대이기 때문에 파워 앰프의 스피커 케이블 연결 시 +와 - 위치를 변경해 주어야 한다. 패시브 모드는 진공관의 회로를 거치지 않고, 입력 소스를 어테뉴에이터에 직접 연결해 재생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액티브 모드는 C3m 3극 진공관으로 구성된 회로를 통해 차별화된 성향을 추구하고 있다. 두 모드는 사운드 성향에서 차이가 있는데, 패시브 모드는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조금의 착색도 없다. 저역 임팩트도 차이가 있는데, 액티브 모드는 패시브에 비해 스피드하고, 게인이 높으며, 직진성과 하모닉 성분이 더욱 많다. 고역에 조금의 착색은 있지만, 가청 주파수를 넘어선 배음 영역이기에 영향을 주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번 리뷰에서는 PST-100 MKⅡ 프리앰프와 아일리우스 Ⅱ 모노블록 파워 앰프를 매칭하고, ATC SCM100 PSLT 스피커를 통해 ‘Jopus Audio’ 시청실에서 이루어졌으며, 진공관 회로의 사운드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액티브 모드로 진행했다.


보컬 곡은 잭 존슨의 ‘Better Together’을 선곡해 보았는데, 보컬의 중립적인 성향과 뚜렷한 가사 전달력이 돋보이며, 반주 악기들은 마치 보컬의 뒤 배경을 만들어 주듯 거리를 유지하며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심벌의 잔향과 베이스의 저음은 과도하지 않고, 충분한 저역 에너지를 간직하며 간결하고 응집력을 발휘해 주었다. 전체적인 반주 악기와 보컬의 밸런스가 다채로우면서 정확한 분리도를 통해 명쾌하게 전달해 주어 자칫 혼탁할 수 있는 곡의 분위기를 완전히 정돈된 사운드로 만들어 주었다.

실내악 곡은 피에르 푸르니에가 연주하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제1곡을 블루레이 퓨어 오디오 음원 버전으로 들어 보았다. 첼로의 윤곽과 무대를 과도하게 넓게 잡기보다는 스피커 폭 공간을 유지하며 채워 주고 있다. 푸르니에의 손끝에서 연주되는 첼로 활의 움직임은 느긋하지만 힘이 있다. 저역의 통울림을 지나치게 강조하기보다는 중역 중심 첼로 톤의 투명함과 명료함을 바탕에 두어 단정하면서도 여유 있는 귀족풍의 푸르니에 연주의 맛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대편성 곡으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 중 3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를 엘리아후 인발이 지휘하는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스테이지는 과장 없이 스피커 공간을 정확히 채워 주었으며, 콘트라베이스의 깊이 있는 저역과 활의 움직임은 손에 잡힐 듯 생동감 있다. 팀파니와 금관의 에너지는 어느 때보다 간결하면서도 넘치는 임팩트를 충분히 제공했다. 대편성에서 매력은, 각 파트들의 분리도가 워낙 잘 표현되기 때문에 연주의 몰입도와 함께 불필요한 하모닉 성분 없는 정갈함이 있어 더욱 좋았다. 3악장에서 등장하는 다채로운 악기들 모두 혼탁함 없이 분해력 좋게 들려주었으며, 충실한 스테이지의 표현력이 기억에 남았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면, 오디오에서 스테이지 재현력은 프리앰프의 역할인데, PST-100 MKⅡ가 만들어 내는 스테이지와 사운드 완성도는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그리고 액티브 모드에서는 탄력 있는 저역을 중심으로 에너지와 댐핑 능력이 좋기 때문에 쉽게 퍼지지 않는 임팩트 있는 저역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트랜스 방식 어테뉴에이터가 적용된 프리앰프의 역할이 돋보이는 넓은 대역 재생과 앞뒤 공간을 잘 만들어 주었다. 정리해 보면, PST-100 MKⅡ 프리앰프를 통해 오랜만에 음악성과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프리앰프를 경험하게 되었고,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입실론 브랜드의 가치도 인정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만큼 최근 만나 본 프리앰프들 중 PST-100 MKⅡ는 기억에 남는 만큼 인상적이었다. 꼭 한 번쯤은 사운드를 들어 보길 권하고 싶은 의미 있는 제품이다(장현태).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3,60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5, XLR×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대역 9Hz-100kHz(-3dB) 입력 임피던스 50㏀ 출력 임피던스 150Ω 게인 ×7(16.9dB) REC 출력 지원 크기(WHD) 40×18×41cm 무게 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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