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장애인이 장애인용 시계 만드는 사연

조회수 2016. 8. 24. 09: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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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인사이드 - 1분간 주목하면 경제가 보인다

시각장애인용 시계에 

관심 갖게 된 非장애인

출처: 매경 DB

미국 회사 '킥스타터'는 세계 최대 후원형 크라우드펀딩 회사입니다.


최근에는 한국계 스타트업도 킥스타터를 통해 자금을 유치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사례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출처: 매경 DB
스타트업 이원에서 만든 시각장애인용 시계 '브래들리 타임피스'

이중 시각장애인을 위한 '브래들리 타임피스'란 시계로 2013년 일찌감치 킥스타터를 통해 유명해진 '이원'이란 회사가 있습니다.


이원은 김형수 대표가 한국 나이로 서른셋인 2012년 창업한 회사입니다.


김 대표는 2010년 MIT 경영대학원에 재학하면서 우연히 사업 아이템에 대한 영감을 얻었습니다.

(MIT 경영대학원 강의실)


친구:  Excuse me 형수, 지금 몇 시야? 수업 끝나려면 아직도 멀었어? 


형수:  아까부터 시간을 몇 번이나 물어보는 거야. 수업이 그렇게 지루하니?


친구:  Sorry. 미안. 내가 시간을 볼 수가 없잖아...


형수:  너도 시계 차고 있잖아. 디지털 시계 같은데 그걸로 시간을 어떻게 보는 거지?


친구:  시계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It's 5:45 pm'이라는 소리가 나와.


형수:  Wow! 신기하다.

친구:  이 시계 정말 짜증 나. 소리를 삑삑 내고 내가 시간을 체크한다는 걸 온 동네방네 알리잖아.


형수:  그럼 다른 시계 차면 되잖아?


친구: 일반 시계도 있는데 시침과 분침을 만질 때마다 자꾸 움직여서 시간을 제대로 체크할 수가 없고, 쉽게 망가지더라고...


형수:  그렇구나. 불편하겠다 ㅠㅠ

출처: 매경 DB
김형수 이원 대표

이 일을 계기로 김 대표는 시각장애인 전용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원 창업과 브래들리 타임피스의 탄생의 배경이 되는 셈입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 

Design for Everyone 

'Eone'(이원) 탄생

출처: gettyimagesbank

친구와의 이야기로부터 사업의 영감을 얻은 김 대표는 본격적으로 시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전자제품들은 기술과 디자인이 발달하면서 점차 얇고 가벼워지고 대부분의 제품에는 터치스크린 패널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각 외에 촉각 등의 감각으로 무언가를 인지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이런 제품은 아무런 소용이 없는 물건일 뿐입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따라서 시각장애인들은 골동품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매합니다.


예를 들어 골동품 시계는 버튼, 시침, 분침에 작은 마디(knob)가 있어 시간을 '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물건마저 찾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김 대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시계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어 그는 팀을 모았고 엔지니어들과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노력의 결과로 시제품이 개발됐습니다. 가운데 있는 점자 디스플레이가 매 분 바뀌고 점자를 만지면 시간을 알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완벽하겠지?

부푼 기대를 안고 그와 팀원들은 시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보기 위해 시각장애인 단체를 찾아다녔습니다. 

(시각장애인 단체와 미팅하는 회의실)


김 대표: 이 시계 중앙부의 점자를 만지면 시간을 알 수… 


시각장애인 A씨:  잠깐만요. 우리들 중에서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 같아요?


김 대표: 거의 대부분 읽을 줄 알지 않나요?


시각장애인 A씨:  잘못 알고 계시네요. 10명 중 한두 명뿐이에요.

점자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이렇게나 적다고??

시각 장애인 B씨: 제품 크기는 큰가요, 작나요? 색상은 뭐뭐 있죠?


김 대표: 어... 그러니까...

기능만 우수하면
장땡이라고 생각했는데…
색상 같은 미적 요소는
전혀 고려 안했는데…

시각장애인 C씨:  왜 자꾸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물건을 만들려고 하죠? 


김대표: 이게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만든 거라...


시각장애인 C씨:  저희가 가장 원하는 것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경계 짓지 않고 손목에 착용했을 때 남들과 달라 보이지 않는 그런 시계에요. 우리도 멋있게 보이고 싶다고요.


김 대표: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네요.

멘붕의 연속...

김 대표는 시각장애인들이 시제품을 평가하는 것을 들으며 그들은 미적 요소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의 편견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시각장애인들: 이대로는 안 되겠어요. 모두를 위한 멋진 시계를 같이 만들어봅시다.


김 대표:  정말 그래주시겠어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이원이 탄생하게 됩니다. 'Eone'은 Everyone의 준말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한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김형수 대표의 진심 어린 마음이
마침내 시각장애인들에게 통했군요!
감동의 쓰나미~

이 일을 겪은 후 김 대표는 기능성 외에도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바로 '만지는 시계' 브래들리 타임피스입니다.

출처: 매경 DB

이 시계의 이름은 미 해군 장교 브래들리 스나이더에서 따왔습니다. 


이 장교는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제거 임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로 시력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1년 뒤인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수영 종목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따내며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입니다.

출처: MK 스포츠
시각장애를 가진 팝가수 스티비 원더

현재 이원의 시계는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각국의 언론, 블로거들의 관심을 끌고 있고 스티비 원더와 같은 유명인도 구매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차별을 차이로 바꿔준
이원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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