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 사람 나와!" 과자로 '명품 브랜드' 만든 사람들의 정체
과자 꽃게랑을 패션화한 브랜드 '꼬뜨-게랑'.
국민 아이스크림 메로나를 빵·케이크 등으로
재탄생시킨 '메로나 시리즈'.
이들 모두 출시와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매진 행렬을 가져온 작품들인데요.
이 기발한 프로젝트는 도대체
누가 기획한 것일까요?
꼬뜨-게랑과 메로나 시리즈의 주인공인
빙그레 NC팀의 이병욱(31) 대리와
김수영(28) 사원을 직접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86년생 과자와
MZ세대의 만남
꽃게랑은 1986년에 출시된 장수 브랜드로,
빙그레는 무려 20여 년 만에 '꼬뜨-게랑'으로
꽃게랑 마케팅을 실시했습니다.
이병욱 대리는 이 오래된 과자를 갖고 어떻게 하면 10~20대와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곰표 패딩, 맛동산 티셔츠 등 장수 브랜드 굿즈가 쏟아지고 있어서, 남들과 다른 '한 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민 끝에 10대들의 명품 소비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꽃게랑을 '명품화'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는데요. 명품이 콘셉트인 만큼 있어 보이는 '꼬뜨-게랑'이라는 브랜드명이 만장일치로 정해졌습니다.
이후 가방과 티셔츠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제조업체를 찾아다녀 제품 출시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가수 지코를 모델로 선정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고 하네요.
빙그레에 따르면 꼬뜨-게랑 미니백 가격은 3만 7000원입니다. 미니백은 소가죽으로 제작됐으며, 두 개를 팔아야 한 개 이윤이 겨우 남습니다. 즉, 빙그레가 돈을 벌기 위해 꼬뜨-게랑을 론칭한 게 아니라는 뜻인데요.
반면 꼬뜨-게랑의 성공은 꽃게랑 매출 증대로 이어졌습니다. 빙그레가 꼬뜨-게랑을 론칭한 뒤 7월 한 달간 꽃게랑 판매량은 전월대비 2배 이상 뛰었다고 합니다.
'서점'에서 메로나도 팔아봤다
메로나는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으로
굳이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언제나 잘 팔리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김수영 사원은 이를 오히려 '위기'로 받아들였습니다. 빅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수록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였는데요.
빅 브랜드를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로 소비자들을 분산시키고,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탄생한 것이 '메로나 케이크'와 '붕어싸만코 독서대' 등입니다. 이러한 굿즈들은 전량 품절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죠.
메로나 케이크의 사례처럼 고정관념을 깨야 이슈가 되고,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김 사원은 이를 실험해보기 위해 실제 서점에 냉동고를 두고 직접 메로나를 팔아보기까지 했다고 하네요.
요즘은 여기저기 쏟아지는 협업 요청에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고 하는데요. 그의 새로운 목표는 '빙그레 어벤저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2020년에는 20번 도전하고,
20% 이상 성공하자
이들이 속한 빙그레의 뉴 카테고리(NC)팀은
회사에서 '유일하게 실패가 용인되는 팀'입니다.
NC팀은 1조 원의 벽을 깨지 못하고 8000억 원 대에서 정체된 연간 매출을 끌어올려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초 출범했습니다.
여기에 속한 다섯 명의 팀원들은 "뭐라도 해야 한다"라는 사명감에 실험맨을 자처했다는데요.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들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먼저 '꽃게 거울'입니다. 여러 개인 게 다리에 각각 거울을 붙이고, 반사 효과를 이용해 귀를 파는 모습을 자신이 볼 수 있게끔 하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꽃게 거울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찾는 데 실패해 무산됐다고 합니다.
꽃게랑을 테마로 꾸민 '꽃게스트하우스' 등도 실제 진행되진 못했으며 , 꽃게랑 매운맛 시리즈로 기획한 '오리엔탈 커리맛'은 부진한 판매량에 생산이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고 하네요.
이들은 SNS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할 때
많은 것들을 배운다고 합니다.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더욱 젊어지는
빙그레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의 기사
"꼬뜨 게랑, 약 빨았냐고요?" 빙그레 실험실 가보니를 참고하여 제작했습니다.
[신미진 기자 / 신소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