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건드리지 마라"..'만화의 신'이 남긴 부탁

조회수 2019. 7. 16. 17: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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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도는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올림픽 같은 세계적 행사가 있을 때면

그 나라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홍보에 나서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내년에 열릴 도쿄올림픽은

조금 특별합니다.


바로 우리에게 친숙한 히어로들이

총출동 했기 때문이죠.

아톱, 손오공, 루피, 나루토, 세일러문,

도라에몽, 짱구…

아베 총리도 마리오 의상을 입고

홍보에 동참했죠.

출처: 연합뉴스

일본 만화가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은

긴 역사와 함께 합니다.


하지만 만화왕국으로서의 일본은

1946년에 개국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가

데뷔한 해이기 때문입니다. 

'리틀 보이', 그리고 또다른 '리틀 보이'

1945년 히로시마를 지옥으로 만든

원자폭탄엔 '리틀보이'라는

귀여운 별칭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 작은 무기는 인간에게

무시무시한 공포를 안겼죠.

출처: 연합뉴스
원자폭탄 히로시마 투하

1952년, 일본에 또다른 '리틀보이'가

등장합니다.


이번엔 정말 소년의 모습을 한

로봇이었는데요.

이 소년은 핵무기처럼 원자력을

동력 삼아 움직이며

지구와 인간을 위해 싸웠습니다.


바로 아톰(Atom)이었죠.

1963년 TV시리즈로 제작된 `철완 아톰`.

전쟁 당시 데즈카는 폭격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비극을

두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일본이 항복을 선언한

1945년 8월 15일.

데즈카는 이날을 자신의 만화가

시작된 날로 정했고,

이후 1946년 데즈카는

'만화의 세계에도 평화가 찾아왔다'는

인사말과 함께 데뷔합니다.

데즈카는 '정글 대제'(밀림의 왕자 레오)와

'철완 아톰'(우주소년 아톰)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일찍부터

스타 만화가 대접을 받았습니다.

잘 알려진대로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죠. 

(1965년 제작된 애니메이션 '정글 대제')

그의 만화에는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어른을 향한

무거운 질문도 마련돼 있습니다.


그는 일본이 저지른 참상,

핵무기가 초래한 지옥,

한국전쟁의 비극을 목격하면서

산산조각 난 평화를 만화를 통해서

다시 이어 붙이려 했던 작가였죠.


그런 그였기에 아톰을 통해서

과학강국을 꿈꾸며

아톰을 찬양하던 일본의 분위기는

오히려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아톰은 인간을 위해 싸우지만,

로봇이기에 이방인일 수 밖에 없는데,

데즈카는 아톰의 쓸쓸한 뒷모습을 통해

과학이라는 진보 뒤에 드리운

그림자를 보여주려 했기 때문입니다.

데즈카가 아톰을 통해 이야기하려 한건 과학기술이 아니라 평화였다.

데즈카의 빛과 그림자

하지만 애니메이터로서의 데즈카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데즈카는 인기 만화책이

애니메이션이라는 2차 창작물로

이어지는 산업구조를 만들었고,

일본 애니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공을 인정받습니다.


반대로, 미야자키 하야오는

애니메이션계 적폐라며

혹독한 평가를 내렸는데요.


염가 제작 시스템 도입에

앞장서면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낸 반면

애니메이터들은 적은 월급을 받고

격무에 시달리며 목숨을

잃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만화의 신'이 강조한 원칙

만화를 향한 데즈카의 열정은

아톰의 능력처럼 초월적이었습니다.

평생 700여 편의 만화를 남겼고

SF, 종교, 정치, 의학, 동성애, 자연 등

수많은 소재를 만화로 다뤘습니다.


이렇게 셀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작품을 그렸지만

그 안엔 한 가지 원칙이 있었습니다. 

평생 700여편의 그린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
만화를 그릴 때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기본적인 인권이다.
인권만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전쟁이나 재해의
희생자를 놀리는 것,
특정 직업을 깔보는 것,
민족이나 국민, 대중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안에서는 혐오와 증오가 늘어나고,

인권의 가치가 빛을 잃고 있습니다.

밖에서는 한일 양국 간 갈등

갈수록 악화되고 있죠.

물론 그 과정에서 평화가 아닌

패권주의가 꿈틀대고 있고요.


만화의 신으로 불린 데즈카.

그가 강조했던 평화와 인권, 생명 등의

가치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주목받아야 할 덕목인 것 같습니다.

출처: pixabay

[조성준 기자 / 이장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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