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1인당 양육비 최소 2억원

조회수 2020. 5. 22. 11: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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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경제적 부양은 대학졸업 때까지

자녀 뒷바라지가 먼저인지 자신의 노후준비가 먼저인지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어려운 과제이다. 불경기에 다른 씀씀이는 줄여도 아이들 교육비만큼은 절대 줄이지 못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자식 된 입장에서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를 한 부모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배려와 선물은 아마도 스스로 경제적으로 독립하거나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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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을 못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 곁에 머무는 자녀를 ‘낀 세대’라는 의미의 ‘트윅스터(Twixter)’라고 부른다. 캐나다에서는 직업을 구하러 이리저리 다니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온다는 뜻에서 ‘부메랑 키즈’, 영국에서는 부모 퇴직연금을 축낸다는 뜻에서 ‘키퍼스(KIPPERS, 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 이탈리아에서는 엄마가 해 주는 음식에 집착한다는 의미의 ‘맘모네(Mammone)’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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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취업을 못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20~30대 젊은 층을 ‘캥거루족’, 취업을 했더라도 경제적인 독립을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30~40대를 ‘신(新) 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어미 캥거루의 주머니에서 보살핌을 받고 살아간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부모의 품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자식들로 인해 부모의 경제적 부담은 점점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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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기대 사는 자녀를 일컫는 신조어>

• 캥거루족 : 취업을 못했거나 취업을 했지만 임금이 적어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님에게 얹혀사는 자녀
• 빨대족 : 실업과 만혼 등으로 30대 이후에도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의 경제적 도움에 기대 사는 사람. 부모의 노후자금에 빨대를 꽂는 듯하다고 비꼬는 표현
• 자라족 : 자립할 시기가 되었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피해 부모라는 방어막 속에 숨어 버리는 젊은이
• 연어족 : 독립했다가 생활고로 다시 부모에게 돌아가는 20~30대 젊은 직장인
• 리터루족 : 독립했지만 높은 전세가와 육아 문제 등으로 부모의 곁으로 다시 돌아가는 사람. 리턴과 캥거루의 합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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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자녀 없어도
양육비 재무계획 세워야

최근 결혼한 신혼부부들이 세우는 재무계획을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자녀 양육비나 대학 등록금 등 자녀 관련 비용이 목록에 빠져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만큼 아이를 갖는 데 관심을 두는 부부가 줄고 있다는 건데, 한국의 합계출산율(가임여성이 평생 낳는 평균 출생아 수)이 0.98명(2018년 기준·통계청)에 불과하니 그럴 만도 하다.

출산자금이나 자녀 양육비는 가급적이면 빨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부부가 계획한 대로 임신이나 출산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갑자기 임신이 됐는데 양육비를 전혀 모아두지 않았다면 부부의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비용도 만만찮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 1명의 양육비는 월평균 73만 3,000원, 2명일 경우 137만 6,000원, 3명일 땐 161만 9,000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2명인 경우와, 3명인 경우 공교육비를 포함한 교육비는 전체 양육비 총액의 약 48%로 자녀가 1명인 경우(35.8%) 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통계청의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근 사교육비 통계를 추가 반영하여 산출한 자녀 양육비는 1자녀 가구 월 85만 원, 2자녀 월 153만 원, 3자녀 월 175만 원으로 나타났다. 각 금액을 바탕으로 20년간 투입되는 총금액을 단순하게 산출하면 1자녀 2억 원, 2자녀 3.7억 원, 3자녀 4.2억 원 등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자녀를 가질 생각이 없더라도 조금씩이라도 양육비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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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대학까지
1인당 부양비 3억원 넘어

한편 우리나라 기혼여성은 10명 중 6명꼴로 대학 졸업 때까지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18년에 15~49세 기혼여성 1만 1천205명을 상대로 자녀를 경제적으로 언제까지 부양하는 게 적당한지 물어보니 59.2%가 ‘대학 졸업 때까지’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취업할 때까지’(17.4%),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14.7%), ‘혼인할 때까지’(7.1%), ‘언제까지라도’(1.6%) 등의 순이었다.

2003년 첫 조사 때는 ‘대학 졸업 때까지’가 40.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혼인할 때까지’ 32.1%, ‘취업할 때까지’ 11.5%,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8.3%, ‘필요하면 언제까지’ 6.3%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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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자녀 1명당 대학 졸업 때까지 의식주·교육·용돈까지 합하면 평균적으로 약 3억원 이상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다른 나라의 경우 40~50대의 소비 성향은 소득 증가로 줄어들지만, 우리나라는 과도한 자녀 교육비 지출로 오히려 40~50대의 지출이 높다. 40~50대의 자녀 교육비 부담이 50~60대 이후 노후준비 부족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사교육비를 포함한 자녀 양육비 마련에 대한 단계적이고도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규열 기자(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 머니플러스 2020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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