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난 한국해운, 브랜드 추락으로 끝나지 않는다
석유파동, 대한선주 부실 위기 등
수차례 위기에서 오뚝이처럼 살아나
세계 7위의 자리를 꿋꿋히 지켜온 한진해운.
한진해운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해운사로 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청산 가치(1조 8000억원)가
계속 가치(9000억 원)보다 높다는 결론이 나면서
한진해운은 39년간의 역사를
남긴 채 사라지게 됐습니다.
지난해 국내 수출액의 73%는
해상 운송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이중 한진해운의 처리량은 6.6%.
또한 한진해운은 전국 수출입 컨테이너의 76%가
모이는 부산항에서 9.3%의 물량을 날랐습니다.
한진해운의 붕괴로 한국은
전체 컨테이너 수송 능력의 59%를
상실한 상태입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피해를 본 화물은
41만 *TEU로 화주만 8,281곳 입니다.
물류 대란 사태로 인해
'한국에 짐을 맡기면 성실히 옮겨준다'는
프리미엄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1TEU: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한진해운·현대상선 경쟁 체제가 무너지면서
‘국내 선사 공급 부족 → 운임 상승 →
해외 해운사 물량 이전 → 운임 상승’ 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됐다는 점입니다.
현재 컨테이너 평균 화물운임은
법정관리 직전 시기와 대비해 33%나 급증했습니다.
이렇게 한진해운이 무너지는 동안
국내 물동량 상당수는
중국·유럽 업체의 몫이 됐습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사이
해외 업체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아시아 시장을 파고들었다."
다국적 선사들은 반사이익을 보며
‘치킨게임’의 승자로 떠올랐습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2M(머스크·MSC)의
아시아~북미 항로 점유율은 17.5%로
지난해 대비 3.5%포인트 급증했습니다.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도 각각
4.8%포인트, 1.4%포인트씩 올랐습니다.
국내 동종기업인 현대상선의 수송 능력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4.2% 늘었지만,
아시아~북미 항로 점유율은 5.20%에서
5.22%로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수송능력은 늘렸지만, 실제 장사를 해
짐을 옮기는 비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죠.
한진해운 붕괴로 미국 동부에 이런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토종 한국 해운사는 없어졌습니다.
비싼 해외 선사에 기댈 수밖에 없어요."
- 국내 전자업체 임원 K씨
한국 경제에 대한 현지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을 뿐만 아니라,
국내 해운 산업의 몰락으로 인한
충격이 당분간 지속될 것입니다.
수출만이 살길인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수출 물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