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예상하고도 골든타임 수차례 놓쳤던 조선

조회수 2019. 8. 19. 19: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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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도는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1592년 4월 12일(음력).

수많은 왜선이 부산 앞바다에 나타났습니다.

다음날 부산에 상륙한 왜군은

불과 19일만에 서울을 점령한 뒤

거칠 것 없이 조선 땅을 유린했죠.

7년간의 전쟁동안

국토가 쑥대밭이 됐습니다.

출처: 육군박물관 소장
▲ 보물 제391호 부산진순절도

'침략 징조가 있었지만 무시해버려

비극을 자초한 전쟁'


우리는 임진왜란을 이렇게 이해합니다.

하지만 전쟁을 기록한 한 백서에는

전혀 다른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징계해서 후환을 경계한다"

출처: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바로 서애 류성룡이 저술한

'징비록(懲毖錄)'이 그것입니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전쟁을 이끌었던

비변사 수장으로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전말을 기록한 책입니다.

출처: KBS '역사저널 그날' 캡처
▲ 류성룡과 이순신

임진왜란 전 국내외 정세부터 시작해

전쟁의 실상과 전후 상황까지

체계적으로 기록한 것으로

조정 신료들과 임금은 물론,

저자 자신까지 포함한 지도층의 

잘못을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죠.

왜군의 속셈을 파악했지만

사신으로 갔던 김성일과 황윤길이

상반된 보고를 한 것은 맞지만

조정은 왜국의 속셈을 간파했습니다.


남부지방 사정에 밝은 인물에게

방어를 맡기고 성을 축조하게 했습니다.

경상도에는 많은 성을 쌓고 요충지마다

병영을 신축하거나 고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오랜 평화에

길들여져 있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태평시대에 성을 쌓는 것에

반발하는 상소가 빗발쳤고,

홍문관도 공사의 부당함을 주장했습니다.

노역에 동원된 백성들은

불평을 쏟아내기 시작했죠.

병법 활용, 장수 선발, 훈련 방법 등은

논의조차 못했습니다.

류성룡은 당시 군사제도였던

'제승방략법'의 폐단도 지적했습니다.


유사시 각 향촌에서 군사를

거점에 집결시킨 뒤

중앙에서 파견된 장수가 지휘하도록

하는 제도였지만,

지휘관이 내려오기 전에 공격을 받으면

무너지기 쉽다고 예측하고

각 지역 수령에게 군사통제권을

부여해야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오랜 체제를 바꾸기 힘들다는

반론에 부딪혀 받아들여지지 못했죠.

무수한 골든타임을 날려버리다

비록 왜군의 군세가 엄청났지만

이를 저지할 무수한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군지도부는 하나같이

이를 무시해버렸죠.


상주에서, 그리고 충주에서

적군이 근접했다고 보고하는 군관들의

목을 베어버렸고,

천혜의 요새인 문경새재를 활용하지

못해 조롱거리가 됐습니다.


평양에서는 강물 때문에

왜군의 발목이 잡혀 화살로 막을 수 있었죠.

그러나 날이 가물어 수위가 낮아지면서

평양성에 곡식 10만석을 남겨둔채

모두가 도망쳐야 했습니다.

참혹한 전쟁의 댓가

이후 조선땅은 7년이라는 기간 동안

굶주림과 전염병, 살육으로 황폐해졌습니다.

한양을 수복했지만 한양 백성의

10분의 1만 남아있었죠.

전쟁에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댓가는 너무나도 컸습니다.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 왜교성 전투와 노량 해전을 그린 병풍

역사는 반복된다

처절한 반성과 냉철한 분석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을 '징비록'.

'징비록'의 가치는 일본에서 높게 인정받아

1695년에는 국책사업으로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은 왜란 후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왜란 종전 후 38년만에 병자호란의

국치를 당했고,

그 이후에도 소중화를 자처하며

안주하다 일본에 주권을 빼앗겼습니다.

해방 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죠.

1950년 온 국토가 전쟁터가 되어

국민들이 죽어가는 동안

지도자들은 저 살기에만 급급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기싸움은 여전하고,

일본은 야심을 드러내며

도발을 해 오는 지금,

우리는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출처: 연합뉴스

[배한철 기자 / 이장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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