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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명을 왜 바꿀까

조회수 2020. 1. 15. 16: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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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최근 아파트단지명을 변경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단지가 있는 실제 주소가 아닌 옆 동네 지명을 따오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들은 왜 아파트단지명 변경에 집착할까요?

◆단지명에 숨은 뜻은?

아파트단지명은 2000년대 초반부터 건설사의 아파트브랜드 도입이 본격화 된 이후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기존에는 래미안, 힐스테이트, 자이 등 건설사의 아파트브랜드와 지역명 등을 합친 단순한 조합이었다면 최근에는 아파트브랜드와 지역명을 합친 뒤 입지와 관련된 단어 등을 조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어법에는 맞지 않지만 각종 외래어 등을 섞어 뜻을 억지로 부여하는 경우도 많죠.

업계에서는 이를 ‘펫 네임’(Pet Name)이라 칭합니다.

펫 네임은 건설사가 입지, 자연 환경, 역세권 등 아파트단지의 장점을 키워드로 함축해 단지명에 붙인 것을 뜻합니다.

아파트 단지명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그동안 ‘반포자이’, ‘삼성동 힐스테이트’처럼 단순히 아파트브랜드에 지역명을 합친 게 기존의 작명 방법이었다면 최근에는 더 다양해졌습니다.

단지명에 ‘파크’ 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면 주변에 큰 공원이 있다는 뜻이고 ‘포레스트’는 숲, ‘에듀’는 학군, ‘메트로’는 교통이 좋은 입지라는 뜻을 품고 있는데요.

 또 ‘래미안 DMC 루센티아’, ‘디에이치 클래스트’(THE H Class+est)처럼 외래를 합성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단지명도 최근 늘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속속 갖춰진 수도권 1기신도시 때만 하더라도 아파트단지명이 ‘꿈마을’, ‘포도마을’, ‘하얀마을’ 등으로 지어 어느 지역인지 가늠할 수 없었지만 아파트브랜드가 보편화 되고 펫 네임이 다양화된 이후로는 ‘래미안퍼스티지’, ‘도곡렉슬’ 등처럼 단지명만 들어도 어느 지역의 아파트인지, 어느 정도 수준 시세를 형성한 아파트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강남 말고 개포, 신정 말고 목동… 결국은 집값

최근에 단지명 변경 사례가 속출하며 단지명을 바라보는 입주민들의 민감한 분위기를 그대로 증명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 시영아파트 재건축단지인 ‘개포 래미안 포레스트’의 기존 단지명은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였지만 조합원 설문조사를 거쳐 단지명을 변경했습니다.

조합원들은 강남구 내에서도 프리미엄급 재개발 이미지가 강한 개포동을 아파트 명칭에 넣어 고급 이미지를 부각시키기는 것이 집값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짓는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의 경우 최근 단지명을 ‘목동 센트럴 아이파크 위브’로 변경했습니다.

주소는 양천구 신월동 551번지 일대지만 지역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한 목동을 넣어 가격 상승효과를 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한편 단지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현행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 15조에 따라 소유자 4분의3(75%) 이상이 참여한 집회 결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유자 전체가 한 번에 모여 결의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동(同)법 41조에 따라 5분의4(80%) 이상의 서면 동의서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입주민 동의 후에도 시공사의 변경허가 사용승낙서를 받아야 한다는 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시공사가 해당 단지의 아파트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어서입니다.

“단지명 변경 요구가 들어오면 대체로 긍정적인 검토에 들어가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 입주민들은 집값에 민감하기 때문에 단지명을 쉽게 바꿔줄 경우 인근 단지와의 형평성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 건설사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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