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동안 내 얘기만 하는 수상한 사진관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관!
카메라를 쳐다보라고
하지 않습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얘기해보라고 하는데요.
인생의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울컥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한 시간 가량
인터뷰 담당자와
내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포토그래퍼는 쉴 틈 없이
사진을 찍습니다.
이 독특한 사진관은
서울 목동에 위치한
'이어진플레이스-
나를 찾는 사진관'인데요.
누가 어떤 마음으로
속마음을 털어놓는
특별한 사진관을
만든 걸까요?
심영섭 대표 (39) 와
오병환 포토그래퍼(36)는
지난해 8월부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진을 찍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심 대표와
오 포토그래퍼는
카메라 대리점을
운영하는 일을 했는데요.
이 카메라 대리점은
찾아오는 손님에게
대화를 나누며 맞춤형
컨설팅을 해주는 것으로
입소문을 탔죠.
그러다 우연한 계기에
지난해 8월 파주에서 열린
'라운드미드나잇'이란
행사에서 자신들의
전공을 살려
사진 찍어주는 코너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심 대표도 처음에는
"사람들이 이런 걸
좋아할까?"라고
의구심을 가졌죠.
그러나 심 대표의
예상과 달리
촬영에 임한 사람들은
행복했던 순간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보지 못했던
'내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는 것에
큰 만족을 느꼈는데요.
이를 본 심 대표는
본격적으로
'나를 찾는 사진관'을
오픈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각계 유명인사에게
인생에 대한 인문학적
강의를 진행하는
'인생학교'와 협업하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나를 찾는 사진관은
이제 '우리'의 관계를
되짚어보는 '우리를
찾는 사진관'으로도
발전했는데요.
심 대표는
"지금처럼 재밌게
이어나가고 싶다"며
"누군가 일상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털어놓는 곳으로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나를 찾는 사진관의
촬영 시간은
한 시간,
촬영 요금은
5만5000원입니다.
누군가는
"사진 한번 찍는데
5만5000원?
너무 비싸"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오롯이 나를 위한
한 시간과 사진을 얻으니
돈이 아깝지 않다"고 하죠.
지인들에게는
털어놓을 수 없는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나는 보지 못했던
내 모습을 담은
사진도 얻는 것.
일상에 지친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노윤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