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달콤

영화관에 들어서면 달콤하고 고소한 팝콘냄새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향하게 됩니다.

그러나 비싼 가격을 떠올리면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에 빠지게 됩니다.

국내 3대 영화관의 팝콘 가격은 

평균 4,500원 수준. 

그러나 원가는 대략 600원으로 밝혀져 

영화관들이 팝콘 판매로 높은 이윤을 

취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영화관들이 팝콘을 팔아 

초과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화관들이 팝콘을 경쟁적으로 판매했다면 

가격은 훨씬 낮아졌을 것입니다. 

영화관 입장에서는 팝콘 가격을 낮춰 

관객을 유인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죠. 

그럼에도 영화관들은 높은 가격으로

팝콘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국내 3대 영화관의 현재 점유율은 78.8%, 

스크린 점유율은 90.1%로 과점시장입니다.

과점시장에서는 경쟁과 담합,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담합을 통해

생산과 가격을 조절해

초과 이윤을 얻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 볼 때 

 이러한 행위는 소비자들이 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증발하게 합니다.

그래서 대다수 정부는 과점시장에서

담합 행위를 적발하면 과징금뿐만 아니라

형사고발까지 해 강력하게 규제합니다.

담합은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직접 적발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담합행위를 관리하기 위해

미국 공정거래위원회는

리니언시(leniency)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 제도는 담합에 가담했던 기업들 가운데 

담합 사실을 당국에 먼저 신고한 기업에 

과징금을 감면하는 제도입니다. 

국내에서도 자진 신고 기업은 과징금 전액을 면제받고 

검찰 고발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리니언시 제도를 시행하면 담합을 조사하는데 

필요한 행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 기업들이 담합 후 이를 파기할 유인이 높아져 

담합 자체를 사전에 쉽게 할 수 없게 하는 

예방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담합을 주도해 

가장 많은 이윤을 얻은 기업이 

먼저 자진 신고해 면죄부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어 

리니언시 제도 악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범죄자들 사이에서는 

동료를 배반하게 되지만, 

공익 측면에서는 효율적인 시스템입니다.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마음이 

사회부패를 막고 시장가격을 되찾을 수 있어 

효과적인 제도인 것 같네요. :)