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기에도 금실 좋은 부부의 계획

조회수 2020. 7. 24. 09: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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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가정을 지키기 위한 계획

혼자보다 둘이 나은 100세 시대, 최대한 일찍부터 연금을 활용해 여생을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다. 이제는 부부가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황혼기에도 금실 좋은 부부의 비결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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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금실이 더 좋아졌다는 부부가 있는 반면, 같이 있는 시간이 늘면서 싸움이 잦아졌다는 부부도 있다. 코로나19가 바꿔버린 일상에는 부부관계도 포함된 게 분명해 보인다. 적어진 수입, 늘어난 갈등… 해외에선 코로나 19 이후 가정폭력이 증가했다는 씁쓸한 소식도 전해진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각자의 직장으로 출근해 하루 대부분 시간을 밖에서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는 반나절도 채 안 되는 시간을 보내는 게 흔한 대한민국 부부의 일상이다. 이 시간마저도 청소, TV 시청, 자녀 숙제 봐주기 등을 하고 나면 부부의 대화 시간은 10분이나 될까?

하지만 직장과 사회에서 활발히 일했더라도 언젠가 퇴직하면, 부부 중심의 생활이 시작된다. 이땐 자녀도 독립하고, 부부가 오롯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단둘이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져봐야 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더 좋은 배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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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가 함께
일상 계획하기

곰탕 끓여 놓고 여행 가는 아내의 치맛자락을 붙잡는 남편이 되지 말고, 비즈니스 플랜을 짜듯 전국에서 알아준다는 곰탕 맛집으로 여행 계획을 세워보자.

현역일 때는 부부가 각자 역할에 충실했지만, 은퇴 후에는 마치 재택근무를 하는 것처럼 집안을 직장처럼 꾸며보면 어떨까? 독립한 자녀의 안 쓰는 방은 부부만의 서재, 방문하는 사람이 없어 휑한 거실벽은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영화관으로 만들자. 이렇게 무료한 하루를 일처럼 계획하고 이루어가면 매일이 선물처럼 즐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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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 역할 재구성하기

60대 이상인 세대에서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남편은 돈 버는 사람인 바깥양반, 아내는 살림하는 집사람으로 불렀다. 그런데 이런 호칭은 퇴직하고 자녀가 독립하면 사라진다. 또한, 바깥과 집안의 구분도 없어진다. 이때쯤, 부부 역할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이 온다. 불리한 입장에서 참고 살았던 배우자는 이혼이나 졸혼이라는 반전카드를 내밀기도 한다. 결국, 준비 없이 맞이한 겨울처럼 부부의 황혼기는 추워진다.

지금부터 일주일을 주기로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바꿔 생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설거지와 청소기를 잘 다루는 남편, 전동 드릴로 집안 실내장식을 하는 아내의 모습이 떠오른다. 육아와 소득 활동은 남과 여의 성별로 인한 차이가 아니라 역량의 상대적인 차이로 인식해야 여생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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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의 취미생활 만들기

부부 사이에도 ‘유유상종(類類相從)’의 원리가 작동될 수 있다. 낯선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할 때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금세 친근함을 느낀다. 그런데 수십 년을 한집에서 사는 부부가 아이들과 생활비 외에는 할 말이 없다면 집안이 얼마나 삭막한 공간이 될까?

부부가 함께 자격증 공부라도 시작해보자. 예컨대, 남편은 양식, 아내는 한식 요리 자격증을 취득하면 집에서 삼시 세끼를 외식처럼 해 먹을 수 있다. 집이 넓거나 단독 주택이라면 골동품 수집도 꽤 괜찮은 취미다. 부부가 공부도 같이하고 현장 답사도 다니며 수집하다가 보면 매매를 통해 용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른다. 사실 인생 최고의 골동품은 배우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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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전성기,
손주를 제2의 자녀로 키우지 않기

은퇴 시점부터 약 10년을 골든 에이지라고 말한다. 이때는 여유도 많고 걸어서 여행을 다닐 만큼 건강도 괜찮다. 또 독립한 자녀의 양육비도 들지 않아서 연금을 용돈처럼 쓸 수 있는 최적의 나이다.

이런 금쪽같은 시기에 자식을 대신해 손주의 부모 역할을 하면 키워주는 보람도 없이 자칫 골병이 들 수 있다. 자식은 한 번 키워봤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대부분 부모는 살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도 자식이고 가장 힘든 것 역시 자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식에게 병든 부모는 오히려 속 썩이는 자식보다 더 힘든 존재가 된다.

훗날 자녀가 부모를 회상할 때 ‘우리 부모님은 하실 거 다 하시고 맛있는 거 다 드시고 재밌게 사셨다’는 이미지가 떠올라야 자식으로서 불효의 원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드시 맞이할 골든 에이지 시기에 삶의 에너지를 남편과 아내 서로만을 위하여 아낌없이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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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자서전 준비하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현대인은 어느 시대보다 치열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세대들이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정보통신기술의 힘으로 과거 농경사회에서 한 달 동안 소비하던 삶의 콘텐츠를 단 하루 만에 소비할 정도다. 누구나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와 같은 삶을 살아간다. 어떤 때는 조연으로, 어떤 때는 주인공으로. 이런 생의 기록을 베스트셀러가 아닌 소박한 일기장처럼 부부가 증인이 되고 지인이 독자가 되도록 자서전을 남겨 보자. 지금껏 살아오거나 앞으로 살아가면서 겪을 모든 이야기가 자서전의 훌륭한 재료다. 자서전 쓰기는 부부가 인생의 남녀 주인공이 되는 방법이다. 


기획 정아람 유평창 평생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머니플러스 2020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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