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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얼굴, 똑같은 눈썹.. "K뷰티 질렸다"

조회수 2020. 2. 26. 16: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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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의 심장 인민광장 래플스씨티 1층 대형 팝업 스토어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K뷰티를 배우고 즐기는 뷰티 스쿨 콘셉트/사진=뉴시스DB

영원한 것은 없었습니다.

‘메이드인 코리아’라면 일단 발라보던 시절을 떠나보내며 K뷰티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는데요.

사드 사태를 계기로 매년 10%대 수출 성장률을 보이던 K뷰티가 주춤한 사이 중국 뷰티 브랜드, 이른바 C뷰티가 조금씩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C뷰티는 K뷰티가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력에 도취돼 있을 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서서히 한국을 따라잡기 시작했습니다.

◆날개 없는 추락… 적은 내부에

마침 미샤,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으로 대변되는 로드숍이 휘청거릴 때였습니다.

K뷰티가 국내와 해외에서 성장하게 된 데는 로드숍의 활황이 계기가 됐죠.

하지만 유통시장 역시 빠르게 변했습니다.

유통 판도가 H&B(헬스앤뷰티)숍, 멀티브랜드 매장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온라인 채널 재편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로드숍은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것은 시작이었습니다.

한·중 간 유통시장 역시 함께 얼어버렸습니다.

국내 화장품 매출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 ‘따이공’(일명 보따리상)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됐고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방문이 끊기면서 주요 관광지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죠.

국내를 비롯해 중국 내 한국 화장품 로드숍들이 하나, 둘 문을 닫았습니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중국이 수입품 통관기준을 강화하면서 기존 유통 흐름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중국 로컬브랜드의 기술력은 성장 가속도를 붙였습니다.

거대 자본을 통해 국내 우수 화장품 연구진들을 영입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이들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중국 로컬 브랜드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개성 없는 K뷰티… 주도권 잡는 J뷰티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소비자들의 외면입니다.

▲사드 사태 ▲유통시장의 변화 ▲국내 기술진 유출 이라는 외적인 요인 외에 차별성 없는 제품 구색이 내부적인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중국 소비자들은 K뷰티가 고수하는 균일한 외모에 지쳤다. K뷰티는 똑같은 얼굴과 눈썹을 모두가 똑같이 하고 있다”

- 홍콩 시장조사전문 회사 체리블러썸 에밀리 궈 연구원

중국 내 민족주의로 인한 여론몰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실제 중국의 즈후나 웨이보와 같은 소셜미디어 사이트에는 K뷰티를 넘어 C뷰티 사용을 지지하는 게시물들이 여럿 공유되고 있습니다.

C뷰티의 부상과 함께 일본의 J뷰티도 중국에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일본문화를 접하면서 기술력과 효능으로 접근하는 J뷰티를 새로운 선망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트너 L2에 따르면 사드 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는 반면 일본은 15% 내외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죠.

최근 중국에서는 나스, 끌레드뽀 보테, 코세 등 일본 뷰티 브랜드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K뷰티는 2급 이하 도시에서는 아직까지 긍정적이나 4대 주요 도시와 1급 도시에서는 이미 J뷰티에 대한 선망과 변화가 나타난 지 오래”

- 뷰티업계 관계자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화권에서 주도권을 잡은 일본은 세계 무대에서도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미국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K뷰티는 그동안 아시아 뷰티기업의 미국 진출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J뷰티에 비해 압도적 증가율과 시장점유율도 두배 이상 벌려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언론, 인플루언서들이 ‘K뷰티를 이을 새로운 트렌드’로 J뷰티를 주목하면서 점점 그 자리를 J뷰티에 내주고 있습니다.

“K-뷰티가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면 J-뷰티는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세련됨이 장점”

- BBC 등 외신들
서울 중구 명동거리. /사진=뉴스1DB

◆K뷰티면 다 된다? 품목 다양화 숙제

그렇다면 K뷰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우선 K뷰티라는 컨셉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강력한 브랜드 구축이 필요합니다.

다수의 한국 기업들은 ODM·OEM 생산 형태로 K뷰티 브랜드를 양산하는 데만 열을 올려왔습니다.

식품의약처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화장품 제조판매업자수는 1만개를 넘어선 상태인데요.

매달 평균적으로 100~200개 브랜드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K뷰티의 명성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소비자들에게 각 브랜드 이미지와 스토리를 각인시켜야 할 때”

-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관계자

품목의 다양화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지난해 1~6월 기준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화장품 수입액 중 기초화장품 비중이 95.9%에 달할 정도로 기초화장품에 편중돼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색조 화장품, 헤어케어, 향수 등의 시장으로도 시야를 넓힐 필요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미국시장의 경우 다양한 인종과 피부색을 가진 문화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색상 구성을 갖추고 촉촉한 질감을 특징으로 하는 포인트 메이크업 제품 개발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K뷰티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럭셔리·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우수성을 어필해야 한다”

-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중국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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