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철수하는 일본차.. '불매운동' 때문이 아니라고?
지난해 7월 한국을 향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의류, 화장품, 맥주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산된 불매운동은
원료의 국산화 작업 또한 촉진시키며
국내 산업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수많은 일본 브랜드가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죠.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급락한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인데요.
불매운동 이후, 일본 자동차 업계엔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요?
급감한 '일본차' 판매량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수입차'의
국내 판매량은 성장세를 보여왔습니다.
수입차 판매량이 증가한 이유로는 개별소비세 인하를 꼽을 수 있는데요.
이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보다 자동차 운행을 선호하게 된 점도 수입차 판매 증대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12만 823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정도 늘어났다고 하네요.
반면, 일본차 브랜드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일본차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57.2% 감소한 1만 43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6월 기준 국가별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를 봐도 일본차는 2735대로, 이는 지난달 판매된 전체 수입차 중 10%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 일본 수입차 비중이 2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매운동 이후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차 선호도가 떨어지자 그 빈자리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대부분 독일차 브랜드들이 메웠고 미국·영국·스웨덴 출신 브랜드들도 선방했는데요.
불매운동의 여파로 매출이 감소했던 일본차 브랜드 닛산(NISSAN)은 올해 말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닛산의 한국시장 철수,
'불매운동' 때문이 아니다?
닛산의 한국시장 철수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탈주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전 회장 문제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 일본차 브랜드 중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품 경쟁력 등 닛산 브랜드 자체의 위기 때문에 한국시장에서 철수를 단행했다는 것인데요.
실제 닛산의 2019년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연결 결산 기준 적자 규모는 6712억 엔(7조 4539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닛산은 인도네시아 공장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 폐쇄를 결정했으며, 글로벌 생산 능력을 20% 줄여 연간 540만 대 정도의 생산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익구조가 맞지 않는 한국시장 철수는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것이 이들의 해석입니다.
불매운동이 철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결정타'는 아니라는 것이죠.
반면, 그동안 누적돼 온 실적 부진에도 버티고 있던 닛산이 최종적으로 철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불매운동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9월 외신을 통해 닛산의 한국 철수 가능성이 처음으로 보도됐을 당시, 닛산 본사는 실제로 철수 계획을 세웠지만 아베 정권이 만류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그 이유가 불매 운동에 일본이 무릎을 꿇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일본차 판매량이 갑자기 상승한 이유
불매운동 이후 감소세를 이어 오던
일본차 브랜드의 신규 등록대수가
지난 달인 6월에는 전월 대비
'상승세'를 보이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주목할 것은 한국시장 철수가 예정돼 있는 '닛산'과 '인피니티'의 판매량입니다.
해당 브랜드의 신규 등록대수는 전월보다 각각 261.4%와 61.9%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수입차 등록대수가 17.6%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유독 일본차 브랜드 판매량 비중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판매량이 증가한 이유는 닛산과 인피니티가 철수를 앞두고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기 때문인데요.
닛산의 경우 30% 가량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벌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심지어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하네요.
1년 간 지속돼 온 불매운동도
'할인'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던 걸까요?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의 기사
일본차 불매운동, 처음엔 "통했다".. 지금은 "애매하네"를 참고하여 제작했습니다.
[배윤경, 최기성 기자 / 신소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