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차 낙인' 중국차 살까, 싼타페 중고 살까?

조회수 2020. 11. 13. 15: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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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베이징 모터쇼 지리 링크앤코 부스. /사진=로이터
중국차요? 저렴하고 신기하긴 한데 왠지 찜찜하죠.
‘짝퉁’ 이미지도 있고 혹시 고장이라도 나면 제대로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제 저가 스마트폰처럼 쓰다가 고장나면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회사원 이영화씨(45)
10년 전과 지금의 중국차를 비교하면 천지 차이죠.
분명히 잘하는 부분이 있고 많은 발전을 이뤘음에도 아직까진 태생적인 한계가 있어요.
소재와 부품 기술력 차이는 쉽게 따라잡기 어렵거든요.
국내 소비자는 눈높이가 상당히 높은데 그 기준을 만족하려면 강력한 한방 없이는 불가능하죠. 가격이든 디자인이든.

- 수입차업체 관계자 A씨(50)

중국 자동차업체의 한국시장 공략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출시하자마자 안전기준미달로 리콜되는 등 처참한 실패사례가 있었음에도 관련 업계에서는 꾸준히 진출설이 나돕니다.

한국에서 통하면 전세계 어디서든 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중국차는 미국·유럽·일본·한국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에서는 힘을 쓰지 못합니다.

시장의 성숙도 차이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자국 브랜드 제품이 기준이 된 만큼 이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은 선택받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특히 자동차의 절대적 선택기준으로 꼽히는 ‘안전’ 부분은 실제 안전성과는 별개로 여전히 미심쩍다는 평을 받습니다.

최근엔 중국의 신차 안전도 평가 기준이 국제 수준으로 재정립되고 업체의 투자가 이어지며 안전성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이전의 처참한 평가 기록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닙니다.

2010년 중국 ‘장링모터스’의 ‘랜드윈드 CV9’이 중국차 최초로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앤캡’(NCAP) 충돌테스트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별 5개 중 2개(부적합 등급)를 획득하는 데 그쳤는데요.

이에 앞서 이 회사는 2005년 독일자동차클럽(ADAC) 주관 충돌테스트에서 별 ‘제로’라는 망신을 당했습니다.

당시 ADAC 측은 “시속 60km 충돌에서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지난해 유로앤캡에서는 중국 전기차업체 ‘에어웨이스’의 ‘U5’가 별 3개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탑승자 안전은 무난히 챙겼지만 보행자 안전성과 첨단 안전장비 등에서 점수가 낮았습니다.

용두사미

중국차 업체의 국내시장 진출 시도는 벌써 10년이 다 돼 갑니다.

실제 차를 가져다 파는 것 외에 사무소만 설치하고 상황을 지켜보는 곳도 있습니다.

‘선롱버스’는 2013년 국내 25인승 준중형 버스시장에 진출하며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국 수출품엔 부품의 20% 이상을 비중국산으로 쓰는 등 품질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한국 시장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당시 마을버스 등으로 600여대가 팔렸지만 안전벨트와 속도제한장치 등 문제로 550여대가 리콜됐고 2015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
해당 차종을 도입했던 업체들은 다른 차종으로 대차하고 있다. 부품수급 문제를 겪으며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먹튀’ 사례다.

- 버스업계 관계자
북기은상자동차 켄보 600. /사진제공=중한자동차

2017년에는 ‘북기은상자동차’의 중형 SUV ‘켄보600’가 1999만원에 국내 소개됐습니다.

마치 중국차가 가격공세로 한국시장을 이미 점령한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라이벌로 지목된 현대 ‘싼타페’ 2017년형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가격은 최소 596만원에서 최대 1971만원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그나마 중고차 가격으로 비교해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요.

관련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품질 자체는 떨어지나 가격 측면에선 이슈가 됐다고 평합니다.

국내 출시 당시 중국에서 연간 4만대 이상 팔린 인기 차종으로 알려졌지만 2016년 중국 판매 순위는 SUV 중 64위에 그친 평범한 모델이다.
당시 한국에서 연간 3000대 판매목표를 세웠으나 첫 해 321대에 머물렀다.

- 업계 관계자

이 차는 이듬해까지 500여대 판매에 그치면서 철수했습니다.

당시 이 차를 타본 이들은 “무섭고 불안했으며 운전하는 감각이 없었다” “제원상으로는 비슷할지라도 실제 주행은 다르다” “달리다가 분해될 것 같았다” “신기한 경험이었으나 무서웠다” 등의 이용 후기를 내놨습니다.

수입사는 ‘중한자동차’에서 ‘신원CK모터스’로 이름을 바꾸고 2019년 다시 문을 두드렸는데요.

이번엔 중국 2위 업체 ‘둥펑’의 제품을 들여왔습니다.

둥펑소콘의 ‘펜곤 ix5’가 그 주인공입니다.

마치 BMW ‘X6’를 보는 듯한 쿠페형 SUV 스타일을 추구한 차입니다.

켄보와 비교해 품질이 좋다는 평을 받았지만 첨단 안전 및 편의장비 등은 부족한 편입니다.

가격은 2480만원으로 투싼 기본형이나 중고 싼타페를 살 수 있는 가격대입니다.

지난해 진출 이후 117대가 팔렸습니다.

ix5는 타보면 이전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강수 신원CK 모터스 대표

믿음 주지 못하면 성공 어려워

관련 업계에서는 감성과 품질이 중요한 승용보단 가격이 우선인 상용차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합니다.

차 가격은 싸지만 자동차 보험료는 동급 국산차보다 비싼 데다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중국차가 국내서 성공하려면 원활한 부품수급과 탄탄한 AS망이 필요하다.

- 업계 관계자
팔릴 만한 차를 들여와야 하는데 그런 차는 중국에서도 물량을 구하기가 어렵고 한국에 오면 무조건 비싸진다.
출시 가격이 비싸지면 AS비용을 포함하는 전략을 써야 살아남을 수 있다.
본사가 정책적으로 진출하는 게 아니라면 한계가 있다.
중국 회사는 수출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판매와 서비스 네트워크 개념 자체가 없다.
중국차 회사들이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 자동차 수입사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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