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고소!"..후기 올리기가 무서워요
산후조리원에서 겪은 불쾌한 서비스를
비판하는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렸어요.
그런데 조리원 측에서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신고해 제 게시글을 내리게 했더라구요?
저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공익적 목적이었기
때문에 게시글 복원을 요청했어요.
그랬더니 조리원 측이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으로 법적 대응 절차를 밟겠다네요.
조리원과 끝까지 붙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냥 포기했습니다. 억울해 죽겠어요…ㅠㅠ
"고객님이 작성한 게시물이
임시 게시 중단됐습니다."
최근 인터넷이나 SNS에 비판적인 후기를
올린 소비자들을 고소로 압박해 삭제를
유도하는 '블랙업주'들이 늘고 있습니다.
악의적인 글과 사진으로 업체를 협박하는
'블랙컨슈머(Black-Consumer)'들의 횡포와
정반대의 현상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명예훼손 분쟁조정'과
*'이용자 정보의 제공청구' 건수는
지난해 1088건이었습니다.
2015년 553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급증했죠.
*이용자 정보의 제공청구 :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측이
주로 민형사상 소송을 목적으로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요청한 것
방통심의위에 접수된 명예훼손 관련 신고도
해가 갈수록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방통심의위가 실제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지난해 1000건이 넘는 명예훼손 관련
신고 가운데 실제 분쟁 조정을 결정한 것은
단 14건에 불과했습니다.
명예훼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기각 또는 각하)가 절반 이상에 달했습니다.
실제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
평가를 온라인에 올리는 행위는
대부분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불만이나 비판적인 후기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고, 공익을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이라면
무죄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죠.
최근에 고객뿐 아니라 근무자가
온라인에 비판 글을 올린 것도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업주들의 무분별한 명예훼손 신고가
멈추지 않는 것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고소 위협에 굴복하기 때문입니다.
또 온라인에 올리는 이용 후기 대부분이
명예훼손 소지가 크지 않음에도
인터넷 포털사는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사람이
신고를 하면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게시물을 임의로 내리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일반 소비자들의 사정을 이용해
개인적 평가까지 제약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소비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참고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익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