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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사람들의 비밀무기 "스틸니스·적적성성"

조회수 2020. 9. 14. 13: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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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미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최후의 만찬’을 그리는 동안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수도원을 찾았다. 창조적 도전을 앞에 두고 침묵하며 홀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화방을 나서 홀로 산책을 즐기거나 휴식을 위해 자주 시골 농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다빈치가 때때로 사색(思索)의 시간을 즐겼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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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과 깨어있음, 이 두 단어는 새의 양 날개처럼 선(禪) 수행의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이루고 있다. 날개 하나만 잃어도 새가 날지 못하듯 선(禪)에서도 이 두 가지 중 하나가 결핍되면 제구실을 못하는 법이다.  

고요한 가운데 깨어 있고 깨어 있는 가운데 고요해야 우리는 수행자의 삶 속에서 밝고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이렇게 고요함과 깨어 있음이 함께 균형을 이루어 전개되는 것을 ‘성적등지(惺寂等持)’라 일컫는다. 여러 선어록에서는 이 말을 달리 표현하여 ‘적적성성(寂寂惺惺)’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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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寂寂)이란 고요하고 고요해 어떤 번뇌도 일지 않는 평화로운 상태를 말한다. 물결이 잠잠해진 고요한 호수를 생각해 보라. 마음 역시 고요하고 고요해지면 번뇌 망상은 물론 어떤 잡념의 물결도 일지 않는다. 고요 속에는 여유와 부드러움이 번진다. 

성성(惺惺)이란 반짝이는 별의 모습처럼 영롱하고 또렷하게 마음에 와 박히는 것이다. 고요한 호수에 맑고 청명하고 청량한 생명이 숨 쉬는 상태가 적적성성(寂寂惺惺)이다. 우리 마음 역시 고요한 가운데 깨어 있으면 밝고 또렷해져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투영되어 온다. 고요하고 밝으며 활달하게 살아 있는 생명력이 눈앞에서 전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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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
스틸니스(Stillness)

『에고라는 적』, 『옵스터클 이즈 더 웨이』, 『데일리 스토이크』 등 스토아철학을 바탕으로 한 자기계발서로 이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라이언 홀리데이(Ryan Holiday)의 신작 『스틸니스』가 화제다. 아메리칸 어패럴의 전 마케팅 책임자, 칼럼니스트, 강연가이자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집필해낸 라이언 홀리데이는 미국 현지에서도 주목받는 젊은 작가이기도 하다.  

『에고라는 적』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에서 에고의 위험성을 지적했던 라이언 홀리데이는 자신의 분야에서 업적을 쌓았던 사람들을 탐구한 결과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성공한 사람들은 사방의 소음에 휘둘리지 않고 통찰과 지혜, 집중력과 창조성을 발휘하며 눈앞에 닥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보다 나은 방향으로 자신의 인생과 일을 이끌어나갈 힘이 있었다. 그 힘이 바로 스틸니스(Stillness), 즉 내면의 고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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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블레즈 파스칼은 말했다. “인류의 모든 문제는 홀로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무능함에서 유래한다.” 그가 『스틸니스』에서 살펴본 동서고금의 뛰어난 사상가와 정치가, 예술가, 운동선수 등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모두 안팎의 소음 속에서도 고요를 찾아 나섰다.  

윈스턴 처칠은 바쁜 공무 중에도 틈틈이 그림을 그렸고, 야구선수 숀 그린은 긴 슬럼프를 겪었지만 조급함으로 자신을 밀어붙이는 대신 선불교의 선사상에 기대어 머릿속을 비우는 쪽을 택해 슬럼프를 이겨냈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는 일 년에 두 번씩 일주일 동안 홀로 숲으로 들어가 지내며 자기 앞에 주어진 문제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렇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정립하고 현실로 돌아와 사업가이자 자선가로서 주어진 일을 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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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적적성성(寂寂惺惺)

우리 역시 일상을 살면서 크고 작은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부정적인 상황을 겪는다. 그런 상황에 처하면 안팎으로 들려오는 수많은 목소리에 판단력은 흐려지고 영혼은 갉아 먹힌다. 그런 때에 우리가 우리 안에 숨겨진 스틸니스, 즉 고요를 찾아내면 명료하게 사고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감정을 다스릴 수 있으며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고 부담스러운 상황을 잘 대처해낼 수 있다. 좋은 습관을 만들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유능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고요는, 삶에서 마주치게 되는 거의 모든 문제를 푸는 핵심이다. 더 나은 부모, 더 나은 예술가, 더 나은 투자자, 더 나은 운동선수, 더 나은 과학자,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는, 인생에서 우리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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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테토스(Epictetos, 55~135년, 스토아학파 철학자)가 말하길, “우리는 육체가 마비된다고 하면 공포에 사로잡혀 이를 피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고 말 테지만, 우리의 영혼이 마비되는 것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했다.  

현대를 사는 우리 누구도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각종 업무와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에 짓눌려 살고 있고 수많은 삶의 문제들과 마주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 모두 소란과 불안, 혼란한 일상에 놓여 있다. ‘스틸니스’ ‘적적성성’을 통해 우리 안의 잠재력과 통찰을 깨우고 덜 불안하고 더 생산적이며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 


이규열 기자(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참고도서 스틸니스 | 라이언 홀리데이 | 흐름출판

※ 머니플러스 2020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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