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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같은데 왜 통장 잔고에 차이가 날까

조회수 2018. 1. 12. 09: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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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3] 1억 모을래? 그냥 살래?

[특별연재] 20년 경력의 금융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1억의 벽 』 저자 맹재원이 재테크 왕초보들을 위한 돈과 투자에 대한 안내서 『1억 모을래? 그냥 살래?』를 펴냈습니다. 막연히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일단 1억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누구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하는 책의 일부 내용을 6회에 걸쳐 특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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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이름을 붙여본 적 있으세요?”

돈이 그냥 돈이지 무슨 이름이 있다는 걸까? 선뜻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는 내게 그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갑에 10만원이 있으면 며칠이나 갈까요? 일주일도 되지 않아 쥐도 새도 모르게 다 없어질 겁니다. 하지만 그 중 비상금으로 2만원을 접어서 지갑 깊숙이 넣어두면 그 돈은 좀처럼 꺼내 쓰지 않지요. 그건 2만 원에 ‘비상금’이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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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돈에 관해서 재테크의 ‘재’ 자도 모르는 문외한이었다고 한다. 아낀다고 아끼는데 늘 잔고가 부족해 고민하던 차에 문득 침대 머리맡에 둔 저금통이 눈에 들어왔다고. 용도는 그저 비상금이었는데, 그 ‘비상금’이 꽤 오래 자리 잡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는 순간 그는 수중의 모든 돈에 이름을 붙이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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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들어가는 월세, 교육비, 공과금, 식비는 물론 보증금을 올려주거나 각종 경조사에 쓰일 돈, 저축하는 돈까지 낱낱이 파악해 구체적으로 이름을 붙여 두었다. 상여금이나 수당이 생겨도 이를 공돈으로 여기지 않고 ‘직장을 잃었을 때 생활비’, ‘나중에 결혼할 때 쓸 예물비용’이라고 이름 붙여 출처를 분명히 했다. 

그런데 단순한 이름 붙이기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돈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돈은 실체로 자리 잡게 되었고, 갈 곳을 지정해두니 함부로 손을 댈 수 없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새 나갈 여지를 애초에 방지한 셈이었다. 그런 생활이 한두 해 이어지니 어느새 월급이 같은 직장 동기보다 통장 잔고가 현격히 늘었고, 그렇게 10년 남짓 넘어설 무렵에는 자신 명의로 된 건물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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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천원이라도 이름을 붙여 버릇하니 돈을 잘 사용하는 법을 저절로 알게 되더군요. 나가는 돈을 가만히 살펴보면 소비, 투자, 낭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비는 지불한 돈과 내가 받는 가치가 똑같은 것, 투자는 지불한 돈에 비해 가치가 높은 것, 낭비는 지불한 돈보다 내가 받는 가치가 낮은 것입니다. 돈을 모으려면 투자를 많이 하고, 낭비를 줄여야 해요. 이름을 붙인다는 건 결국 그 돈의 쓰임새와 가치를 명확히 한다는 뜻입니다. 그걸 습관으로 만들면 헛돈을 쓰지 않게 돼요, 돈을 모으려면 먼저 헛돈부터 줄여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부자들은 헛돈을 쓰지 않는다. 다국적 기업 이케아(IKEA)의 창시자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는 세계적 갑부이지만 웬만한 거리는 비행기 대신 기차를 이용하고, 반드시 경로우대 할인도 챙긴다.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늘 벼룩시장에서 옷을 사고, 떨이 상품을 사기 위해 저녁 늦게 슈퍼마켓을 찾는다. 투자의 귀재이자 억만장자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아침마다 아내에게 3달러를 받아 출근하는데, 그 돈으로 출근길에 아침으로 먹을 햄버거를 산다. 

메뉴를 정하는 데에도 기준이 있는데, 돈을 많이 벌었을 땐 특별히 베이컨이 들어간 메뉴를, 일이 안 풀린 날엔 소시지만 들어간 메뉴를 택한다. 페이스북 창시자로 전 세계 10위 안의 자산을 보유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아직도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소형차를 몰고 다닌다. 뭘 입고 어떤 차를 탈지 고민할 시간을 인맥 네트워크에 쏟는다고 한다.

죽을 때까지 매일 펑펑 써도 재산이 남아돌 그들이 실제로 정말 그렇게 푼돈에 연연하며 사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부를 거머쥔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지닌 돈의 용도와 가치를 정확히 파악해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쓴 돈에 비해 얻는 가치가 적다면 아무리 액수가 적더라도 지갑을 열지 않는다. 

자,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가? 당신을 비롯해 대다수 사람이 억만장자도 하지 않는 행동을 너무 쉽게 한다. 내가 쓴 돈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기는커녕, 총지출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 채 소비에 골몰한다. ‘이 정도 쓰는 건 괜찮아’ 하며 말이다. 당신이 괜찮다고 말하는 그 ‘이 정도’의 돈이 결국 잔고를 털어가는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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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어르신들이 돈을 두고 ‘요물’이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상당히 과학적인 논리에서 비롯된 건지 모른다. 돈이 잔고를 털어가는 요물이 되지 않고 부를 이루는 수단이 되려면, 방법은 하나다. ‘어떤 돈이든 절대 금액은 같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는 것이다. 통장 잔고가 부족한 사람 치고 이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이는 없다.


맹재원 『1억 모을래? 그냥 살래?』

※ 머니플러스 2017년 12월호(www.fnkorea.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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