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원 2인의 참회록과 고백
3년 전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학생들을 버리고
먼저 배를 탈출해
징역형을 살던
세월호 선원들이
뒤늦은 양심 고백 편지를
광주의 한 목사에게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매일경제신문은
세월호 조타수였던 오 모씨와
조기장이었던 전 모씨가
광주 광산구 소재
서정교회 장헌권 목사에게
2014년 11월 보냈던
양심 고백 편지를 입수했습니다.
이렇게 감옥에 들어와서 생활한지
반년이 지났지만
그 날의 기억은 생생하다.
그리고 난 왜 세월호가 뒤집혔는지
알고 있다.
세상은 세월호가
침몰한 이유에 대해
많은 말들을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건
급격히 항로를 변경하다가
결박된 화물이 풀리며
무게중심이 좌현 쪽으로 쏠렸다.
그리고 천막으로 불법 개조된
배의 2층 C데크 부분에
해수가 급격히 유입돼
배가 기울어 침몰한 것이다.
C데크는 화물칸이라
승용차와 화물차 등이 주로 적재된다.
그래서 천막이 아니라
철재로 만들어져 해수 유입이
차단돼야 할 부분인데
불법으로 개조됐으니
침몰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난 내가 알고 있는 그대로
기록하며 검찰에 협조할 것이다.
진심으로 제대로 침몰원인이
밝혀지길 바랄 뿐이다.
오열하는 가족들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눈물이 피눈물로 흘러내린다.
이 모든 것을 처음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면
내 목숨으로 대신하고 싶을 정도다.
쓰고 있는 지금도 죄책감과 미안함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세월호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뿐이다.
난 2014년 4월 16일
이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늘 내 마음속에 깊이 박혀
그 날의 잘못들이
한 순간도 잊혀지지 않는다.
난 다른 여객선에서 근무하다
직장을 옮긴 후 이 배를 탔고
이튿날 사고를 겪었다.
처음엔 왜 하필 내가 탄 날
이런 사고가 났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고 당시 사람들을 대피시키지 않고
나하고 동료들만 피한 것이
두고두고 한이 된다.
난 단원고 학생들이
깊은 바닷속으로 빠진
이 청천벽력 같은 현실이
암담하고 너무도 두렵다.
그 무엇으로도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큰 죄를 지었다.
나도 자식이 있는 부모 입장에서
생때같은 어린 자식들의 처참한 절규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다.
정이 많았던 나의 딸이
못난 아비인 나를 대신해
영정을 가슴에 품고 세상을 떠났다.
나의 딸이 자살한 것은
순전히 모자라고 죄 많은 나 때문이다.
난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오늘도 난 죄책감과 미안함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