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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달콤

점유율 98.7%인데 '독점' 아니라고요?

군침 도는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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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7%


배달앱 1·2위 업체인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이하 DH)의 총 시장점유율입니다(11월 MAU 기준,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자료). 그리고 이들은 지난 13일 배달의 민족이 DH에 매각되면서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4개의 앱을 한 회사가 소유하는 사실상 '독점'형태가 됐죠. 그런데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합병이 시장 독점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네요.

"독점 아니다" 라고 말하는 근거

근거로는 농촌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전국 식품소비행태조사’ 보고서 중 ‘배달음식 주문 방법’ 조사 결과를 제시 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음식 주문 방법 중 전화 주문이 86.8%로 여전히 대부분을 차지하고 배달앱은 6.4%에 불과하다는 것. 그러나 현장에서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배달앱 주문 비중은 차이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반박입니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배달 광고지 3개 이상에 광고를 내도 구(舊)상권에서는 배달앱과 전화 주문 비중이 6:4, 신(新)상권에서는 9:1까지 벌어집니다. 양사 합병으로 배달 수수료가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점주들의 걱정 섞인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배민은 이번 지분 매각의 배경으로 쿠팡을 지목했습니다. “이번 합작회사 설립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이 배경”이라며 그중에서도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IT 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고 밝혔죠.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는 누가 봐도 쿠팡을 의미 합니다. 또 배민은 기업의 공식 보도자료로서는 이례적으로 ‘IT 업계 관계자’라는 익명을 빌려 “국내외 거대 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것이 IT 업계의 현실이다. 이 같은 위기감이 글로벌 연합군 결성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며 자사 입장을 뒷받침했죠.


그러나 이런 주장은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강신봉 대표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강신봉 대표는 “배달앱은 익일배송, 당일배송을 하던 기존 사업구조와 달리 1시간 이내에 모든 서비스가 끝나야 하는 전혀 다른 시장이다. 입점 식당 한 곳을 추가하는 데 영업 비용이 10만원 이상 들어 생각보다 진입장벽도 높다. 결국 기존 배달앱 업체만이 살아남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실제 쿠팡이츠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반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점유율 1% 수준에 그치고 있죠. 배민의 주장을 두고 ‘쿠팡을 핑계로 토종 앱의 해외 매각을 정당화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배달앱 수수료 인상되나요?

“딜리버리히어로와 인수합병 후에도 중개 수수료 인상은 없을 것” 우아한 형제들의 김범준 차기 대표의 말입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은데요. 중개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는 대신 할인쿠폰 등 마케팅비를 줄이는 식의 ‘조삼모사’ 경영이 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죠.


“요기요는 올 초에 마케팅비로 지난해보다 2배 넘게 늘린 1000억원 이상을 쓰겠다고 밝혔다. 최대 50% 할인쿠폰 등을 뿌려 신규 배달앱 이용자가 대거 유입됐고 이는 입점 식당들의 매출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배민과 요기요가 한 회사가 되면 굳이 이런 거액을 들여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할인쿠폰 등 소비자 혜택을 줄이면 입점 식당 매출도 감소해 결과적으로 중개 수수료 인상과 같은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의 우려입니다.


배달의 민족 "묻고 아시아로 가?"

배민은 또한 딜리버리히어로와 합병 후 아시아 배달앱 시장을 총괄하는 합작사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고 김봉진 대표가 수장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배달앱 산업의 해외 진출의지로 풀이되죠.


그러나 아시아 시장은 이미 딜리버리히어로가 성공적으로 장악하고 있습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올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에서 딜리버리히어로의 전년 동기 대비 주문 수 증가율은 212%로 같은 기간 중동·북아프리카(58%), 유럽(45%), 미주(62%) 등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배민이 제시한 우아DH아시아 사업구조도를 봐도 우아한형제들이 담당하는 시장은 한국과 베트남뿐이고, 대만, 태국,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9개국은 딜리버리히어로가 맡기로 돼 있습니다. 게다가 우아DH아시아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분 50%+1주를 가져가 김봉진 대표의 지배권이 보장될지도 미지수입니다.

합병 발표 직후 딜리버리히어로 주가는 23%나 급등했습니다. 주주들을 위한 공시를 통해서는 “우아한형제들 인수 후 회사 이익(EBITDA)은 장기적으로 총 거래액의 5~8%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사 합병이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한국 배달앱 시장에서의 경쟁을 줄이고 점유율을 높여 기업 수익성 향상에 이바지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죠.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김봉진 대표는 세계 1위 배달앱 딜리버리히어로의 대주주가 됐지만, 어차피 최대 주주는 남아공의 투자 기업 내스퍼스인 만큼 김 대표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김봉진 대표 개인은 해외 진출에 성공했지만 한국 배달앱 시장은 통째로 외국계 기업에 팔아넘긴 셈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제 공은 공정위로 넘어갔습니다. 양사가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면 공정위는 고시로 정한 ‘기업결합 심사 기준’에 따라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합니다.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지, 기업결합 방법이 강요나 기타 불공정한 방법에 해당하는지, 기업결합으로 효율성 증대 효과가 발생하는지, 회생 불가 회사와의 기업결합에 해당하는지 등이 기준입니다.


업계에서는 전화, 앱 등 배달 시장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단순히 ‘점유율 과반’ 등의 수치로만 합병 가부를 판단하지 않고 합병 후 가격 인상 가능성, 경쟁사 수 감소에 따른 담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경 이코노미 노승욱 기자 / 임창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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