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영화처럼..승객 184명 목숨 구해낸 영웅들
항공기는 자동차에 비해
사고가 날 확률이 매우
적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항공기 사고인데요.
보잉737 맥스 기종의 경우
지난해 189명, 올해 3월 157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큰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수많은 탑승객이
생존한 일도 있었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미국 아이오아주 수시티 공항 활주로에
항공기 한 대가 불시착 한 뒤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 현장에서
296명 중 184명이 생존했습니다.
갑자기 일어난 엔진 고장
이 항공기는 유나이티드 항공
232편 DC-10기로
덴버에서 이륙한 상태였습니다.
상공을 지나던 중 조종사들이
기체에 심각한 결함이 생긴 것을
알아차리게 됐죠.
기체 두 번째 엔진이 파손되면서
유압 계통이 고장나
방향타와 승강타를 조종할 수
없게 된 것인데요,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고속도로를 운전하는데
핸들이 고장난 것과 다름없었죠.
조종사 '어벤져스' 출동하다
어린 아들을 조종석으로 불러들였다가
큰 참사를 만든 조종사도 있었지만
이 항공기의 조종사들은 달랐습니다.
기장 헤인스는 3만 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갖고 있었고,
심지어 7천 시간을 이 기종에서 보냈죠.
부기장 레코즈도 2만 시간의
경력을 갖고 있던 베테랑이었으며,
마침 훈련교관이었던 피치 기장도
승객으로 탑승 중이었는데,
그는 유압 계통이 파손됐을 때의
조종법을 연구 중이었습니다.
엔지니어까지 포함해
이들 4명의 조종사는 방법을 찾아야했죠.
엔진의 추진력만을 이용해
방향과 고도를 조절하기로 한 것입니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고속도로에서 핸들이 고장났는데
속도를 못 줄이는 상황에서
다른 차들을 액셀과 브레이크만으로
추월하며 가야하는 상황인 것이죠.
인근 수시티 공항에 겨우 도착한 그들은
착륙을 시도했지만,
진입 속도가 굉장히 빨랐던 탓에
대파되고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다행히 대기 중이던 구급대의
구출 활동으로
참사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죠.
100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있었지만
유압 계통이 전부 나간 상태에서,
184명의 목숨을 구했다는 것은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더 좋은 의견 있어요?"
조종사들은 엔진 고장 후
비상 착륙까지의 30여 분 동안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비행기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어디에 어떻게 착륙할 것인지 등
상황에 대해 적절히 전파해
모두가 알 수 있도록 한 것이
기록을 통해 밝혀졌는데,
1분에 평균적으로 31회나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이 유나이티드 여객기 추락 사고는
리더십과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케이스죠.
실력을 갖춘 베테랑 조종사들이
모여있던 것도 있지만,
이들이 서로 의견을 조율해
구축한 집단지성이
사고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하지 못한 수많은 승객들은
아픔으로 남았죠.
승객으로 탑승했던
피치 기장은 눈물로 고백했습니다.
내 목숨과 그때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의 목숨을 바꿀 수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그러고 싶습니다.
[Flying J / 이장경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