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주목받는 REITs

조회수 2020. 3. 2.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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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1.25%까지 내려가면서 은행에 돈을 맡겨도 이자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시대.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이는 기본 자산 전략의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체감한다. 그렇지만, 더 일하고 허리띠 졸라매며 ‘계속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싶을 때, 또 다른 기회를 찾아볼 필요는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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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투자자들 사이에서 잇 템으로 떠오른 상품이 있다. 바로 ‘리츠(REITs)’다. 리츠란 부동산 투자신탁(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다. 말하자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임대수익 등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커피 한잔 값이면 나도 건물주?

최근 리츠가 각광을 받는 데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계속 낮아지는 금리 탓에 예·적금 같은 안전자산으로는 돈을 불리기 어려워졌다. 그리고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자니 미국 대통령이 별 뜻 없이 내뱉은 한 마디에도 글로벌 증시가 냉·온탕을 오가고 있어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아울러 그동안 불패신화를 이어오며 투자의 정석으로 인식되던 부동산 투자 역시 각종 규제로 묶이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상황이 이러니 높은 수준의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각별한 부동산 사랑으로 유명한 한국인에게 리츠는 문자 그대로 ‘취향 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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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아파트나 상가 같은 실물 부동산 투자에 익숙하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는 아직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리츠 투자의 매력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첫째,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 상장 리츠는 총 6개 종목으로, 주당 가격이 모두 만원 이하다. 주가가 싼 만큼 변두리 지역의 별 볼일 없는 부동산에 투자하겠거니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실제로 용산이나 판교 같은 소위 핫한 지역의 오피스를 보유한 리츠가 있는가 하면, 롯데쇼핑이나 이랜드리테일 같은 우량 임차인과 장기 임대계약을 맺은 리츠도 있다. 즉, 커피 한잔 가격이면 으리으리한 건물의 주인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뛰어난 환금성이다. 공모 리츠는 주식시장이 개장되어 있는 동안 얼마든지 거래 가능하다. 즉 상황에 따라서는 오늘 사서 오늘 팔 수도 있는 셈이다.

또한, 분리과세도 된다. 세법상 이자와 배당 같은 금융 소득은 2,000만원까지 15.4% 과세되고, 초과분은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적용된다. 하지만 내년부터 공모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3년 이상 투자하면 5,000만원까지 9%로 분리과세 된다. 종합과세 대상인 부유층이 특히 리츠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외 리츠로 쏠리는 관심

이처럼 볼수록 매력적인 리츠지만, 태생적인 한계도 있다.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것. 한국 리츠 시장은 2001년도에 만들어져, 유럽 선진국은 물론 싱가포르, 홍콩 같은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 대비 그 역사는 앞서 있다. 하지만 한국 리츠 시장은 소수의 부유층 및 기업의 자금으로 구성된 사모 리츠가 전체 시장의 96% 이상을 차지한다. 실제로 누구나 투자 가능한 공모 리츠의 경우 앞서 언급한 6종목이 전부. 이마저도 시가총액 3,000억 이상 중대형 종목은 3종목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해외 리츠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중 2020년 동경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재생이 한창인 일본지역 리츠, ‘J리츠’의 약진이 눈에 띈다. J리츠는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선 2000년에 시장이 창설되었다. 하지만 우리와 달리 공모 리츠를 중심으로 시장이 발전해 왔다. 약 20년이 지난 현재, 총 63개 종목에 시가총액 약 17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단일국가 기준 세계 2위 리츠 시장이다.

J리츠의 가장 큰 특징은 오피스 물건 비중이 전체의 약 42%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최근 본격적인 경기 회복 기조와 함께 일본 기업들의 오피스 이전 및 확장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실제로 2019년 9월 말 기준, 동경 도심 지역의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1.7%로, 서울(8.2%)과 비교해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다. 

투자 전 유의사항

일견 황금 알을 낳는 거위처럼 보일 수 있는 J리츠지만, 전 종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예컨데, 시가총액 1위 J리츠 종목인 ‘NIPPON BUILDING FUND(NBF)’의 경우, 오피스 시장의 호황을 등에 업고 지난 3년 동안 주가가 약 30% 상승하면서, 현재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식가격×100)이 2%대 초반에 불과하다. 안정적이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에 중점을 두는 투자자라면 이 종목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J리츠 한 종목이 보유한 부동산이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270여 개까지 있기 때문에, 개인이 분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럴 때일수록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올 들어 유독 J리츠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 이유다. 펀드는 소액으로 분산투자 가능한 데다, 국내 설정된 J리츠 펀드 3종류 모두 환헤지 상품이어서, 환율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더욱이 한국이 일본 대비 금리가 높기 때문에 환헤지를 할 경우, 금리 차이 수준(연 1%대)의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투자 상품은 등락을 거듭하기 마련. 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J리츠펀드는 연초 이후 20% 이상 상승했다. 가격대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리츠는 배당수익률에 초점을 맞춘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 상품이다. 단기 시세차익보다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방법이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

※ 머니플러스 2019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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