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에 창업한 '구두회사', 4년만에 '제약회사'에 매각한 사연?

조회수 2019. 11. 15. 10: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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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도는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온라인에서 주로 여성용 구두를 파는 '트라이문'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자본금 2000만원으로 시작해 다수의 투자를 받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직원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창업 후 40억원가량 구두를 온라인으로 판매해 주위를 놀라게 했지요. 연매출 성장률도 20~30% 정도였고요.

출처: 트라이문
그런데 이 회사 대표의 나이가 올 해로 만 28살입니다. 창업한 지는 벌써 4년이 지났구요. 그리고 이번에 트라이문이 제약회사인 '대웅제약'에 매각이 결정됐습니다.

젊은 여성 CEO 그리고 구두회사가 제약회사에 매각된 이유.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트라이문 김사랑 대표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트라이문 사이트를 소개하고 있는 김사랑 대표

Q.

어떤 계기로 언제 창업했나요? 왜 e커머스였나요?

A.

대학생(고려대 경영학과) 때부터 여러 앱 서비스를 론칭해보기도 했어요. 삼성SDS 신사업 기획부서에서 채용이 보장된 특채팀으로 대학 졸업하기 전부터 일했어요. 그때부터 IT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고, 그때 낸 신사업 아이디어가 `스마트알림장` 서비스였는데, 그 아이템으로 회사 내에서 사내벤처로 우승을 하게 돼 실리콘밸리 연수를 다녀오게 됐어요. 현지를 둘러보니 창업이 정말 하고 싶어졌어요.


왜 e커머스였나고요? 진입 장벽이 낮고 곧바로 돈을 벌 수 있어서요. 돈을 번다는 것은 투자시장이 활성화된 요즈음 후순위 정도로 생각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회사를 운영한다는 가장 첫 번째가 본 사업으로 돈을 벌어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투자를 받아 월급을 주는 것과는 결이 다르지요. IT 사업에 더 관심이 많았지만 그러기에는 기술력이 객관적으로 없었어요. 그래서 e커머스 창업을 택했던 겁니다. 또 머릿속으로 기획했던 생각을 구체화시켜 온라인에서 제품을 내놨는데 판매되는 순간 더 e커머스 사업에 매료됐어요.

Q.

트라이문은 왜 맞춤구두에 주목했나요?

A.

온라인에서 가장 팔기 쉬운 상품의 단가 평균은 3만 ~5만원 선입니다. 우리도 이 가격대 제품을 밀어봤더니 마케팅 ROAS(광고비대비 매출비율)가 900% 대로 높았어요. 한 제품 출시 후 마케팅 비용 2000만원을 투입하면 2억원의 매출이 나온 식이었어요. 다만 효율이 높았던 것이지 꼭 우리 팀, 우리 기획만으로 그것을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많았어요.


당장 매출 올리기는 좋았으나 우리만 팔 수 있는 제품이 아니었으므로 고객 충성도는 떨어졌어요. 그런데 12만~15만원대 잘 설계된, 우리만 팔 수 있는 맞춤구두, 수제화 고객은 우리를 떠나지 않았어요. 작은 조직(4명)으로 우리만의 차별화 포인트 한 가지를 밀고 나가는 것이 단기적인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좋았어요.

출처: 트라이문
트라이문이 도전했던 남성구두는 와디즈에서 약2억원 펀딩에 성공했다.

Q.

그런 와중에 매각을 했어요. 결정적인 이유가 있나요?

A.

2019년 제가 잡은 테마는 `변화`였어요. 큰 회사도 망하고 작은 회사도 망하는 시대잖아요. 큰 회사는 크게 망하고 작은 회사는 쉽게 망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회사와 조직은 변하지 않으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항상 생각해왔어요. 그럼에도 언제나 좋은 변화를 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팀 전체 그리고 나 자신에게 있어서요.


그래서 `우리가 내부적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결론은 `변하기란 쉽지 않다`였어요. `의지와 열심`으로는 쉽게 바뀌지 않는 게 있었어요. 그렇다면 외부 변화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제안이 왔어요. 받아들이게 된 거죠.

Q.

앞으로 계획은?

A.

대웅제약 그룹사 B2C 온라인 사업부 전반에 참여해요. 11월 11일에 첫 출근했는데요. 우선 임무가 주어지면 아주 먼 미래보다는 지금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서 어떻게 성과를 극대화 시킬까를 고민하려고요. 더불어 트라이문도 계속 운영합니다. 


 `1대1 맞춤구두` 전문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입니다. 다만 트라이문의 경우 전에는 제 스스로가 링 안에서 뛰는 선수였다면 지금은 링 밖에서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자리로 갈 겁니다. 좋은 동지를 찾고 있어요.


더불어 장기 비전은 역시 연쇄 창업가(Serial Entrepreneur)입니다. 일 중독 증상이 있어서 항상 일이 많아야 불안하지가 않아요. `지금 꼭 하고 싶다`는 마음과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야라는 확신이 들 때`면 또 창업할 겁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우리의 삶은 마냥 긴 것이 아니므로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살자는 주의라(웃음)


이 콘텐츠는 매경이코노미의 기사

스물넷에 창업, 4년만에 대웅제약에 매각,트라이문 김사랑 대표

를 토대로 재구성되었습니다.

[매경 이코노미 박수호 기자 / 임창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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