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하는' 게임 넘어 '보는' 게임으로
지난 4월 게임업계에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겁니다.
‘게임은 스포츠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보기 좋게 뒤집은 순간이었죠.
올림픽 정식종목까지 갈 길이 멀지만
한국 PC방 문화에서 시작한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의의가 있습니다.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은
과거 게임산업과 e스포츠의 최강국임에도
게임을 ‘마약’처럼 여기는 부정적인 인식과
그로 인한 규제 때문에 추진력을 잃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e스포츠를 단순히 ‘오락’으로 치부하기에는
위상이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습니다.
국내의 경우 e스포츠 산업규모는
2016년 기준 830억원입니다.
경제적 파급력도 상당한데요.
생산유발효과가 1637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633억원으로 분석되고요.
광고효과를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스폰서 시장규모는
축구, 야구에 이어 3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상당한 규모의 시장이 형성됐지만
한국은 시장규모와 투자면에서
중국, 북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중국의 기세가 위협적입니다.
중국은 세계시장 곳곳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을 이어 나가며
‘글로벌 게임왕국’ 건설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또 e스포츠팀들에게 오프라인 홈 경기장을 지어주는 등
e스포츠 경기장의 상업적 가치를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죠.
이 같은 경쟁국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한국은 자연스레 뒤처지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글로벌 게임기업들이
한국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이 e스포츠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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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e스포츠시장은 라이엇게임즈에게 매우 중요하다. 한국보다 시장 규모가 더 큰 나라가 당연히 존재하지만 한국이 e스포츠업계에서 갖는 위상은 독보적이다.
한국이 ‘e스포츠의 메카’라고 불리는 데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을 ‘미래를 보는 수정구’라고 표현할 정도다.
-글로벌 게임업체 라이엇게임즈 관계자
한국의 e스포츠에 대한 투자규모는 중국, 북미에 크게 뒤처진다. 하지만 한국은 그동안 국내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강점이다. 이를 계속 유지하고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산업화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철학 한국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대행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한국팀인 '삼성 갤럭시'와 'SKT T1'이 맞붙어
코리아 매치가 펼쳐졌습니다.
전세계 곳곳에서 5700만명의 팬들이
10명의 한국선수가 펼치는 경기를 지켜보며 환호했죠.
2015년 3600만명, 2016년 4300만명이던 시청자 수는
해를 갈수록 가파른 증가세를 보입니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게임대회 혹은 리그에서 출발한 e스포츠는
게임대회를 온라인으로 중계, 관전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일반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취미로 e스포츠를 즐긴다'고 응답한 비율이 45.1%였습니다.
이 중 '게임을 직접 즐긴다‘고 답한 사람은
54.5%에 불과했습니다.
또 75.1%는 e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게임을 시청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게임을 직접 하지 않아도
관람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죠.
현재 국내에서도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라는 리그가
열리고 있습니다.
국내 리그의 수준이 높아 해외에서도 이를 중계해줍니다.
이 리그를 시청하는 평균 동시인원은
국내 약 12만명, 해외 약 68만명입니다.
이는 정규리그에 해당하는 수치이고
포스트시즌이나 결승전처럼 경기의 중요도가 올라갈 경우
시청자는 전세계적으로 125만명까지 늘어납니다.
매치업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네이버TV 온라인 생중계 동시접속자 기준으로
야구보다 LCK 시청자수가 더 많은 경우도
종종 발생할 정도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e스포츠 관람객 수는 3억8000만명이며
열혈관람객은 1억7000만명으로
전세계 인구 74억명의 2.3%에 해당합니다.
과거 비주류, ‘철없는 자들의 취미’로만 평가되던 e스포츠는
자연스레 주류문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은 e스포츠라는 비주류를
주류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시장에서 우뚝 설지,
판만 만들고 빠질지는
대중의 관심과 정부·기업의 지원에 달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