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했던 식목일 나무심기 챌린지
더 이상 식목일이
휴일이 아님에
통탄하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현재는 지원하지 않는 기능입니다.
이렇게 해서
'식목일 나무 심기'에
도전하게 된 인턴들.
차도 없고
돈도 없는 우리는
과연 서울 도심에서 식목일날
나무를 심을 수 있었을까요?
비까지 추적추적 내린
식목일 당일 오후.
사무실을 나와 무작정
묘목을 판다는 종로 5가의
한 농원을 찾았습니다.
식목일이라 그런지
묘목을 사러 온 사람들이
꽤 있었죠.
하지만 2006년에
주5일제를 시행하면서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지적으로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빠졌고
식목일을 맞아 묘목을
사러 오는 손님은
전보다 30~40% 정도
줄었다는 게
농원 사장님의 설명입니다.
묘목의 가격은
생각보다 매우 저렴합니다.
'피라미드 소나무' 묘목은
두 그루에 3000원이고
땅을 팔 삽도 3000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농원 사장님은
"초등학교에 가면
나무를 심을 수 있을 것"이라
귀띔했습니다.
나무를 사 들고
사장님의 조언에 따라
근처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그곳 교장 선생님은
"식목일에 아이들을 위해
직접 나무를 심어주신다니
감사하지만
아무리 공립 초등학교
땅이 공유지라 해도
누구나 나무를 심고
가꿔도 되는지는
모르겠다"며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최근 '방배초 인질극' 등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이 터지며
외부인의 교내 출입을
꺼리는 분위기였습니다.
공원과 아파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나 나무를
심지 못할 뿐 아니라
시민이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텃밭조차
조성되지 않았습니다.
비는 맞을 대로 맞고
지칠 대로 지친
인턴들은
근처에 혹시 식수 행사가
있지 않을까 싶어
시설관리공단에 문의했죠.
관계자에 따르면
"식목일 당일엔 행사가 없고
그나마 열리는 식수 행사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합니다.
지난해엔 수도권 40여 개
민·관 단체에서
식수 행사를 개최했지만
올해는 10개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고
인근 아무 야산에
나무를 심었다간
사유지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나무를 정녕 심고 싶다면
국가 소유 산림을 알아보고
산림청에 신청한 후
나무를 심을 수 있죠.
(복잡하다 복잡해…!)
국립산림과학원은
"도시 숲 주변의
미세먼지 농도가
도심보다 평균 25.6%,
초미세먼지는 40.9% 낮다"는
연구결과를 내놨고
산림청은 지난달 31일
"전국 도시에
숲을 확대 조성한다"는
구상을 밝혔죠.
인턴들의
나무 심기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식목일뿐 아니라
평소에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도심에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훨씬 살기 좋은
도시가 되지 않을까요?
양현주 인턴기자 /
김민지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