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값 주고 생색이네" 대학생들이 '특별장학금'에 분노한 진짜 이유

조회수 2021. 2. 24. 15: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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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치킨 값 줘 놓고 무슨 생색이냐”


최근 중앙대 학생들이 

잔뜩 화가 났습니다.


중앙대가 발표한

‘코로나19 특별장학금’ 

때문인데요.


학교에서 장학금을 주겠다는데도 

학생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특별장학금의 실체

출처: 매경 DB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은 

등록금을 돌려주기 위해

만든 장학금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대학 강의가 이뤄지고 

캠퍼스 출입이 제한되자 

학생 사회에선 

‘등록금을 반환해달라’는 목소리가 

거세졌는데요.


대면 수업에 비해 

강의의 질이 떨어졌고, 

실험 및 실습용 기자재나 도서관 등 

대학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만큼 

기존의 등록금을 그대로 낼 

이유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출처: 매경 DB

실제로 대학생 커뮤니티엔 

1학기에 촬영한 영상 강의를 

2학기에 그대로 ‘재탕’했다는 

이야기가 올라오기도 했죠.


여론이 들끓자 교육부는 

등록금을 감액하거나 

특별 장학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등록금을 반환하는 대학에 

총 1천 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후 건국대, 서울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주요 대학들이 

장학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등록금을 반환하기 시작했습니다.

500만 원 냈는데
돌려주는 건 10만 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학생들의 불만은 여전합니다.


문제가 되는 건 ‘금액’인데요.


등록금은

수백만 원이 넘는데, 

대학이 돌려주는 금액은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수십만 원에 

그쳤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년 평균 등록금이 

847만 원이었던 한양대는 

1학기 재학생에게 

인당 15만 원의 특별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서울 주요 대학 중 

1년 평균 등록금이 두 번째로 비쌌던 

이화여대(869만 원)는 

납부 등록금의 5%를 반환했죠.


숭실대학교는 오는 1학기 

1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극복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는데, 

학생 개인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7만 7000원 수준입니다.

출처: 매경 DB

여기에 주요 대학들이

특별장학금을 축소할 것으로 보여

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중앙대의 경우

지난해 특별장학금으로

38억 원을 썼지만,

올해엔 대폭 삭감된

7억 8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등록금 실납입액의

1~1.5% 수준으로, 학생들은

“은행 이자보다 못하다”,

“학생이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학교 본부의 이해가 부족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외에 전공의 특수성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예컨대 300만 원을 낸

인문대 학생과

500만 원을 낸 공대 학생이

똑같이 10만 원을 돌려받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대학의 읍소
"재정이 바닥났다"

반면 대학은 

재정난이 심각하다고 호소합니다.


인건비, 시설 유지비 등 

고정 비용은 거의 그대로인데,

비대면 강의를 위한

설비 투자를 늘리다 보니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반환해 줄 

여유가 없다는 것이죠.


일례로 서울의 A대학은 

지난해 온·오프라인 동시 수업이 가능한 

150여 개의 강의실을 짓는데 

10억 원을 투자했는데요.


이후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지자 

등록금의 7.9%를 

특별장학금 형태로 돌려줬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3년째 

동결된 등록금도

재정난의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교육부가 등록금 동결을 

강제하지 않았음에도

대부분의 대학은 

등록금을 동결해 왔는데요.


등록금을 인상하면 

약 4800억 원 규모의 

예산 지원 사업인 

‘국가장학금 2유형 사업’의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학 관계자들은 

등록금 동결로 인한 피해가 

결국 학생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하는데요.


재정난이 심해지면 

강의를 통폐합하거나 

장학금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고, 

노후된 실습 기자재를 교체하거나 

시설을 보수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합니다.


A대학 관계자는 

“재정난에 대응하려면 

실험실습비, 인건비 등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교육의 질적 하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대학은 코로나19로 심화된 

재정난 극복을 위해 

등록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동결된 등록금도 비싼데, 

온라인 수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더 비싼 등록금을 낼 수는 없다”며 

등록금 동결에도 

불만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응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대학이 기부나 기업 투자 유치 등 

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코로나19로 시작된 

등록금 반환 물결이 

우리나라 대학 교육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의 기사

대학 "돈없다" vs 학생 "치킨값 주나"

…등록금 반환 갈등

참고하여 제작했습니다.


[김금이, 김재현 기자 / 김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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