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유혹.. "한국에 13조 이상 투자하겠다"

조회수 2020. 1. 3. 17: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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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화웨이가 2019년 한국에서 13조원 규모의 부품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화웨이 뒤셀도르프 지사. /사진=로이터

화웨이가 내년 한국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습니다. 



한국시장에 더 많은 제품을 공급하고 투자를 확대해 

저변을 넓히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화웨이를 둘러싼 

국내 여론이 상당히 부정적인 만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화웨이는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화웨이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화웨이가 한국에서 구입한 부품의 총액이 

미국을 제치고 1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화웨이가 제품을 만드는데 

한국산 부품이 가장 많이 사용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지난해 화웨이가 한국에서 구입한 부품은

 약 13조원 규모로

 2018년 12조3000억원보다 

7000억원가량 늘어난 셈입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칼 송 화웨이 글로벌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60여건의 상용 계약을 체결했고 

40만개 이상의 부품을 공급했다”며 

지난해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어 

“한국에서는 1만8000여대의 장비를 공급해 

LG유플러스가 5G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했다. 앞으로도 한국에 대한 투자와 구매를 

더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함께 자리에 참석한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도

 적극적으로 한국과 손을 잡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한국고객이 높은 기술수준을 요구하는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신뢰를 얻을 것”입니다. -멍 지사장
출처: (왼쪽부터)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 칼 송 화웨이 글로벌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 /사진=화웨이
◆美 압박 시작되자 韓에 러브콜

화웨이는 2019년 5월 미·중 무역분쟁 발생을 전후해 

국내에 줄곧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습니다.



 첫 5G 오픈랩도 서울에 개소했습니다. 



5G 기반 서비스를 모색 중인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장비와 

테스트 환경을 지원하면서 

력 방안을 강구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국내 언론에 화웨이의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둥관시 ‘옥스 혼’ R&D 캠퍼스를 공개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기 위해 노력했고 



2020년 상반기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멍 샤오윈 지사장은 

“한국 R&D센터 건립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쉽지 않다”면서도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하려는 의지가 강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화웨이가 한국에 연이어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현재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지면서 

미국정부의 집중공격을 받았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5월 화웨이를

 ‘거래제한기업’ 명단에 올려 

미국기업과의 거래를 차단했습니다. 



구글, 인텔, 퀄컴 등 미국 IT기업과 거래가 끊긴 

화웨이는 P30, 메이트X 등 신제품에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구글의 앱을 정식 탑재하지 못했고

 수출경쟁력이 급감했습니다.


미국정부는 캐나다, 영국, 호주, 일본 등 

주요 우방국에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일본과 호주가 이에 동조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자존심 강한 유럽 국가 마저도

 미국의 눈치를 보며 화웨이 장비를 

섣불리 도입하지 못했습니다.


한국도 미국의 압박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미 화웨이 장비 도입을 결정한 

LG유플러스는 미군기지 인근의 화웨이 장비를

 삼성전자의 장비로 교체했고 



SK텔레콤과 KT는 공식 채널을 통해

 화웨이의 장비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해외는 물론 자국 기업에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난 10월말 미연방통신위원회(FCC)는 공식성명을 통해 

화웨이와 중흥통신(ZTE)의 제품을 구입하는

 미국기업에 정부 보조금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지트 파이 FCC 회장은 

“5G 네트워크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을 차단해야 한다”며

 “어떤 리스크도 떠안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SKT·KT, 화웨이 선택 어려울 듯

궁지에 몰린 화웨이에 

한국은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입니다. 



한국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기업 간 거래를 계속 이어온 국가였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라는 타이틀도 보유한 

알짜배기였습니다.


또 2020년부터는 초고주파(mmWave) 대역인

 28㎓의 도입이 시작돼 

재적인 시장성도 적지 않았습니다. 



전세계의 5G 구축 모델이 된

 한국 이동통신사에 장비를 공급한다면

 미국의 압박에도 비교적 손쉽게 세계 각지에

 5G 장비를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습니다. 

멍 지사장은 “한국 5G시장은 글로벌의 0.4% 정도 되는 

작은 시장이지만 통신사가 요구하는 기술수준이 높아

 기술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며 

“28㎓와 5G 단독규격(SA)에서는 

SK텔레콤과 KT의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화웨이의 꾸준한 구애에도

 LG유플러스를 제외한 두 통신사가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화웨이에 대한 국내 여론이 부정적인 데다

 미국이 제기한 정보유출 가능성에 대해서 

화웨이가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던 멍 지사장도 

SK텔레콤과 KT를 상대로 한 장비 영업상황에 대해서는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아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암시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SK텔레콤과 KT가 이례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만큼 여론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통신사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화웨이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증거를 내세우는 방법 밖에 없다.

 하지만 화웨이는 믿어달라는 말만 반복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명분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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