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루이비통이 반한 동물 털 채취법?

조회수 2016. 8. 19. 16: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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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인사이드 - 1분간 주목하면 경제가 보인다
출처: pixabay

럭셔리 패션 소재의 대명사 '모피'.


모피를 활용한 의상이나 액세서리는 희소성이 있고 가격대가 높아 고급 패션 아이템의 상징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때문에 이를 소유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열망은 식을 줄 모릅니다. 


하지만 모피 코트 1벌을 만드는데 30마리의 토끼, 11마리의 여우, 100여 마리의 친칠라 등이 잔혹하게 희생됩니다.

출처: 동물 권리 보호를 위한 단체 PETA 홈페이지
구스다운 패션 열풍에 털이 뽑힌 오리

전체 모피의 80% 이상은 공장식 모피 농장에서 생산됩니다. 좋은 품질의 털을 얻기 위해선 동물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털을 벗겨내는 등의 야만적인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모피 농장의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도 문제입니다. 비좁은 철장 안에 갇힌 동물들은 각종 전염병이나 염증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출처: Fur Stop 홈페이지
병에 걸린 모피 농장의 동물들

이에 전 세계 수많은 동물보호단체와 환경운동가들이 모피 불매운동을 진행하며 비윤리적인 모피 생산과 소비에 대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효과가 미미한 것이 사실입니다.


공장식 모피 농장, 철장에 갇혀 죽어가는 동물들

비인간적인 모피 생산 업체와 달리
동물에 애정을 가지고
패션 소재를
만드는
원단 제조사도 있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이탈리아 보르고세시아 마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시간 30분가량 차로 달리면 나타나는 청정 호수 마을 보르고세시아. 평화로워 보이는 이 시골 동네는 전 세계 럭셔리 소재의 메카입니다.


세계 3대 럭셔리 원단 제조사로 불리는 콜롬보 노블 파이버, 로로피아나,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이 가운데 콜롬보 노블 파이버는 역사가 유난히 짧은 신예입니다.


1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가진 에르메네질도 제냐(1910년 탄생)나 로로피아나(1924년 탄생)와 달리 콜롬보는 1960년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콜롬보는 세계적인 럭셔리 원단사로 명성이 높습니다.

도대체 비결이 뭐길래?

콜롬보의 성공 비결은 고집스러운 경영 원칙과 창의적인 도전정신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출처: 콜롬보 홈페이지
원단 제조를 할 때 동물을 결코 죽이거나 해치지 않는 '노블'한 방식으로만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타 원단회사들이 하지 않는 실험적 시도를 많이 한다. 

이것이 우리가 짧은 시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로베르토 콜롬보 콜롬보 노블 파이버 CEO
출처: 콜롬보 홈페이지
'신비의 동물' 비쿠나

비쿠나는 콜롬보가 가장 자랑하는 소재입니다.


비쿠나 소재는 페루나 아르헨티나 등 남미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에서만 서식하는 신비의 동물 비쿠나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신의 선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벼운 데다 촉감도 캐시미어보다 훨씬 부드럽고 튼튼합니다. 

전 세계 럭셔리 패션 하우스가
사랑하는 소재이기도 하죠!

하지만 비쿠나는 멸종위기 동물인 데다 개체 수가 많지 않아 채취할 수 있는 털의 양이 극도로 적습니다.  


물론 비쿠나를 채취·생산하는 일도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출처: 콜롬보 홈페이지

콜롬보는 고급 소재를 품격 있게 채취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1994년 남미 국가 정부가 비쿠나 채취를 허가하기 전부터 콜롬보는 꾸준히 농가·정부와 협상을 하고 멸종 동물을 위한 보호기금을 마련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했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비쿠나
모든 천연 소재엔 영혼이 있다. 우리는 그 영혼을 존중하며, 하나하나를 다룰 때 존경심과 사랑을 갖고 임한다.
스테파노 물톤 콜롬보 노블 파이버 원재료파트 총괄

비쿠나의 털을 채취하는 단계에서도 콜롬보의 철학이 드러납니다.


면도기나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쿠나를 어르고 달래 목 아래와 배 부분을 빗으로 살살 긁어 털을 채취합니다. 


그나마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기 때문에 한 마리당 2년에 한 번만 털을 채취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살살 빗으라구 살살~

이렇게 해서 획득할 수 있는 털의 양은 연간 100㎏ 남짓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콜롬보는 후손들에게 남을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선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철학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신념에서 입니다.

출처: 콜롬보 홈페이지
캐시미어 원단의 원료가 되는 산양

콜롬보는 비쿠나 외에도 희귀하고 좋은 소재들을 모두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 중엔 우리에게 친숙한 밍크나 친칠라도 있지만 동물보호연대가 비판하는 '동물을 잔인하게 죽여 만드는' 소재와는 제조 방식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동물이 털갈이할 시기를 기다려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온 털을 재료로 사용합니다.

출처: 콜롬보 홈페이지

그렇게 직원 300여 명이 전 세계 각지에서 구해온 털을 모아 콜롬보만의 자체 기술로 600가지가 넘는 다양한 소재를 만들어냅니다.


'품격 있는 소재는 품격 있게 다뤄야 한다'는 고집이 항상 자리 잡고 있는 셈입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소재를 제공해주는 동물에 대한 강박증적인 사랑을 갖고 있는 원단 제조사 콜롬보.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프라다 등 럭셔리 브랜드가 반할 만합니다.

역시 잘 나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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