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보는 지하상가 vs 암울한 지하상가.. 차이점은 '이것'

조회수 2019. 2. 11. 18: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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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파가 몰린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사진=장동규 기자

지하에 신도시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하개발

 더이상 개발할 곳이 없는 

지상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 됐습니다. 




지하개발은 그 자체로

 '상업·문화적 기능'을 갖춰 

도시기능의 한 축을 맡게 됐습니다. 




보행자 통행을 위한 지하도나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한 지하상가와 

전혀 다른 공간입니다. 




최근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지하화계획이나 

강남 삼성역 지하도시 개발은 

교통과 휴식공간, 역사재건이라는 의미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심 개발의 대안으로 떠오른 

지하도시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안전문제 등을 살펴봤습니다. 




출처: /사진=이미지투데이
[숨쉬는 지하, 열리는 공간] ②50년 역사 ‘지하상가’의 두 얼굴

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하상가는 초창기 상인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습니다. 




당시 높았던 소비자의 관심도 

시간이 지나면서 주춤해졌습니다. 




지속적인 리뉴얼과 

근 대형 쇼핑몰 등과의 연계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 곳이 있는 반면 

시장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죽은 공간으로 전락한 곳도 적지 않습니다.




출처: /사진=이미지투데이
◆‘공간의 가치’ 살린 지하상가


지하상가는 1970~1980년대 

차량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횡단보도 대체 통행로 등의 목적으로 

지하도가 생기면서 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정부 차원이 아닌 

민간 기업들이 사업비를 투자하며 

지하상가 건립에 앞장섰습니다. 






이후 기부채납 형태로 지자체에 권리가 반환되면서 

1990년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사진=이미지투데이


지하상가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공간의 제한에 가로막힌 지상의 대체 역할을 맡고 

통행로에 불과한 지하도의 효율성을 높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하철역, 복합 쇼핑몰 등과 연계된 

지하상권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자영업자들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기도 합니다. 


출처: /사진=이미지투데이

지하공간을 적극 활용해 

성공한 사례는 

해외에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곳은

 뉴욕의 로우라인과 캐나다의 언더그라운드 시티.





해당 지역은 

민간 투자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을 수혈해 

버려진 공간을 대형 쇼핑몰, 지하공원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로우라인은 

4046㎡의 터미널 지하공간에 

첨단장비를 도입해 

3000가지 이상의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입니다. 




언더그라운드 시티는 

추위를 피하기 위한 용도로 개설됐지만 

1700여개에 달하는 쇼핑몰, 영화관 등을 구축하며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6년 현지를 방문해 

서울의 지하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구상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지하상가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반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역입니다. 





2012년 고투몰이라는 이름을 달고 리뉴얼된 

이 지하상가는 

현재 600여개의 점포가 자리잡은 

국내 최대 지하 쇼핑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고속터미널 지하상가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이템의 단일화입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약 65%는 의류입니다. 





여기에 2017년 리뉴얼된 신

세계백화점과 시너지를 내면서 

의류 쇼핑의 명소로 입지를 다졌습니다. 





중심가에는 의류 매장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았고

 3개의 쉼터와 2개의 먹거리존 등 

다채로운 공간으로 구성됐습니다.




출처: /사진=이미지투데이

코엑스몰도 지속적인 변화로

상권 활성화에 성공한

지하상가 중 하나입니다.





특히 2017년,

별마당도서관의 개관 효과를 톡톡이 봤습니다.






도서관 조성을 위해 투입된 자금은 약 100억원.

이후 코엑스몰 입점 매장 방문객이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그해 공실률은 0%를 기록했습니다.

◆시대 흐름 못맞춰 퇴락한 상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하상가의 점포수는 

2800개에 달합니다. 




이 중 을지로 지하상가는 약 450개. 

을지로지역은 

대표적인 쇼핑거리인 명동을 끼고 있는데다 

사무시설 등이 밀집해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입니다. 

명동만 해도 일평균 유동인구가 

150만명으로 추정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을지로 지하상가는 

몰락의 계단을 밟고 있습니다. 





기자가 최근 이곳을 찾았을 때도 

유동인구는 많았지만 

점포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을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출처: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2호선 시청역 구내상가 점포의 

월 임대료는 최소 85만원에서 최대 311만원. 




같은 라인인 을지로입구역의 경우 

최소 190만원부터 최대 5900만원까지 

편차가 컸습니다. 




역 개찰구에서 멀어질수록 

월 임대료 부담이 줄어들지만 

동시에 유동인구도 줄어 텅빈 점포가 꽤 많았습니다. 



유동인구가 뜸하다보니 

노숙자들이 자리를 차지한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시청역에 가까워질수록 

매장 곳곳에 ‘임대문의’, ‘점포정리’ 등의 

안내문구가 붙어 있거나 

횡급히 자리를 떠난듯 

영업의 흔적이 일부 남은 텅빈 매장들도 보였습니다. 




을지로입구역에서 나와 

시청역까지 이어진 길을 이동하는 동안 

거리는 제법 번화했지만 별다른 볼거리가 없었습니다. 




인근 백화점, 명동 등에서 쇼핑객을 빨아들여 

지하상가의 적막이 깊었습니다.


물건을 찾는 사람이 없어 장사가 잘 안 된다. 직원 급여도 제때 챙겨주기 어려운 상황- 시청역 인근 지하상가에서 영업 중인 A씨

평일 오후 4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1시간 정도 현장에서 둘러본 

을지로지하상가는 오가는 사람이 적지 않았지만 

물건을 구매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습니다. 



일부 상인들은 매장 내로 들어오는 손님이 없다보니 

의자에 앉아 쪽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의 중심가에 자리를 잡은 

‘알짜 상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곳은 하나의 상권이라기보다 

두개의 역을 이어주는 지하보도에 가까웠습니다.

출처: 임대문의가 붙어 있는 을지로 지하상가. /사진=장동규 기자
30년 넘게 이곳에서 구두를 수제로 제작 판매하는 우리 가게는 단골 손님이 많아 장사를 이어오고 있지만 이곳 상가 대부분은 손님이 뚝 끊겼다 - 30년 동안 지하상가에서 잡화점을 운영 중인 B씨

  30년 동안 지하상가에서 잡화점을 운영중인

   B씨도 점포정리라고 크게 적힌 A4 용지를  

 점포 유리외벽에 붙여두고 있었습니다.  






         B씨는 나이를 생각해 장사를 접으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새로 입점하겠다는  

 사람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B씨는 "간혹 새로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있어도

상권을 둘러본 뒤 계획을 철회하기 일쑤여서

장사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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