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후의 날' 대비한 방주가 노르웨이와 한국에 있다
만약 세계가 멸망한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생명의 싹을 틔울 수 있을까요?
전 세계에 딱 두 곳뿐인
식물판 노아의 방주
시드볼트(Seed Vault)
그중 하나가
대한민국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언제 열릴지 모르는'
인류 차원의 씨앗 저장소입니다.
핵전쟁·멸종·기후변화에 대비한
씨앗(종자)들이
겨울잠을 자는 곳이죠.
한국의 시드볼트는
2010년 나고야 의정서 협약에 따라
경상북도 봉화군에
설립되기 시작했습니다.
나고야 의정서 협약
생물자원을 활용하며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지침을 담은 국제협약
또 다른 글로벌 시드볼트가
위치해 있습니다.
노르웨이 시드볼트는
식용 가능한 작물을
주로 저장한 반면,
봉화 시드볼트는
야생식물 종자를 저장합니다.
식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죠!
60cm 두께 콘크리트 벽은
진도 7 지진도 견뎌냅니다.
종자는 저온일수록
저장기간이 늘어나기에
영하 20도·습도 40% 이하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이 깊은 수면실이 바로
식물 다양성의 전전기지입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공수된
각양각색 종자 6만 점이
이 곳에 보관되고 있죠!
제일 작은 종자 '흑난초'는
사람 눈으로도
볼 수 없는 크기지만
제일 큰 보관 종자이자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과일로 불리는
세이셸섬 야자 '코코드메르'는
씨앗 한 알이 무려 30kg
초등학생 몸무게 정도입니다.
이들은 모두
죽은 듯 잠들어 있지만
분명 살아있는 생명입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대사작용도 합니다.
함안의 유적지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연꽃 '아라홍련' 씨앗이
700년 만에 개화되기도 했습니다.
시드볼트, 식물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
질병 치료제는 대부분
식물에서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평소 넘겨봤던 식물이
인류를 구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일 수 있어요.
식물의 멸종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인류를 위한
예비 질병 치료제로서도
보전해야 한다는 것!
타미플루는 향신료 팔각으로
만들어집니다.
팔각 종자가 과거에 멸종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요.
종자 보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백두대간 시드볼트는
오스트리아, 캄보디아, 영국 등
많은 국가들과 협업하며
직접 노르웨이로 종자를
보내기도 합니다.
시드볼트는 국가에서 관리하지만
종자 자체는
맡긴 사람이 소유합니다.
소중한 씨앗을 지키기 위해
임의로 사용되지 않도록
기탁을 요청한 측에서
동의할 때만 빼낼 수 있죠.
단 한 건이었습니다.
2015년 시리아 내전 당시
국제농업연구센터가 파괴되며
손실된 종자를
대체하기 위해서였죠.
러시아 전역에 연구기지를 둔
바빌로프 연구소!
이 곳의 연구원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포위된 와중에도
종자를 먹지 않고 지켜내다가
끝내 31명이 아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인류는 소중히
씨앗을 지켜오며
'최후의 날'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드볼트에서
종자를 꺼낼 날은
영원히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시드볼트에
방문해 보세요!
드넓은 숲 사이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의 기사
최후의 날 대비한 씨앗방주가 있다?
노르웨이, 그리고 경북 봉화에 있죠를
참고하여 제작했습니다.
[김유태 기자 / 권순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