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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달콤

"일본 애니의 축복" 신카이 마코토를 있게 한 4개의 작품

군침 도는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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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의 애니 좋아하세요?"


신카이 마코토라는 이름. 아마 우리나라에선 미야자키 하야오 다음으로 유명하고, 팬이 많은 일본 애니메이터가 아닐까 싶은데요.


감독의 이름을 잘 모르는 분들이라도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 같은 작품을 이야기하면 이내 "아 들어본 적 있어!" 하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날씨의 아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46)

출처연합뉴스

미미(美微·아름답고 작다)한 세계를 세심하게 표현하고, 서로 닿을 수 없는 관계에서 피어나는 애정함의 정서를 누구보다 감성적으로 포착하는 신카이 마코토의 세계.


팬들은 감독 특유의 작품 세계를 '신카이 월드'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오늘의 '신카이 월드'를 있게 한 4개의 작품을 소개해 드립니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1999)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포스터(TV애니메이션 버젼)

신카이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단편입니다. 스토리랄 게 없는 단순하고 정적인 소품(小品)이지만, 감독 특유의 정서와 연출이 마치 낙관처럼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죠.


5분 길이에 불과하지만 직장인(게임 제작사인 팔콤에 근무)이었던 감독이 퇴근 후 틈틈이 만드느라 제작에만 1년이 걸렸습니다.


독신 여성 집에 동거 중인 수컷 고양이의 애정 어린 시선과 내레이션(고양이 목소리는 감독이 직접 연기했다)을 통해 스토리가 전개되는 작품입니다.


제12회 CG애니메이션 콘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신카이 감독은 전업 감독으로서 길을 걷게 됐죠. 유튜브로도 볼 수 있습니다.


`별의 목소리`(2002)

'별의 목소리'는 고퀄리티 1인 제작 애니메이션. 불가능한 두 단어의 조합에 성공하며 신카이 감독 이름을 널리 알린 출세작입니다.


최첨단 전투병기 파일럿으로 징발된 중학교 3학년 여학생 미카코가 지구에 있는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동급생 노보루와 메일을 주고받는 내용입니다.


`별의 목소리`는 신카이 감독 작품의 특징이 골고루 포진해있다는 점에서 `신카이 월드`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별의 목소리 스틸컷

출처네이버영화

첫번째 특징 : 신카이 마코토의 '세카이계 작품'


세카이계란 2002년 이후 일본 서브컬처 업계에 등장한 장르적 특성을 지칭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주인공(나)과 히로인(너)을 중심으로 한 작은 관계성이 세계(世界, 일본어식 음독으로는 `세카이`)의 멸망이나 위기로 직결되는 작품군을 뜻합니다.


전 지구적 혹은 우주적 레벨로 스케일을 키우면서도, 플롯상의 사건에 주인공 남녀의 섬세한 감정선을 일치시키는 건 신카이 감독의 특기가 '별의 목소리'에 담겨 있죠.

'별의 목소리'의 주인공 나가미네 미카코

두 번째 특징 : 남녀 주인공의 거리감


서로 닿을 수 없는 관계에서 피어나는 애절함의 정서가 신카이 월드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별의 목소리`에서는 8.6광년이라는 시공간의 격차, `너의 이름은.`에서는 아예 다른 시간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남녀를 그립니다. `너의 이름은.` 이전까지 신카이 감독에 대한 평가가 `커플지옥 솔로천국`이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죠.


세 번째 특징 :  내레이션


'나의 감정`에 집중하는 세카이계 작품과 맞닿은 특성이기도 합니다. 대화가 사건을 진행시킨다면 독백은 인물 속으로 깊게 파고들죠. 신카이 월드에서 내레이션은 한발 더 나아가 대화보다 더 농밀하고 근원적인 수준의 연결, 남녀 주인공의 일체감을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네 번째 특징 : 아름다운 배경


신카이 감독 작품은 빛의 마술사라는 별명답게, 빛과 그림자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그려낸 미려한 배경과 섬세한 디테일로 유명합니다.


구름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석양, 멀리서 다가오는 열차보다 먼저 선로를 따라 달리는 반사광, 빗방울이 막 쏟아져 내리는 순간의 풍경 등 일상 속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는 심미안(審美眼)은 신카이 감독 작품에 찍히는 낙관과도 같죠.


`언어의 정원`(2013)

전작들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신카이 감독이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가장 그다운 작품`입니다. 상영시간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치고는 짧은 편으로 46분에 불과하죠.


비 내리는 풍경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뛰어난 작화와 연출로 비 오는 여름날의 도심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출처네이버 영화

남녀의 관계와 사랑에 관해서는 이전 작품에서 주로 다뤘던 단절과 상실이란 테마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해에 이르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 작품입니다. 선생과 학생이라는 나이와 지위 차이에도 서로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여는 이유죠.


신카이 감독 작품의 또 다른 특징으로 작품을 관통하는 음악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 작품에서도 남녀 주인공이 억눌린 감정을 터뜨릴 때 흘러나오는 주제가이자 엔딩 테마곡인 하타 모토히로의 `Rain`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짧은 상영시간에 남녀 주인공 감정선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이렇다 할 사건이랄 게 없이 담백하고 느슨하게 전개되지만, 이 지점에서 이 작품의 가치를 찾는 의견도 많죠. 개봉한 해에 애니메이션 고베 작품상을 수상했죠.


`너의 이름은.`(2016)

'너의 이름은.'에는 신카이 월드 특징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가고, 아름다운 영상미를 뽐내며, 남녀 주인공 행위에 세계의 존망이 달려 있고, 내레이션을 통해 속내를 드러내죠.


신카이 감독 최고 흥행작이자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 남을 정도의 화제작,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받은 수작. 신카이 감독은 자신의 감성과 상업성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너의 이름은.'이란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출처네이버 영화

감독 자신도 보다 대중적이고 가벼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신카이 월드의 문턱을 낮췄습니다. 그 덕분에 '너의 이름은.'은 일본에서만 누적수익 250억엔, 2000만 관객에 육박하는 미친 흥행을 기록했죠.


전 세계에서 3억60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일본 영화 수익 1위를 차치하기도 했습니다(지금은 중국에서 뒤늦게 개봉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선두를 빼앗겼습니다).


'박평의 대가' 박평식 평론가가 7점을 주며 "신카이 마코토, 일본 애니의 축복"이라고 치켜세울 정도였습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최근작 '날씨의 아이'도 지난달 30일 국내 개봉해 팬들이 영화관을 찾고 있는데요. '너의 이름은.'보다 대중성이 줄어들고 그만큼 신카이 감독 색채가 짙어졌기 때문에 흥행적으로 크게 성공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수입·배급사인 미디어캐슬에서 지난 4일 흥행 저조에 대한 입장문을 올리면서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수입사 측에서는 흥행 저조의 이유를 오로지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반일감정에서 찾으며 "일본 영화를 향한 편견을 거둬 달라"고 호소했죠.


하지만 관객을 불매운동이라는 영화 외적인 요소에 휘둘려 판단하는 몰이성적인 무리로만 취급한 점, 전작인 '너의 이름은.'의 명성만 보고 흥행을 예상했던 수입사와 홍보사의 안일한 태도는 간과했다는 점에서 입장문은 공감은커녕 빈축만 샀습니다.


지난 20년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 이야기가 크든 작든, 어른의 상실이든 아이의 사랑이든, 현실과 판타지 어디에서든 독보적인 색채와 감성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의 신카이 월드가 어디를 향하든 기대를 접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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