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포스터인가? 전단지인가? 처참한 일본판 '극한직업'

조회수 2019. 12. 5. 17: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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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도는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이 사진이 뭘로 보이시나요?

전단지 아니냐고요?

수원왕갈비통닭이 일본에 개업했냐고요?


모두 아닙니다.


사실 이 사진은 '영화 포스터'입니다


1626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 ‘극한직업’(2018)이

일본 개봉을 앞두고 공개한 포스터라고 하는데


한국 영화 포스터가 허전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죠?

다른 일본 영화 포스터도 모두 이런 것인지

일본 영화 포스터의 특징을 정리해봤습니다






단역도 포스터에 다 넣을 기세

주연배우의 티켓파워에 의존하는 

상업영화의 특성상


포스터 중앙에 배우의 얼굴을 배치하는 건 

한국영화에서도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조금 남다릅니다


올해 개봉한 기무라 타쿠야 주연의 영화

'매스커레이트 호텔'(2019)입니다


영화에 한 번이라도 

얼굴을 비추는 사람이라면


모조리 포스터에 넣어버리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네요


이쪽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왼쪽부터 ‘그림자 밟기(2019)’

드라마 ‘컨피던스 맨 JP 극장판’


그리고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루팡레인저’ VS ‘패트레인저’ VS ‘큐레인저’ 

또한, 19명의 주인공들이 

모조리 모였습니다





포스터는 꽉 차야 제맛

흔히 여백의 미, 절제의 미학이라고 하는데

일본 포스터는 이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라이언 고슬링, 엠마스톤 주연의 

'라라랜드(2017)' 포스터입니다


이것저것 다 알리고 싶고

폭죽도 터뜨리고 싶고

엠마스톤 드레스도 종류별로 보여주고 싶고..


덕분에 포스터 한 편으로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포만감이 드네요


말이 나온 김에 

라라랜드 감독 데이미언 셔젤의

‘위플래쉬'(2014) 포스터도 가져와 봤습니다

이미지 과잉은 어떻게 참았는데

이번엔 텍스트가 폭발했네요


오스카가 달려든 재능부터 시작해

수상내역까지 알차게 담아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한국 포스터도 참지 못했네요..

양국에게 여러모로 

감명 깊은 영화였나 봅니다




영화 제목을 자꾸 바꾼다

영화 제목은 작품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가장 압축적이고 핵심적인 요소지만


불변의 요소는 아닙니다.

배급사에서 관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제목을 수정하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일입니다.


‘데블스 애드버킷’, ‘에쥬케이터’, 

‘매그니피센트7’


극장에 들어가기도 전에 

영어사전을 켜게 만드는

불친절함을 방지하기 위해서 말이죠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비행체가 지구에. 

그 목적은 불명』


드니 빌뇌브 감독의 ‘어라이벌(Arrival,2016)’의 

일본 개봉 제목입니다.


한국에서도 ‘컨택트’라는 제목으로 

바꿔 개봉한 작품입니다.


한국형 좀비 영화 ‘부산행(2016)’의 


일본 개봉명은

‘신감염: 파이널 익스프레스’입니다.


일본의 고속철도 신칸센과 

발음이 동일한 점을 이용해

제목으로 승화시킨 것 같네요



옛 영화 중에서는 이미 바뀐 일본어 제목을

중역해 들여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목이 워낙 강렬해서 

아직까지도 기억하는 영화팬이 많습니다


‘내일을 향해 쏴라’(1969)의 원제는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이고,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의 원제는

'보니와 클라이드(Bonnie And Clyde)'였습니다.


단순히 이름만 나열한 원제보다 

함축적이고 감성적인 제목입니다.


‘태양은 가득히’의 원제는 


햇살이 가득하다는 뜻의 

프랑스어 ‘Plein Soleil’로

미국 개봉명 ‘퍼플 눈(Purple Noon)’보다 


일본 개봉명이

원래의 뜻에 더 가깝습니다


심지어 포스터도 예전이 세련되고 멋있는데

왜 포스터가 과거보다 퇴보했는지 의문이네요..





중 2병이 폭발하는 문구를 넣는다

문구마다 절절이 흐르는 


만화적 감성

혹은 중2병 감성


일본 포스터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블록버스터의 서막이 열린다!’

‘감동실화’

‘이제 모든 것이 끝난다’

‘○○○의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


이제는 제목의 일부가 돼 버린

한국영화의 식상한 문구처럼

일본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문구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바이오 해저드: 더 파이널’(2017)

한국 개봉명은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이 영화의 홍보 문구는 무려

『봐라, 최후. 내가 누구이든 간에

-목숨을 불태운다』

입니다


제목보다 더 치명적인 매력을 뽐내고 있네요.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2010)의 

문구 또한 뒤지지 않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당신은 무엇을 볼 것인가 /

선과 악의 개념조차 초월한 사투의 끝에 도달한, 

심원(深遠)한 종언(終焉)/

냉철한 복수자 대 흉악한 살인귀』


부담스러울 정도의 극찬이 고맙기는 합니다.


반면, 오른쪽의 영문판 포스터는 

단순하지만 섬뜩한 느낌을 담아냈습니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들도 

중2병 광선을 제대로 맞았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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