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대규모 '살처분' 위기에 처한 동물들
갈 곳 없이 늘어나는 돼지 수십만 마리를
'안락사'해야 하는 상황
미국 아이오와(Iowa) 주 킴 레이놀즈 주지사가
트럼프 정부에 보낸 서한의 내용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동물들이
살처분 위기에 처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대규모 '살처분' 계획
미국 아이오와 주 정부는 수십만 마리 돼지를
대규모 안락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도살장과 정육·가공
공장이 폐쇄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베이컨·햄·소시지 등 가공식품 용도로
매일같이 약 51만 마리의 돼지가 도축됐으나
도살장 폐쇄로 작업량이 줄면서
매일 10만 5000마리 돼지들이
'잉여 돼지'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돼지를 사육하는 제휴 농장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가축을 수용할 여력이 없어
고민 끝에 안락사를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대량 살처분 대상이 '돼지'인 이유
대량 살처분 대상으로 돼지가 언급된 이유는
돼지의 까다로운 사육 과정 때문입니다.
소의 경우 건물 밖 목초지에서 기를 수 있지만
돼지는 '상품성' 측면에서 살을 찌워야 하기에
건물 안에서 온도를 맞춰가며 키웁니다.
또한, 새끼 돼지가 특정 무게 이상으로 자라면
살 때문에 무릎을 다치는 등
부상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농장 운영의 '효율성' 측면에서
다 자란 돼지를 계속 기를 순 없습니다.
도살장으로 가지 못한채
다 자라버린 돼지들이 문제가 되자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의 퀘벡 주에서도
9만 2000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위기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다른 동물도 예외는 아니다
닭과 오리 같은 '가금류 농장'도
살처분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미국의 한 식품 업체는 닭 농장주에게
'암탉' 6만 1000마리 살처분을 요청했으며
위스콘신 주의 한 '젖소' 농장주는
납품 업체로부터 생산되는 우유를
폐기 처분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와중에 달걀·고깃값은 폭등?
대량 살처분을 고민할 정도로
동물들의 값어치가 떨어진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이 사는 고기와 달걀 가격은
오히려 폭등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준 한 주 동안 달걀 소매가격은 40%,
닭고기 가격은 5.4%, 소고기는 5.8%,
돼지고기는 6.6% 정도 상승했습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3분의 1로 줄어든 돼지 생산량 때문에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50% 이상 증가한
100lb(약 45kg) 당 77.4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 세계적인 육류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상품으로써 가치가 떨어지자
갓 태어난 새끼 돼지도 죽여야 하는 상황
코로나19로 고기 산업의 민낯이 드러났네요.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의 기사
"이 녀석들을 어떻게 내 손으로 죽이나요"... 코로나탓에 美 닭·돼지 수백만마리 안락사 대란을 참고하여 제작했습니다.
[김인오 기자 / 신소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