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창릉, 서울서 15분 '욕망의 논밭' 들썩
서울 마포 공덕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약 15분 만에 도착한 경기 고양시 화전역.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역전 풍경과
넓게 펼쳐진 비닐하우스 단지를 보니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이런 동네가 있었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최근 3기신도시 3차 지구로 지정한
‘고양 창릉’은 화전역이 있는 화전동을 중심으로
용두동, 창릉동 일대를 포함합니다.
화전역을 나와 창릉동 방향으로 한시간가량을 걸어야
주택단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더 멀어질수록
주변 환경이 조금씩 반전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 인근의 창릉동 주변은
대기업 건설사의 브랜드아파트가 곳곳에서 공사 중이고
하루 평균 유동인구 5만명을 넘는
‘스타필드 고양’이 있습니다.
창릉지구의 신도시 개발은
이곳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뙤약볕 아래서 비닐하우스 밖 잡초를 뽑던 한 노인장
◆서울 15분 거리 욕망의 논밭
국토교통부는 이달 7일 창릉지구 813만㎡에
3만8000가구를 건설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체면적 중 약 17%인 135만㎡는
자족용지로 조성합니다.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업무지구도 갖출 계획입니다.
가장 주목받는 건 교통대책입니다.
광역급행철도(GTX)와 서부선 연계,
고양선·광역도로·간선급행버스(BRT) 등을 신설해
서울 여의도 25분, 용산 25분, 강남까지 30분대에
출근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국토부는 예상했습니다.
시장은 이미 개발효과를 반영했습니다.
원흥지구 아파트 호가가 최근 2
000만~3000만원가량 급격히 뛰어
거래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금지를 위해
각종 대출‧세금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이런 3기신도시 폭등은
부작용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일산‧운정 주민 반대 어떻게 풀까
개발호재 속에서도
반가운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창릉지구 인근 1‧2기신도시 주민들은
집값 하락과 도시 슬럼화를 우려하며
집단반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내고 시위를 하는 등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서울 집값조정과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3기신도시 건설을 추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인구 감소와 수도권의 아파트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에
추가 신도시를 또 만드는 것은
기존 신도시 주민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반응입니다.
창릉지구는
1기신도시 일산과 같은 고양시 안에 있습니다.
또 2기신도시 파주 운정과도 거리가 가깝습니다.
신도시 빨대효과로
기존 신도시의 집값 하락과 슬럼화가 예상됩니다.
5월12일 저녁에는 일산‧파주 주민 400여명이
파주 와동동 행정복지센터에 모여 촛불집회를 열고
‘3기신도시 철회’를 외쳤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정부가 주민의 반대를 방관하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발생하는
주민 이탈과 보상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최근 창릉동 일대는
토지가 3.3㎡당 200만~300만원에 거래됐지만
보상가격은 150만~160만원 수준이라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얘기입니다.
인구 감소와 아파트 공급과잉에 따른
주택시장 구조변화로 과거와 같은 신도시 개발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의문이 제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