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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서울 아파트를 사는 방법은?

조회수 2019. 12. 18. 17: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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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석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지난달 12일 오전 정부세종2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가 아파트 취득자·고액 전세입자 등 224명에 대한 자금출처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종민 기자

‘서울 아파트’는 전국 최고 인기 부동산입니다.

한채에 수십억원을 호가하지만 어떻게든 입성하려는 이들이 넘치는데요.

최근 부동산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30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자녀 교육·출퇴근·재테크 등 각자의 이유는 달라도 서울 아파트를 갖기 위해 무리한 대출도 마다 않죠.

반면 수십억원의 고가아파트를 대출 없이 현금으로 결제하는 30대도 있습니다.

30대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나 길어야 10년 남짓 직장생활을 한 이들인 만큼 상식적으로 수십억원의 아파트를 현금으로 살 만한 능력이 안 되지만 이들은 그 불가능을 현실로 만듭니다.

그들은 어떤 능력을 지녔을까요.

◆“우리는 금수저입니다”

#1. 부부가 모두 10대 일간지에 다니는 A씨(39세)·B씨(37세)는 5세 딸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전용면적 84㎡ 노후아파트에 삽니다.

이들은 자녀 교육열이 높아 학교는 무조건 강남권으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인데요.

강남이 학습 분위기가 좋고 탈선을 하는 문제아가 적어 안전한 교육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기 때문이죠.

부부 합산 연봉은 1억원 초중반대.

결혼 당시 양가 집안의 도움 없이 강서구 마곡지구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생활하다 5년 만에 4억원가량 오르자 이를 팔고 잠원동으로 이사했습니다. 

하지만 이사 당시 매입자금이 턱없이 부족해 고민 끝에 1억5000만원짜리 전세를 선택했는데요.

대기업 맞벌이인데도 강남 아파트를 사지 못하고 전세 입주한 것은 아무리 대출을 최대한도로 받아도 집값을 충당할 수 없는 데다 설령 신용대출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대출이자가 감당이 안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죠.

또 준공 40년차 아파트인데 공인중개사 말로는 앞으로 10년은 재건축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해 이사를 결심했습니다.

내부는 낡았지만 부분 리모델링을 해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한 수준은 아닙니다.

부부는 이곳에서 몇년 살다 캐나다 등 교육환경이 더 좋은 곳으로 일시 이민이나 연수를 떠날 계획입니다.

#2. 대기업 금융 계열사에 다니는 C씨(37세)와 경제지 기자 D씨(35세) 부부는 6세 아들과 3세 딸을 키웁니다.

부부 합산 연봉은 1억5000만원 정도로 최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를 19억원에 매입했습니다.

이들은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는데요.

남편의 아버지는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분이고 아내의 부모는 모두 고등학교 교장으로 은퇴했습니다.

이들은 강동구의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1년 정도 살다가 2억원의 대출과 양가 부모님의 현금 지원을 받아 대치동에 입성했죠.

이들이 이사를 결심한 이유는 출퇴근 거리가 너무 멀어 육아 공백이 발생해서입니다.

또 2년 뒤 첫째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데 좀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도록 권유한 양가 부모님의 설득에 대치동행을 택했습니다. 

대출금은 10년 원리금분할상환이지만 부부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 다고 말합니다.

#3. 지난 5월 올해 첫 강남권 재건축 분양단지로 관심을 모은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에서 만난 30대 양모씨는 자신을 ‘부동산 전업투자자’라고 소개했습니다.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은 300여명이 넘었지만 30대는 양씨를 포함해 10명 남짓했습니다.

이 단지는 10억원이 넘는 분양가로 중도금 대출이 안 돼 당시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자들은 은퇴한 자산가나, 50대 이상 부모를 앞세운 젊은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는 최초 투자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냐는 질문에 답을 피했지만 상당한 재력을 가진 부모의 도움이 밑바탕 됐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불법 증여 꼼짝마

앞서 소개한 사례들을 보면 30대의 서울 강남 아파트의 구매력은 스스로 마련한 것이 아닌 부모의 재력이 대물림되는 전형적인 금수저 현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연봉 수준이 높아 필요에 의해 스스로 무리한 대출을 감행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부모의 현금지원이 밑바탕이 돼 서울 아파트에 입성합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11월에 발표한 ‘10월 매입자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30대의 매입 비중이 31.2%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30대는 올 1~9월에도 28.3%의 비율을 차지하며 전 연령층에서 매입 비중 1위에 올랐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각종 규제 여파에 부양가족, 무주택 기간 등 청약가점에서 밀려 청약으로는 당첨이 어렵다고 판단해 기존 주택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사회생활을 갓 시작해 월 100만~200만원 남짓 버는 30대가 그랬을 리 만무합니다.

또 초봉부터 월 400만~500만원을 버는 고소득자라도 대출이자 등을 감안하면 월급만으로 이를 감당하기는 무리입니다.

최근 국세청이 조세 칼날을 들이 댄 것도 이 때문이죠.

국세청은 지난달 고가아파트 취득자·고액 전세 세입자 등 224명의 자금출처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여기에는 30대 이하 165명도 포함됐는데요.

경제적 능력이 부족함에도 고가의 부동산을 사들인 20~30대를 검증하기 위함이죠.

한편 부모가 성인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할 때 증여세는 현행 5억원 기준 1억원(20%)에서 공제를 제외한 약 9000만원입니다.

증여세를 내지 않고 증여할 수 있는 자금 한도는 자녀 나이가 10세 전 2000만원, 20세 전 2000만원, 30세 전 5000만원 등으로 총 9000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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