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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만 지출하는 소비의 달인이 되라!

조회수 2018. 1. 29.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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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똑똑한 소비의 기술 습득하기

그뤠잇한 소비와
스튜핏한 소비

올겨울 급격하게 추워진 날씨에 ‘롱패딩’이 자꾸 눈에 밟힌다. 때마침 롱패딩 열풍이라 너도나도 입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그래서인지 갈수록 롱패딩에 대한 구매 욕구가 더욱 거세진다. 그런데 작년에 샀던 패딩도 있고, 겨울 아우터가 부족한 상황은 아닌지라 구매하는 게 망설여진다. 지금 ‘롱패딩’를 사는 것은 그뤠잇한 소비일까, 스튜핏한 소비일까. 친구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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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A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언제 겨울이 춥지 않았던 적 있었냐. 정말 추워서라기보다 유행이라니까 자꾸 눈에 보여서 사고 싶어진 게 아닐까. 그러므로 지금 롱패딩을 구매하는 건 불필요한 욕망 소비가 될 것 같다.”

친구 B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올해 급격하게 유난히 추워진 건 사실이다. 유행이든 아니든 내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가격이 적당하면 구매하는 거 아니냐. 그러려고 돈 버는 건데 내 돈으로 내 옷도 못 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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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에 찍힌 ‘롱패딩’만으로 좋은 소비냐 좋지 못한 소비냐를 판가름내기란 어렵다. 소비 물품으로 드러난 욕망은 그렇게 단순한 판단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롱패딩’ 구매는 ‘추위에 약한 사람의 절실한 필요’일 수도 있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일 수도 있으며, ‘남들이 다 한다면 나도 동참해야 마음이 놓이는 소속감’의 한 형태일 수도 있다. 이 중 나의 주된 욕망은 무엇일까. 소비에 있어 ‘주된 욕망’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자신의 소비를 결정하는 매우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소비를 통해 드러나는
‘고유한 욕망’

사람마다 자기만의 고유한 지문을 갖듯 고유의 ‘욕망’을 가지고 있다. 과연 욕망에 우열이 있을까? 그저 그 종류가 다양하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생존의 기본은 ‘욕망 충족’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욕망은 우리의 삶을 추동해나가는 근본적인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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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욕망은 여러 현실적인 이유에서 자주 억제되기도 하고 짓눌리기도 한다. 문제는 욕망이 풍선과도 같아서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 오르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억누르고 참는다고 욕망이 사그라지거나 없어지는 게 아니다. 제때 적절하게 표출되지 못한 욕망은 다소 엉뚱하게 과장되어 표출되기도 해서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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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똑 부러지는 조언이 내 소비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만도 아니다. 그래 봐야 그건 그 사람의 ‘합리적 소비’ 기준일 뿐이다. 사람마다 특정 소비에는 인색하고 특정 소비에는 너그럽다는 특징을 갖는다. 그리고 그러한 데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서로 다른 소비 스타일을 바라보며 자기 입장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타인의 애정 어린 조언으로부터 자기다운 욕망을 지켜낼 필요가 있다. 내 욕망 충족이 아닌 타인의 욕망 충족은 노력해도 계속 나를 허기지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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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한 후 후회가 밀려온다면 그건 단순히 잘못된 소비라서가 아니라 나다운 욕망과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돈 쓰고 후회하지 말자는 백 번의 결심보다는 돈 쓰고 후회한 상황에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 자신을 후회하게 만드는지 조용히 돌아볼 수 있다면 이후 소비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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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필요 소비는 옳고 욕망 소비는 낭비라는 듯한 이분법도 이젠 의미가 없다. 작금의 소비 중 순수하게 필요만 충족시키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소비에는 취향을 빙자한 욕망이 들러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필요 소비만 강조하게 되면 대부분의 욕망을 필요로 둔갑시켜 합리화하는 ‘자기기만’이 성행하게 되어 결국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를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과정을 방해할 뿐이다. 

소비는 내면의 아이를
헤아리는 과정

무작정 자신의 돈 관리 습관이나 소비 패턴을 문제시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제가 또 화장품을 질렀더라고요.’ ‘이번 달에도 커피를 어마어마하게 마셨더라고요.’ 그러면 그게 왜 문제라고 생각하는지를 되묻게 된다. 문제 이전에 화장품을 사고 싶어 하는 욕망, 커피를 마시고 싶은 욕망을 헤아릴 필요가 있고, 화장품이나 커피를 통해 진짜 얻고자 하는 만족이 무엇인지를 헤아리게 된다. ‘합리적 소비’를 빙자하여 날카로운 분석과 판단이 난무하는 시대에 ‘내면의 아이’라고 볼 수 있는 ‘욕망’은 끝도 없이 위축된다. 모든 판단과 분석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소비생활을 돌아보며 자기 욕망에 대한 헤아림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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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고유한 욕망을 제대로 충족해나가고 실현해나가는 과정이 건강하다면 삶의 만족도와 안정성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삶의 질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건강한 소비생활은 바로 제한된 자원을 활용하여 자기 삶의 우선순위에 맞게 재화를 배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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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자신의 주된 욕망을 잘 알고 이것을 실현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면서 덜 중요한 곳에 자원의 낭비를 줄이는 전략이다. 이렇듯 자원 배분의 저울이자 중추인 자기 욕망에 대해 자신이 잘 알지 못한다면 소비의 결과에 만족하기 어렵다. 돈의 많고 적음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욕망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자기 주도적 삶을 관리해나가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미래불안을 경감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점이다. 

1. 소비 항목별로 ‘소비 한도’를 정해라


일상생활비는 얼마, 문화생활비는 얼마,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얼마 등 미리 소비 항목별로 ‘한도’를 정할 필요가 있다. 적정한 일상 생활비의 한도를 정할 때는 비상상황을 가정하고 자신의 최저생계비는 얼마일지 산정해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서 하나둘 문화생활비나 자기계발비 등을 더해나가는 방식으로 적정 한도를 정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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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신에게 ‘탕진 마일리지’를 부여하라


교통비, 통신비, 미용비, 기본 식비 등 ‘필요’에만 집중해서 알뜰하게 예산을 짜는 경우가 많다. 그런 가운데 ‘탕진 마일리지’를 정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 달에 약 3~5만원 정도는 말도 안 되는 것에 돈 쓸 권리를 부여하게 되면 큰 지름신을 막을 수 있다. 매달 안 쓰게 되면 모아서 ‘비생산적인 영역’에 ‘자기 취향에 따라’ 쓸 수 있는 여유를 얻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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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내 통장’으로 보상을 설계하라


옷을 무작정 사서 안 입고 버리기도 하는 습관 때문에 자신의 소비 습관에 불만이 많던 사람에게는 그냥 안 사고 버티자는 전략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그래서 사고 싶은데 안 사게 되면 그 돈만큼을 통장 하나를 따로 정해서 그리로 보내고, 무엇을 참았는지를 적어보라고 했다. 모인 돈으로 벼르고 별렀던 도보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신기한 건 무작정 옷 사는 습관이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박미정 생활경제교육 협동조합 푸른살림 대표

※ 머니플러스 2018년 1월호(www.fnkorea.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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