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근위대는 왜 화려한 옷을 입을까?
'백설공주'와 '스위스 근위대'의 공통점,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사진을 보면 감이 잡힐 겁니다.
바로 어깨가 부풀려진 독특한 패션인데요.
이 패션이 탄생한 데에는
독일 용병들이 미친 영향이 컸습니다.
독일 용병들이 어떻게
스위스 근위대의 패션에
영향을 미치게 된 걸까요?
'백년 전쟁', '이탈리아 전쟁' 등
중세 이후 유럽은 전쟁의 연속이었죠.
이 시기에 왕가와 귀족들은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용병을
대거 고용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스위스 용병이었습니다.
주변국으로부터 침탈당하기
일쑤였던 스위스는
연방을 형성하고 용병 집단을
연방 차원에서 육성하게 됐죠.
이렇게 탄생한 스위스 용병
'라이슬로이퍼'들은
각지의 전쟁에 뛰어들면서
용병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습니다.
1515년, 스위스가 이탈리아 전쟁에서
중립을 선언하면서
독일 용병 '란츠크네히트'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생계형 용병으로,
라이슬로이퍼에 비해 전투력이
상당히 낮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비록 경쟁력은 떨어졌지만,
이들은 화려한 색의 원단과
강렬한 보색이 대비되는 패션으로
그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일부 귀족들이
화려한 복장의 란츠크네히트를 고용해
부를 과시하려고 하면서
다른 용병 집단들도
화려한 복장을 입게 됐는데요,
17세기 중반부터 란츠크네히트는
'용병들이 입는 화려한 복장'을
의미하는 용어가 됐습니다.
란츠크네히트의 특징은
'슬래시'와 '퍼프'입니다.
'슬래시(slash)'는 대비가 강한 색의
천을 겹쳐 바깥 감을 잘라
안감이 드러나게 하거나,
두 천을 번갈아 잇는 방식입니다.
'퍼프(puff)는 마치 풍선옷을
입은 것처럼 부풀게 만드는 것이죠.
바티칸에서 교황의 경호를 맡고 있는
스위스 근위대가
화려한 군복을 입게 된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습니다.
'라이슬로이퍼'의 전통을 계승했지만
복장은 독일 용병들의 유산인
'란츠크네히트'를 입게 된 것이죠.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 /
이장경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