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싱 VS 저녹스" 지금 보일러 업계는 보조금 전쟁중
요즘 TV나 인터넷에서 콘덴싱 보일러 광고가 많이 나옵니다. 유지태, 지진희 등의 배우가 나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친환경 보일러' 컨셉으로 광고하고 있죠.
콘덴싱 보일러는 노후 보일러들에 비해 높은 열효율을 내면서도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특징이 있습니다.
열효율 92% 이상, 질소산화물 배출량 35㎎/kwh 이하, 일산화탄소(CO) 100PPM 이하를 동시에 만족시키면 환경부의 환경마크 인증을 받습니다. 환경부의 인증을 받으면 환경부와 지자체에서 보일러 교체 비용으로 총 2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녹스 : '설치용이성'은 따져봤어?
그런데 이러한 환경부의 정책에 최근 저녹스 보일러들이 반기를 들었습니다. 콘덴싱 보일러의 열효율이 높은 것은 인정하나 '설치 용이성'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죠.
대부분 가정에는 콘덴싱보일러에서 나오는 응축수를 따로 배출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설치가 용이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저녹스 일반 보일러에도 환경부 보조금이 지원돼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보조금 기준이 너무 높고, 콘덴싱보일러를 일반 가정에 설치하기 어려운 여건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죠.
"지원금 예산 집행률도 낮아"
실제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모두 30만대 보일러 교체에 따른 지원금 예산이 편성돼 있지만, 집행률이 극히 낮습니다.
2019년 4분기에 접어들었음에도 현재까지 업계가 파악한 바로는 교체 지원이 이뤄진 사례는 3만건 미만입니다.
이처럼 실적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도 업계마다 강조하는 게 다른데 저녹스 일반 보일러를 밀고 있는 쪽에서는 응축수를 배출할 시설이 없는 대다수 가정에는 콘덴싱보일러를 설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귀뚜라미 관계자는 "애초 콘덴싱보일러를 설치할 수 없는 가정이 너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보조금이 콘덴싱보일러에만 지급돼야 한다는 쪽에서는 "지자체의 예산 편성 미비, 홍보 부족 등을 주된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환경부는 예산 '편성'만?
예산만 편성하고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 환경부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당초 친환경 보일러 보조금은 3만대분으로 1대당 16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요. 그러나 미세먼지 추경이라는 명목으로 예산을 15배나 불려 지급액도 20만원으로 높였습니다.
갑자기 늘어난 예산 때문에 환경부도 집행률을 고민하고 있는 게 현실이죠.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저녹스 일반 보일러에도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기준에 비해 추경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