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타워에는 특별한 바리스타가 있다
추출 단추를 눌러 샷글라스에 담고
얼음컵에 커피를 부은 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완성합니다.
아, 흔히 볼 수 있는
커피숍의 바리스타가 아닙니다.
남산타원에 있는 특별한 바리스타
'빌리'의 이야기인데요.
빌리의 정체는 바로 로봇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니라
에스프레소 머신을 다룰 줄 아는
로봇인 것이죠.
영업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SNS 게시물이 1000개가 넘었고,
주말이면 약 3000명의 방문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청와대 인스타그램에
소개돼 주목을 받기도 했죠.
그렇다면 빌리를 탄생시킨
'아버지'는 누구일까…
혹시 '상화'라는 벤처기업, 들어보셨나요?
2017년 CES와 MWC 등에서
체험형 VR 놀이기구를 선보여
화제가 된 기업으로,
그 전까지는 광고미디어 회사로
이름을 날렸던 곳입니다.
광고회사와 로봇…
정범준 대표와 이은규 부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로봇, VR 등 신기한 사업을 많이 하는 회사네요?
A.
정범준 대표(이하 정):
기술 기반 플랫폼 회사로
이해하는 게 빠를 겁니다.미디어 관련 기술, 소프트웨어, 로보틱스를 포함한 하드웨어를 만들거나 다루는 기술은 모두 저희 원천 기술입니다.
Q.
미디어와 로보틱스를 함께 다루는 이유는?
A.
정:
첫 사업 모델은 미디어 영역이였습니다. 그런데 미디어 자체도 기술 의존적 사업으로 변모하기 시작했습니다. '백 투 더 퓨처' '아이언맨' 등에 나오는 기술을 보면서 언젠가는 나올 거라고 기대하죠.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회사가 저희 회사라고 보면 됩니다.
이은규 부사장(이하 이):
로보틱스에 대한 최초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휴대폰 제품 자체를 더 멋지게 찍을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발견한 해결책이 '로봇을 활용해서 찍어 보자'였어요. 그렇게 하나둘 필요할 때마다
로봇을 만들다 보니 로봇 만드는 회사로 인식되더군요.
정:
그러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사업으로 연결되더군요. 2017년부터는 미디어 부분을 제외한 어트랙션이나 로봇 사업 매출 비중이 커지다가 지금은 거의 40%에 육박하죠.
Q.
CES에서 화제가 됐던 VR 사업은 지금 어떤가요?
A.
이:
저나 후배들이 기술에 큰 관심을 기울였고,
회사에서 아끼지 않고 투자해주다 보니 VR 체험 기구를 만들 수 있었어요. 이를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면서 사업 비중을 높여갈 수 있게 됐습니다.
정:
현재 오류 없이 30만명 이상의 탑승자를 유치한 경험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지난해 50대 이상, 올해도 최소 70대 이상의 어트랙션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Q.
로봇 바리스타 `빌리`는 효자가 될 수 있을까요?
A.
이:
기획 단계부터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게 설계했습니다. 협동로봇이란 개념인데요. 자영업 시장에서도 이런 그림을 구현해보려고 했는데 반응이 뜨거워 보람이 있습니다.
정:
인간 바리스타 입장에서도
일하기가 한결 쉽다고 해요. 정해진 시간에 맞춰 휴식을 하거나 메뉴를 추천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많아지니까 고객 응대 입장에서도 한결 여유롭죠. 로봇이 못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또는 인간적인 서비스를 더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던데, 반응이 어떤가요.
A.
정:
미국, 독일 등 로봇 선진국은
실제 에스프레소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는 로봇이 없었어요. 산업용 로봇 시장이 아닌 틈새 시장에 눈을 돌리지 못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로봇 선진국에서 주문이 들어와요. 아무래도 선진국은 우리나라보다
인건비가 더 비싸다보니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Q.
어떤 회사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A.
정:
'내일에도 잘 있을 회사'가 되는 것…정말 어려운 일이죠. 조금 현실적으로 얘기해보면 한 세대, 최소 30년은 버텨낼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저희가 속해 있는 영역 내에서는 해외 어떤 곳과도 경쟁해서 격차를 느끼게 하는 것, 좋은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내 상업적으로 성공해 보겠습니다.
[박수호 기자 / 이장경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