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만 오가던 판교 테크노밸리, 텅빈 '유령도시'로

조회수 2020. 3. 13. 16: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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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점심시간 직전 판교 테크노밸리 모습. 오가는 행인의 수가 심심치않게 보인다. /사진=박흥순 기자

판교 테크노밸리 일대는 점심시간이면 인근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인기있는 매장에서는 예약을 해야 간신히 식사를 할 수 있었고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카카오 오피스 인근에는 오가는 행인들이 길거리를 가득 메웠죠.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입주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판교 테크노밸리가 거대한 유령 도시가 됐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습니다.

일부 매체는 코로나19 여파로 판교 테크노밸리 일대의 상권이 완전히 몰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동인구 약 7만명의 판교 테크노밸리는 정말 오가는 이 없이 텅 빈 도시가 됐을까요?

기자가 판교 테크노밸리를 방문한 것은 지난 12일 오전 점심시간을 눈앞에 둔 시간이었습니다.

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안랩, 스마일게이트 등 대형 IT업체가 입주한 판교 테크노밸리는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유행처럼 번졌죠.

12일 현재 판교 테크노밸리의 대형 IT업체 가운데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기업은 넥슨이 유일합니다.

점심시간 직전 판교 테크노밸리의 도로 풍경. 오가는 차량이 거의 없지만 평소 일과시간의 교통량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사진=박흥순 기자

점심 시간 직전 판교 테크노밸리는 행인없이 적막한 모습이었습니다.

삼삼오오 건물 밖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들을 제외하면 체감 유동인구는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는데요.

귀동냥으로 들은 그들의 이야기 주제는 단연 코로나19였습니다.

간혹 회사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마스크를 구한 ‘영웅담’ 또는 코로나19에 관한 걱정이었습니다.

여유있게 걸어 도착한 판교 테크노밸리 중심거리에는 제법 많은 행인이 있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12시를 막 넘긴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유령도시라 불릴만큼 공허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함께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거리에는 음악소리와 웃음소리도 들렸습니다.

적막하지 않았죠.

점심시간의 판교 테크노밸리 풍경. ‘유령도시’라는 설명과 달리 인근 기업의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러 가고 있다. /사진=박흥순 기자

매상 줄었지만… 점차 나아져

조금 더 높은 곳에서 판교 테크노밸리를 확인하기 위해 인근 빌딩의 테라스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내려본 판교는 평상시의 조금 이른 점심시간 수준이었죠.

각종 기업이 입주한 건물에서는 점심시간을 맞아 사람들이 쉴새없이 쏟아졌고 거리에는 행인들로 채워졌습니다.

점심시간을 맞아 식당 내부도 관찰했습니다.

식당 내부 손님은 극명하게 갈렸는데요.

평소 같으면 대부분의 식당이 손님으로 가득 찼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속출하면서 판교 테크노밸리의 식당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12일 판교 테크노밸리의 한 식당 내부 모습. 식당내부는 상당히 많은 손님이 들어 차 있었다. 이 식당은 이날 수차례 만석을 기록했다. /사진=박흥순 기자

점심식사를 마친 직원들은 밀물처럼 카페로 몰려 들었습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와 맛있다고 소문난 카페는 코로나19에도 아랑곳없이 인근 직장인들로 장사진을 이뤘죠.

하지만 상당수의 카페는 절반 넘는 좌석이 놀고 있었습니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한 카페 내부. 점심식사를 마친 사람들로 매장이 혼잡한 모습이다. /사진=박흥순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오가는 사람들은 줄었지만 점심시간은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가는 모습”

- 유명 카페 직원 B씨

점심시간이 끝나자 판교 테크노밸리는 다시 적막감에 휩싸였습니다.

밀물처럼 쏟아진 인파는 다시 썰물처럼 사라졌고 오후 내내 한적한 모습이 이어졌죠.

“아마 다음주에는 더 많은 인원이 재택근무를 마치고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 5년째 판교 IT기업에서 근무하는 C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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