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와 EPL 구단의 재무제표는 어떻게 다를까?

조회수 2019. 11. 13. 10: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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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도는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규모로 보나, 명성으로 보나 K-리그와 EPL의
제무제표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재무제표의 선순환'을 이루고 있는
EPL 구단을 보면서 한국축구의 미래를
고민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재무전략 컨설팅 전문기업 파인드어스
이재용 회계사가 각 리그의 대표구단인
대구 FC와 리버풀FC의 재무제표를  비교해 봤습니다.

대구FC의 재무제표

위의 표는 대구 FC의 2018년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요약한 것입니다.


1) 규모가 크지 않다.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팀인 삼성라이온즈의 2018년 매출액은 약 634억원(2017년에는 702억원)입니다. 반면에 대구 FC는 동기간 62억원을 기록합니다. 물론 훨씬 많은 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의 특성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규모의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한 시즌에 40경기 이상을 치르는 구단의 입장권 수입이 5억원이라면? 그중 홈(home)경기 20경기를 기준으로 하면 한 경기에 2500만원 내외의 입장권 수입이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경기장의 스케일을 고려하면 아쉬운 숫자일 것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2) 보유자산이 없다.

일반적으로 유형자산, 무형자산, 투자주식 등의 비유동자산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가 됩니다. 하지만 K리그 구단은 현재 미래에 투자할 여유가 없습니다. 자금이 매우 빡빡하게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3) 고정비용이 크다.

매출액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비용을 회계에서는 고정비라고 합니다.


매출원가의 경우 대부분 선수단 운영비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판매비와 관리비에도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즉 구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숨만 쉬어도 최소 60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비용구조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다르게 말하면 매출액 60억원은 그 기업의 허들(장애물)이며, 매출액이 증가하더라도 그 이상의 비용은 발생하지 않으므로 그 수준만 넘어가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이익이 급증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K리그 구단은 자체 수입으로 이 허들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부족한 자금을 지자체나 각종 단체의 보조금 및 후원금 등으로 메우고 있습니다.


리버풀FC의 재무제표

출처: https://www.liverpoolfc.com

위의 표는 현재 EPL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FC의 2018년 재무제표를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보았습니다(편의를 위해 원화로 환산했습니다).


1) 효율적인 수입구조


위의 Match day라고 표시한 부분이 입장권 및 부가수입 등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총매출의 대략 20%수준으로 그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그것은 축구 경기의 물리적·시간적인 제약 때문인데요, 그 제약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 바로 중계권(Media)과 상품판매(Commercial)입니다.


즉 4만~5만명의 평균 관중이 유지되는 인기팀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축구 경기를 보고, 그 팀의 유니폼과 상품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출처: AFP
리버풀은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습니다

2) 큰 수입에 걸맞은 투자비용

해당 구단은 차입금 약 2300억원, 자본금 약 3000억원으로 외부 조달자금이 큽니다. 그리고 연간 매출액도 약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매우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훈련 설비, 유소년 설비 등 각종 설비투자를 많이 하고 있으며, 연간 몇 천억원 수준의 선수영입비를 지속적으로 쓰고 있습니다(선수영입비는 무형자산으로 표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자산 약 1조원 중에 유무형 자산이 약 7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리버풀의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

3) 선순환

대부분의 프리미어리그 구단은 재무제표의 선순환을 이루고 있습니다.

① 선수와 코치진, 그리고 시스템과 설비까지 대대적인 투자

② 투자를 바탕으로 좋은 콘텐츠를 제공

③ 좋은 콘텐츠는 고객의 인기를 끌게 되고, 큰 매출로 이어짐

④ 매출로 유입된 자금은 미래를 위한 더 큰 투자로 이어짐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기업을 성장시키는 가장 정석적인 구조입니다.


한국 축구의 방향은?

위의 두 재무제표를 비교하고 든 생각은 바로 한국 축구에 `활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당연하게도 기업의 활력은 자금흐름으로 드러납니다.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실력을 보이는 이웃나라인 일본이나 중국은 한국보다 훨씬 상업적으로 발전된 리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활력 없이 침체된 현재의 프로축구 상태로는 점진적인 개선을 통해 좋아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급격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축구 전반에 걸쳐서 상당한 수준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팬들의 인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인기가 상승해 각 구단의 운영비인 50억~1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넘기기 시작하면 영국과 같은 선순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용 회계사 / 임창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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