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잃은 'K뷰티 신화', 변화 외면한 대참패

조회수 2018. 11. 6. 16: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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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이 같은 슬로건으로 인기를 떨친

 1세대 로드숍 스킨푸드의 몰락. 




내수침체브랜드 경쟁 심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업계는 다른 데서 그 원인을 찾습니다. 




바로 보수적인 경영과 

트렌드 대응 실패입니다.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는 

업계에서 은둔형 CEO로 꼽힙니다. 




조 대표의 근황은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으며

 스킨푸드 인사 관련 얘기도 

외부로 흘러나온 적이 없죠. 




그런 조 대표도 로드숍 난립으로

 1차 위기가 왔던 2000년대 후반

 변화를 시도한 일이 있습니다.




조 대표는 당시 외부 전문가 10여명을 영입하며

 스킨푸드 브랜드의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지만

 내부 인사들과의 견해차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귀띔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스킨푸드의 경우 

신제품 출시가 꽤 오래됐을 뿐 아니라 

매니큐어 패키지 디자인도 

초창기 쓰던 걸 유지하는 등 

변화에 매우 인색했다고 말합니다.




변화를 거부한 스킨푸드의 보수적인 경영방침은

 결국 트렌드 대응에 실패했고

매출하락, 폐점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비단 스킨푸드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10~20대 젊은 여성이 주 고객층인 로드숍에게

 트렌드 대응은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데

 1세대 로드숍 대부분은 이를 간과했습니다.




로드숍 브랜드가 몰락한 것은 국내 트렌드를 읽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몇년 전부터 뷰티트렌드는 ○○사 아이쉐도우, □□사 립스틱 등 각각의 용도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를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가는 추세였는데요.

로드숍 브랜드는 자사 제품으로만 구색을 갖추면서 매장 차별화에도 실패했죠.

-뷰티업계 관계자




로드숍의 침체는 

달라진 소비패턴에 발빠르게 대응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의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여러 브랜드의 화장품을 모아서 파는 

편집숍 형태의 H&B 스토어로

 소비자가 몰리기 시작한 겁니다.




H&B 스토어의 성장은 

수치로도 증명됩니다. 




지난 9월 말 기준 

H&B 스토어의 매장 수는 1427개로 

5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고요.




시장규모 역시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2010년(2000억원)보다 8.5배 성장했습니다. 




H&B 스토어의 강점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는 겁니다. 




뷰티 트렌드도 가장 빠르게 반영됩니다. 




자사 제품만 구매할 수 있는 

기존 로드숍과 달리

 H&B 스토어에서는 맥, 크리니크 등 

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던 유명 브랜드 

SNS 이슈 상품인 3CE, 투쿨포스쿨, 블리블리 등

 중소기업 브랜드도 진열돼 있습니다.




 브랜드 수만 50~100가지에 달하죠.




아울러 H&B 스토어는

 ‘쇼핑 놀이터’라는 콘셉트를 지향합니다. 




매장 내에 비치한 테스터 제품과 기기 등을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어 

2030세대의 니즈를 충족하기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화장품 브랜드는 충성도가 낮아 스킨케어, 색조 등 제품별로 인기 브랜드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매월 브랜드를 큐레이팅해 상품을 제안하고 업데이트하며 트렌드에 맞춰 운영하는 것이 H&B의 강점입니다.

-H&B 스토어 관계자

H&B 스토어가 쇼핑하는 곳에서 

놀이터처럼 즐기고 노는 곳으로 변모하는 사이

 기존 로드숍 브랜드들은 

줄어드는 고객을 붙잡기 위한 방법으로

 관행적인 마케팅에 치중, 

할인 이벤트만 수년간 지속적으로 펼쳤습니다.  




이는 로드숍 브랜드의 과다 할인 경쟁으로 이어졌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성장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5년여 전부터 로드숍 브랜드는

 ‘OO데이’ 등의 이름으로 

할인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3일에 하루, 5일에 하루 꼴이죠.




브랜드들의 할인 일수가 증가할수록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쪼그라들었습니다.  




할인 말고는 소비자 발길을 잡을 

무언가가 없었던 거죠.




단일 브랜드를 원채널로 판매하는 로드숍 특성상

 소비자 발길을 모을 ‘빅 히트 제품’이 

계속해서 필요한데요.




문제는 이런 제품의 수명이 짧고

 브랜드 충성도가 낮다는 사실. 




계절상품이 히트할 경우 

브랜드 매출이 급증하지만 

반대의 경우 추락세를 면치 못합니다.





브랜드숍업체 대부분은 사실상 생산과 연구를 위탁하고 제품 기획 및 홍보에 치중하는 ‘마케팅 기업’의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로드숍기업들이 소비자 접점에서 비켜난 마케팅에 집중하고 혁신을 소홀히 한 게 경쟁력 부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뷰티업계 관계자




전문가들은 로드숍 매장들이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러한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으나

 중국인관광객(유커)과 보따리상이 

화장품을 싹쓸이해가는 등 빈 자리를 메워주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것일 뿐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이 시작되면서

 거품이 꺼졌고 

중국인 매출에만 의존하던 로드숍들에

 진짜 위기가 닥쳤다는 설명입니다. 




당시 유커들의 싹쓸이 쇼핑이 이어지면서 중국인관광객 유치 외엔 제대로 된 미래전략이 없었습니다.

사드 이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형 화장품업체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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