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없는 엄마냥 '마일로'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마일로 이야기'의 후속편입니다.
얼마 전 소개해드린
'코 없는 고양이' 기억하십니까?
코가 떨어져나가
모두를 경악하게 했던 이 고양이는
마일로라는 이름을 얻고,
사랑스러운 두 아깽이들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생명의 기적이었죠.
안타깝게도 마일로는 이제
우리 곁에 없습니다.
두 아이를 남긴 채
무지개다리를 건너가버렸습니다.
갑작스러운 발작
어느 날 마일로가 이리저리 뛰며
발작하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몸을 사시나무 떨듯
괴롭게 떨었죠.
비행학교 학생들이
수의사를 찾아갔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무거웠습니다.
천천히 죽어갈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깊어진 코 부분의 상처에
염증이 생기면서
병균이 뇌에 침투한 것입니다.
게다가 마일로를 돌봐주던
학생들도 곧 떠나야 했기 때문에
모두들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어쩔 수 없었던 선택
"원하진 않지만 안락사
시키는 게 좋을 것 같아."
사실 코가 뜯겨져 나간 고양이가
넉 달 넘게 더 살고
새끼까지 출산해 살아온 것 자체가
이미 기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적은 여기까지였죠.
마지막 가는 길.
이별을 직감한 듯, 마일로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했습니다.
작별인사를 할 때에도,
안락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울지 않았죠.
안락사, 그 후…
이름없는 길고양이에서
비행학교 마스코트가 된 마일로는
기숙사 뒤쪽에 묻혔습니다.
마일로의 삶은 의미가 있었을까…
모든 생명들은 자기 목적에 따라
삶을 영위합니다.
계속되는 고통 속에서도
새끼들을 돌봤던
마일로의 삶도 의미가
있었을 것입니다.
마일로의 삶은 끝났지만
그 삶의 의미와 목적은
남겨진 두 아깽이를 통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요?
기숙사 리셉션 여직원이
데려가서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Flying J / 이장경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