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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이 부동산을 들었다 놨다, 학세권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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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이 편리한 역사가 들어서는 곳에 역세권이 있다면, 명문학교가 있는 곳에 학세권이 있다. 대한민국 부모들의 열렬한 학구열은 명문학군을 만들었고, 급기야는 학군 부동산 투자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 임원으로 은퇴를 앞둔 A 씨(60)는 30년 전 자녀들의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맞춰 대치동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20년 넘게 살며 집을 구입하고 아이들도 대학까지 입학시켰다. 몇 해 전 A 씨는 대치동 아파트를 팔아 상도동에 상가주택을 마련했다. 아이들의 대학 입학으로 더 이상 대치동 비싼 아파트에 살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치동 아파트값은 지난 25년간 다른 지역 시세보다 크게 올랐다. A 씨는 학세권 주택을 선택해 아이 교육과 노후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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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세권의 조건은 진학률

A 씨가 선택한 대치동은 국내 최고의 명문학군으로 꼽힌다. 명문학군 지역에는 저마다 오래된 명문고등학교가 자리한다. 이들 학교는 대학교 진학률과 특목고 진학률이 높다. 반포동, 목동, 분당 등도 대표적인 명문학군이다.

명문학군 지역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학군이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학세권은 다른 지역에서 유입되는 학부모들로 인해 높은 매매·전세 수요를 유지하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계속해서 오른다.

결론적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대 등 상위권 대학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학교를 보유한 지역이 학세권이 된다.

집 가까이 초·중·고가 위치한다고 해도 이처럼 명문학군이 형성되지 않은 곳이라면 학세권이라고 보기 어렵다. 만약 내가 사는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생 수가 감소한다면 미래 학세권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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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학세권을 찾아서

대부분의 학군 지역은 서울과 수도권, 그중에서도 동남권에 집중되어 있다. 강남 8 학군을 비롯해 강동, 분당이 대표적인 동남권 학세권이다. 그밖에도 양천구 목동, 강서구 화곡동, 노원구 중계동, 용인 수지도 학세권으로 꼽히는 지역들이다.

전통적인 학세권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뜨는 학세권도 있다. 특히 학원가를 끼고 있는 지역은 인기를 누리는 학세권이 된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날수록 학원에 의존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맞벌이 부모는 방과 후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해줄 기관으로 학원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신도시의 경우는 어떨까. 경기도 평촌과 동탄은 학세권이 형성된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매매가와 전세가가 높다. 전세로라도 명문학군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많아서다.

신도시라고 해서 모두 학군이 형성되는 건 아니다. 신도시 내 고등학교의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을 경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이주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신도시 내 신설된 신생 고등학교의 진학률이 높으면 학군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도시 외곽의 우수 학생들까지 흡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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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기의 받침대 학세권

학세권의 집값은 잘 하락하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다. 학세권 집값은 매매가가 오르는 시기에 더 많이 오르고, 매매가가 떨어지는 시기에 더 적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세가가 춤출 때도 학세권 지역의 전세가는 좀처럼 요지부동인 경우가 많다. 전세로 이주를 해서라도 명문학군에 진학시키려는 맹모들의 열정이 빚어낸 학세권 열풍이다.

학세권은 지역 상권에까지 영향을 준다. 학세권에는 학원이 들어서기 마련이고 학원이 들어서면 연쇄적으로 형성되는 상권이 있다. 바로 독서실과 식당가다. 자연스럽게 학세권 임대수요가 탄탄하니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그밖에도 학교 근처는 유해업소 입점이 제한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특징이 있다.

학세권 주변의 부동산이 경기 부침에도 흔들리지 않고 대기 수요가 풍부해 꾸준히 그 가치가 올라가는 이유가 이처럼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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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세권, 과연 내 아이에게도 좋을까

길 하나 차이로 배정되는 학교가 달라졌을 뿐인데, 아파트의 운명이 바뀌는 경우가 흔하다. 새로운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학군 배정이 달라지자 기존 주민들이 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실제 명문학교에 배정받기 위해 바로 옆 아파트 단지로 이주하는 맹모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렇듯 학군 지역에서는 일반적인 부동산 요소보다 어느 학교에 배정되는지가 부동산 가격에 더 큰 영향을 준다.

학세권은 아이 교육과 재테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좋은 학군 지역에서 일찌감치 주택을 매입해서 장기 보유하며 아이 교육을 마친 후에는 재건축 호재를 노리는 길도 있다. 아니면 미래 학군 지역을 찾아 매입에 나서는 것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학세권, 학군이 모두에게 정답은 아니다. 학세권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실제 초등 고학년 자녀 둘을 데리고 용인에서 서초구로 이사했던 한 부부는 2년 만에 용인으로 되돌아왔다. 아이들의 부적응 때문이었다. 이러한 부적응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서는 학세권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학세권을 좇아 무리한 투자를 강행하기보다는 내 아이의 성향과 부모의 교육관을 파악하는 게 학세권 선택보다 우선 되어야 한다.


구선영 「3억으로 30억 건물주 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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