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와 홈시어터 모두 즐기고 싶다면?

조회수 2018. 5. 14.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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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와 홈시어터, 모든 것을 아우르는 멋진 실력
Definitive Technology BP9060

우리가 흔히 ‘오디오를 한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게 무슨 뜻일까? 아마도 ‘오디오를 구사한다’라는 의미일 테고, 거기서 그 주체는 ‘나’라는 존재가 될 것이다. 즉, 내가 능동적으로 오디오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오디오 컴포넌트를 구입해서 매칭을 하고, 세팅을 하고, 그 밖에 여러 조치를 하는 것을 통칭해서 ‘오디오를 한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오디오를 하는 데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뭘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선택한 스피커를 어떻게 하면 최상의 상태로 울리느냐, 바로 거기에 초점이 모아질 것 같다. 그렇다면 스피커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어, 그에 적합한 매칭을 찾고, 케이블을 고르고, 전원 장치를 보강하는 것일까,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바로 저역이다. 즉, 우퍼가 한 발이 되었든, 두 발이 되었든, 저역을 잡는 데에 많은 고생을 한다. 이를 위해 바이와이어링을 한다던가, 바이앰핑을 하던가, 채널 디바이스를 동원하던가, 아무튼 여러 고안이 이뤄진다.


만일 스피커에서 저역 때문에 고생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 이것은 상당히 솔깃한 제안이 된다. 즉, 오로지 중·고역만 컨트롤하라고 하면, 심할 경우 3극관 진공관 인티앰프, 그것도 싱글로도 구동이 가능하다. 그만큼 저역이 주는 부담이 상당한 것이다. 

지난번에 우연히 만난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의 접근법은 여러모로 합리적이다. 즉, 문제가 되는 저역은 액티브화하고, 음색이나 질감에 관계된 중·고역은 애호가의 취향에 맡겨놓는 것이다. 단, 그럴 경우, 중·고역과 저역의 시간축을 일치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이 부분에서 동사의 솜씨는 칭찬할 만하다. 또 저역 자체의 양감이나 펀치력이 대단해서, 대편성 오케스트라부터 영화까지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다. 아직 액티브 스피커에 대한 편견이 높은 우리 애호가들이지만, 저역만을 액티브화한, 일종의 하프 액티브 타입이라고 하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도 하다.


BP9060이라는 모델명을 가진 본 기는, 홀쭉하면서 큰 키를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디자인의 스피커를 좋아한다. 프런트 패널 면적이 좁으면 좁을수록, 반사파와 정재파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대신 안길이를 길게 잡아 충분한 쳄버 공간을 확보하면 된다. 또 깊이가 깊을수록, 음 또한 깊어진다. 이 부분이 참 흥미로운 점이다. 일단 외관부터 합격. 

본 기는 방안을 가득 채우는 음향, 이른바 룸-필링(Room-filling) 사운드를 지향한다. 비록 2채널이지만, 하이파이 못지않게 홈시어터도 포괄하려는 야심 때문이다. 이를 위해, 동사가 가진 특허 기술이 동원되고 있다. 바로 FFBP. ‘Forward-Focused Bipolar Array’의 약자인데, 쉽게 말해 앞·뒤로 음이 나오는 구조다.


즉, 전면에 나 있는 1인치 사양의 트위터 하나와 4.5인치 사양의 미드레인지를 앞·뒤로 모두 부착했다. 단, 전면에는 미드레인지가 한 발 더 장착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되면, 뒤에서 나오는 음이 뒷벽과 옆벽, 천장을 타고 온 방안을 음향으로 가득 채운다. 그렇다고 음장이 흐려지거나 포커스가 맞지 않는 일은 없으니 염려 안 해도 된다. 

한편 베이스 쪽에도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 클래스D 방식으로 구동되는 10인치짜리 서브우퍼에도 역시 같은 구경의 라디에이터를 무려 두 개나 붙였다. 덕분에 재생되는 주파수 대역이 놀랍게도 18Hz-40kHz다. 저역이 가청 주파수 대역을 넘어갈 뿐 아니라, 고역 역시 알루미늄 돔 트위터 덕분에 가뿐히 40kHz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상단에 A90이라는 스피커 모듈을 달면, 돌비 애트모스 및 DTS:X에도 대응한다. 즉, 천장에서 역시 음이 나오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리어 스피커를 두기 싫고, 복잡한 구성을 피하는 분들이라면, 하이파이와 홈시어터 모두를 아우르는 본 기의 콘셉트는 상당히 매력적이라 하겠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어리스 포르티노 6550, 소스기는 오디오랩 8300CD를 동원했다. 


첫 곡은 정명훈 지휘, 말러의 교향곡 2번 1악장. 긴박한 첼로군의 등장이나 서서히 깨어나는 여러 악기들의 모습이 일목요연하다. 특히, 투티에서의 폭발력은 가히 압권. 반대로 바이올린군의 아름다움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이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어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 초반에 활로 더블 베이스를 긋는 대목이 나오는데, 절대 모기 소리처럼 가늘지 않다. 깊고 풍부하게 저역을 커버한다. 반대로 피아노는 명징하면서 발랄하고, 드럼의 사뿐사뿐 걷는 듯한 리듬감은 절로 발장단을 맞추게 한다.


마지막으로 헬렌 메릴의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모노럴 녹음이지만, 보컬의 허스키한 매력과 진솔한 밴드의 모습이 정교하게 재생된다. 특히, 중간에 나오는 클리포드 브라운의 트럼펫 솔로는 박력 만점. 모노라는 한계를 가뿐히 넘어선다. 무엇보다 저역이 완전히 컨트롤되어, 중·고역이 어리스 특유의 정치하면서 아름다운 음으로 채워진다. 이 부분은 본 기만이 갖고 있는 최대 미덕이라 하겠다.


글 | 이종학(Johnny Lee)


수입원 D&M Sales Marketing Korea (02)715-9041  

가격 180만원

사용유닛 서브우퍼 25.4cm, 베이스 라디에이터(2) 25.4cm, 미드레인지(3) 11.4cm, 트위터(2) 2.5cm

재생주파수대역 18Hz-40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2dB/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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