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만 입고 죽도록.." 그곳은 지옥이었다
영화 '군함도'가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군함도에 끌려갔던
강제징용 생존자가 밝힌
'군함도의 진실'이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현에 있는
하시마 섬입니다.
세계 2차대전 때
조선인들을 강제징용해
일을 시킨 곳이었죠.
'지옥섬'이라 불리는
군함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영화 군함도 제작진이 인터뷰한
군함도 강제징용 생존자
최장섭 할아버지(89)의
얘기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1943년 2월 21일
나라를 위해 석탄을 캐러 간다는
말에 속아 배를 타고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게 됐다.
도착한 곳은 하시마 섬의 탄광.
동시다발적으로 석탄 캐는 소리에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았던 그곳에서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일을 했다.
내 동료는 천장에서 바위가
떨어져 죽었다.
바위가 떨어져 깔려죽거나 다쳐서
죽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식사도 콩깻묵 한 덩어리가 전부였고
그마저도 탄가루가 묻어있었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오직
훈도시(팬티)만 입고 일을 했다.
온몸에 쥐가 나고
사방에선 고성이 오갔다.
이런 끔찍한 곳에서 탈출을
시도한 사람들도 있었다.
광주 사람 대여섯 명이 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을 타고 육지까지 갔지만
잡혀서 다시 탄광에 오게 됐다.
다시 붙잡혀 와서는 온몸에 피가 나도록
매질을 당하고 고문을 당했다.
일본인들은 우리가 보는 앞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때렸다.
끔찍한 생활의 연속이던 중
나가사키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우리는 조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하지만 하시마 섬으로 끌려간
1506명의 동포 중
12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몸과 마음엔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았다.
조선인들에게 군함도는
말 그대로 지옥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5년
일본은 군함도를 "메이지 시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이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당연히
이를 반대했죠.
한일 양국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유네스코는
"각 시설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군함도는 극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
하지만 2년이 흐른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이 약속들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군함도 안내서나 영상 등에서
'강제징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의 이 같은 만행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군함도의 진실'이라는 광고를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일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이를 띄웠습니다.
우리의 슬픈 역사에
관심을 기울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