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묻어놨다" 국보 훔친 도둑의 전화, 가봤더니..
“한강철교 3교각
16, 17번 침목 밑 모래밭에 묻어 놓았다”
1967년 10월 24일 밤 11시 5분,
문화재관리국장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국보 제119호
‘금동연가7년명여래입상’을 훔쳐간
범인이었습니다.
범인은 같은 날 오전
‘오늘 안으로 반환하겠다’는 메모를 남긴 채
불상과 함께 감쪽같이 모습을 숨겼습니다.
전국의 공항과 항만에서
비상 검문이 실시됐지만
털끝 하나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문화재관리국장은
부리나케 한강으로 달려갔습니다.
범인이 말한 장소엔 불상이 묻혀 있었으나
범인은 끝내 잡지 못했습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문화재 도난 사건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났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도
도둑맞은 적이 있었는데요.
1967년 12월 현충사에 침입한 도둑이
'난중일기'를 들고 달아났습니다.
범인은 열흘 뒤 부산에서 체포됐는데요.
당시 범인은 '난중일기'를 일본에 팔기 위해
밀매 경로를 찾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충무공의 구국정신과 애국혼이 담긴 보물이
일본으로 넘어갈 뻔했던 것이죠.
이처럼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유물이 도난 피해를 입었는데요.
충격적인 건
도난당한 유물의 60%를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게 '삼국사기'입니다.
1970년 경주 옥산서원에 보관 중이던
'삼국사기' 두 권이 도난당했습니다.
경찰 수사 끝에 한 권은 회수했지만,
나머지 한 권은 끝내 찾지 못한 채
수사가 중단됐습니다.
안평대군의 글씨가 담긴
국보 제238호 ‘소원화개첩’도
되찾지 못한 도난 유물 중 하나입니다.
'몽유도원도' 발문을 쓴 안평대군은
조선시대 명필로 유명한데요.
'소원화개첩'은 국내에서 발견된
안평대군의 유일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매우 높았습니다.
그런데 2001년
소장자의 아파트에서 도난당한 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행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9년 말 기준 도난 피해를 입은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는
총 2438점입니다.
그중 1552점이
아직 돌아오지 못했죠.
도난 방지는 물론,
도둑맞은 유물을 되찾는 일에도
더욱 힘쓸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의 기사
일본으로 팔려갈 뻔했던 국보 난중일기를
참고하여 제작했습니다.
[배한철 기자 / 김진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