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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의 삶처럼 70세의 삶도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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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의식 중에 노년의 시간이나 욕망, 감정 등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저평가하는 사회 분위기에 침잠해 살아간다. 마치 25세의 삶이 70세의 삶보다 중요한 것처럼. 이쯤에서 질문해봐야 한다. 살아가는 매 순간이 개인의 삶에서는 늘 최초이자 돌아오지 않을 시간인데, 은퇴 후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의 무게가 10대·20대가 하는 ‘앞으로 커서 뭐하지?’와 같은 고민의 그것과 크게 다를까? 우리는 모두 처음 살고, 처음 늙고, 처음 죽는다. ‘어떻게 늙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사실 ‘어떻게 살 것인가’와 다르지 않고,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1
노년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뇌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나이 든 사람은 같은 시간을 젊은 사람보다 훨씬 짧게 느낀다. 3분의 시간을 감각만으로 알아맞히는 실험에서도 60대 참가자들은 40초가 더 지나서야 신호를 보냈다.

시간이 빨리 흐르고 주어진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하는 고민은 주로 어떤 것일까? 얼마 안 남은 삶에서 일어나면 안 되는 일, 막아야 되는 일, 이것만큼은 피해야 하는 일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 반면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생각보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우선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해야 의미가 있을지 생각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부터 하기 마련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우리 뇌에서 시간 감각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는 ‘도파민’과 ‘인상적인 기억’이다. 나이가 들면 뇌 안의 도파민 활성이 낮아져서 생체시계가 느려지고 상대적으로 바깥 세계의 시계는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낀다. 그렇다면 도파민 활성을 유도하면 어떨까. 도파민은 새로운 것을 학습할 때, 기분 좋은 보상이 주어질 때 분비되므로 그런 경험을 만들면 생체시계가 빨라지고 반대로 외부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인상적이고 강렬한 기억도 시간 감각을 바꾼다. 매일 익숙한 일상만 살다 보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없게 되고, 외부의 시간 감각도 의미 없이 빠르기만 하다, 강렬한 자극이 생기면 그 기억의 부분 부분을 우리 뇌에서 촘촘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외부 시간도 달리 감각하게 된다.

그래서 은퇴 후 100세까지 주어진 긴 시간 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 집중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0대의 하루나 80세의 하루나 똑같이 다시 오지 않을, 인생의 유일한 시간이라는 걸 노인들조차 자주 잊는다. 시간 개념을 바로 잡고 노년의 시간에 새로운 경험을 채워보자.

2
새로운 관계 맺기

행복학의 대가 에드 디너(Ed Diene) 교수에 따르면 상위 10%의 행복한 사람들이 나머지 사람들과 보인 가장 큰 차이는 ‘관계’에 있다. 돈이나 학력·지능·성별·나이 등 행복을 좌우하는 여러 조건들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을 고려해도 행복을 느끼는 개인차는 약 10~15% 정도밖에 예측하지 못한다. 이러한 외적 조건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생각보다 긴밀하지 않다는 의미다.

한국심리학회 조사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직업과 연봉·재산·사회적 지위 같은 외부 물질적 조건은 생존과 결부된 수준까지 행복에 크게 영향을 미쳤지만 기본 생존 조건이 충족된 이후에는 그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후에는 압도적으로 ‘관계’의 영향이 커졌다. 많은 연구에서 상호 신뢰와 사랑을 주는 관계의 유무가 사람들의 삶을 전혀 다른 풍경으로 이끌었다.

노년의 시간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이 갖는 욕구가 달라질 리 없다. 특히 노년의 관계는 생존과 긴밀히 연결되며, 끝까지 사회적 존재로서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빠르고 느린 죽음으로 중요한 관계를 주로 상실해가는 시간이기도 한 노년은 오히려 새로운 관계 맺기가 가장 필요한 시점일지도 모른다.

3
다른 자리를 모색할 기회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2017)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85.1%가 여가문화활동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자 노인이 85.5%, 여자 노인은 84.8%이며, 연령이 높을수록 참여율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주된 여가문화활동으로는 취미오락활동이 50.5%로 가장 많았으며, 사회 및 기타 활동 49.1%, 휴식활동 43.5% 등의 순이다. 세부적으로는 사회 봉사 활동, 가족 및 친지 방문과 같은 ‘그 외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34.9%로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는 산책이 27.5%, 스포츠 참여활동 16.6%로 나타났다.

한편 전체 노인의 3.9%가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며, 현재는 하고 있지 않으나 단 1회라도 자원봉사 경험이 있는 노인은 11.5%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연령 분포나 성별 차이보다 교육 수준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지는데, 무학(글자 모름)의 경우 현재 참여율이 0.3%인 것에 비해, 전문대학 이상은 8.6%로 그 차이가 월등히 크다. 자원봉사 경험률에서도 무학은 1.4%인 것에 비해 전문대학 이상 졸업은 22.8%로 생애 전반에 있어서의 자원봉사 경험 차이도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잘 늙는다는 건

노인은 늙은 결과가 아니라 삶의 결과이다. 죽음을 앞두고 허무하고 허망하게 지낼 게 아니라 잘 익은 열매처럼 점점 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영양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평화로워야 한다.

철학자 김형석(100세)씨는 저서 《100년을 살아보니》에서 일할 수 있는 걸 가장 감사한 일로 꼽았다. 그는 무엇보다 “무조건 오래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 행복해야 한다”면서, 서둘러 정신적 성장을 멈추는 이들에게는 “너무 일찍 인생을 끝내지 말라”라고 충고한다.

한편 개성 넘치는 감각으로 노년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곧 젊음을 신봉하고, 젊은 세대를 흉내 내는 이들의 이야기로 오해받기 쉽다. 편견 속 노인의 모습에서 벗어날 경우 사람들은 ‘젊게 살려고 애쓴다’고 판단해버린다. 그러나 통념과는 반대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더 독특해진다. 개인차가 커지고, 개성은 두드러지며, 장점과 단점이 더 강하게 표현되면서 젊은 세대보다 훨씬 더 다양한 모습을 연출한다. 노화의 속도도 제각각이다. 이런 명백한 사실을 보지 못하도록 가리는 건 노인들은 이러저러하다고 일반화하는 편견과 혐오다.

5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가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고 싶은 사람들은 하나 같이 은퇴 후 삶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봐야 한다. 더불어 그 상상이 가능해지고 유용해지려면 나이나 노인세대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태어나 죽을 때까지 한 인간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은 소중하고, 그 시간의 가치는 유년이나 노년이나 다를 바 없다.

세계적인 노화학자 마크 윌리엄스(Mark Williams)는 “습관이 주는 편안함의 유혹을 이기는 것에서부터 잘 늙기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라고 말한다. 기존 인식을 바꾸고 통념에 도전하면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노년기를 영위하는 것과 관련한 개념으로 ‘창의적 노화(Creative Aging)’가 회자되는 데에는 이런 달라진 욕구들의 영향이 적지 않다. 달리 말하면 창의적 노화는 지금까지의 삶에서 굳어진 인식·습관·통념이 주는 편안함을 거부하고 새로운 경험을 마다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75세에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1세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미국의 국민 화가 그랜드마 모지스(Grandma Moses)처럼. 그녀는 말했다. “인생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다!”


이규열
※ 머니플러스 2019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www.f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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