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크리스마스 한정판에 열광할까?

조회수 2018. 12. 25.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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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의 심리학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생각나는 겨울. 커피 생각으로 카페에 들어서면 겨울 시즌 한정판 텀블러와 다이어리가 우리를 유혹한다. 게다가 이벤트 음료를 정해진 횟수 이상 마시면 이러한 한정판 아이템을 무료로 준다는 말에 더욱 솔깃해진다. 한정판이라면 무조건 가져야만 할 것 같은 심리,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한계에서 느끼는 매력

심리학자 브램(Brehm)에 의하면, 우리는 어떤 대상이 희귀해지면서 선택에 제한이 생기게 되면 그 대상을 더욱 소유하고 싶어한다. 즉 무엇인가 영원하지 않음을 알 때, 한정돼 있을 때, 우리는 더 큰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생각없이 보내던 하루이지만 만일 그 하루가 휴가의 마지막 날이라면, 그것도 아름다운 여행지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면 얼마나 소중하게 느껴지는가. 한정 수량, 시즌 한정 등의 단어가 홈쇼핑 단골 멘트인 것도 한계성에 대한 이러한 우리의 마음 때문이다.

올 겨울도 예외없이 각종 패밀리레스토랑, 콘서트, 화장품 업체 등에서 다양한 한정판을 출시할 것이다. 계절이 바뀌면 또 다른 ‘한정판’이 나올 것쯤은 알지만, 왠지 놓치면 안될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이렇게 한정판 마케팅은 수량이나 기간을 한정하여 상품의 희소성을 높이고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에 우리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곤 한다.

나는 특별하다

여기에 또 하나의 심리. 바로 특별하고 싶다는 열망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을 특별하다고 믿고 싶어 한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 특별한 개성이 있는 사람, 혹은 특별한 안목이 있는 사람.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나만의 특별함을 내세울 만한 이렇다 할 무기가 별로 없다. 오히려 평범한 직장인에, 평범한 부모 혹은 자녀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때 한정판 마케팅은 특별함을 추구하는 우리의 심리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준다.

즉 소비자는 나만의 특별한 제품을 소유할 수 있어서 좋고, 판매자는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그야말로 쌍방이 좋은 최고의 케미를 보여주는 셈이다. 

그들의 무리에 속하고 싶은 심리

그런데 이렇게 특별한 내가 크리스마스때 쓸쓸하게 지내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 남들이 열광하는 크리스마스 아이템을 나도 갖고 싶고, 단 몇 분만에 매진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나도 가고 싶다. 그래야 행복해질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조심리는 어찌보면 나만이 특별하고 싶다는 심리와 대립되는 감정이기도 하지만, 묘하게 동시에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나 집단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이러한 동조심리가 더욱 잘 통한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어딘가에 속해 있을 때 우리는 편안함을 느끼고, 마케터들은 이런 우리의 심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분위기만 잘 몰아가면 마케팅하기 쉬운 시즌이 바로 연말연시인 셈이다. 

여러 면을 볼 때 한정판 마케팅은 기업들이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마케팅 방법임에 틀림없다. 공연히 나 혼자 지나치게 민감해하며 마케팅을 거부할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내가 한정판에 열광하는 이유가 혹시나 SNS에 등장하는 타인의 모습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라면 이는 분명코 잘못된 심리이다. 건강한 마음으로 미리 정해놓은 경제적 한도 내에서 충분히 즐기는 행복한 연말연시를 기대한다. 


박유나

※ 머니플러스 2018년 12월호(www.fnkorea.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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