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1번지' 명동은 정말 위기일까
명동역 6번출구 밖으로 보이는 로드숍들은
대부분의 직원이 말을 걸기 힘들 정도로
고객응대에 여념이 없습니다.
제품 몇개를 만지작거리자
그제서야 직원이 다가옵니다.
이 직원은 "여전히 장사가 잘된다"고
설명합니다.
구석진 골목에도
로드숍 수는 줄지 않았습니다.
초입에서 본 특정 브랜드 매장이
골목에도 존재합니다.
각 브랜드가 명동에서만
2~3개의 로드숍을 운영하지만
고객 수에는 차이가 컸습니다.
골목에 자리한 일부 로드숍은
직원조차 자리를 비울 정도로 한산했습니다.
애초에 고객이 많지 않은 탓인지
이곳은 아르바이트 직원 1명만 근무를 했습니다.
인근 다른 로드숍을 찾아가보니
이곳은 담당매니저가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접근성이 좋은
명동거리 초입 대형매장 이용객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전에는
이런 소형 로드숍도 고객이 넘쳐났거든요.
위기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매출이 하락세인 것은 맞는것 같아요"
가게가 한산한 또 다른 로드숍을 가봤습니다.
이 직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감소에 따른
타격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단체관광객이 아닌
개인 관광객이 늘어
대형 로드숍 매출도
사드 배치 이전보다
줄었을거라는 설명입니다.
"현재 매출은
사드 배치 이전 대비 30~40% 줄었다.
대형 로드숍도 마찬가지일 것"
중국자본으로 만들어진
화장품 브랜드 비브라스 로드숍은
상황이 심각해 보였습니다.
넓은 매장 안에 고객 두어명만이
화장품을 구경하고
남은 직원들은 한곳에 모여
덩그러니 고객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발걸음을 옮기는 도중
무려 4층 건물인
이니스프리 로드숍이 보였습니다.
1층은 숍, 2~3층은 카페,
4층은 짐을 맡아주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카페 이용객에게는
제품 할인 등 혜택이 주어집니다.
구입한 상품 여러개를 손에 쥔
한 외국인관광객이 피곤한 듯
의자에 푹 눌러앉았습니다.
그들에겐 장시간 쇼핑 후
쉴 수 있는 이런 공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모회사 아모레퍼시픽의
자본력이 한몫 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로드숍 한곳도 유지하기 벅찬 소형 브랜드는
꿈꾸기 힘든 사업모델이지요.
앞으로 명동 로드숍시장은
자본력이 탄탄한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엿보였습니다.
중소업체는 살길이 더욱 팍팍해지는 것입니다.
화장품 1번지 명동은
여전히 활력 넘쳤지만
내부에는 보이지 않는 위기가 감지됐습니다.
중동말을 할 줄 아는
아르바이트생을 최근 잘랐다는
한 로드숍 매니저의 푸념이
현재의 명동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명동 로드숍은
'빛 좋은 개살구'가 돼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